정효근이 에너지 레벨 높은 플레이를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가스공사는 1위 KGC를 잡고 3연승을 질주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는 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83-78로 승리했다.

의미가 무척 큰 승리다. 앞선 2경기에서 가스공사는 삼성과 KCC를 잡아냈다. 하지만 삼성은 부상자가 많았고, KCC는 하위권에 처져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이날 KGC전의 내용과 결과가 가스공사의 최근 경기력을 진짜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리드를 잡은 가스공사는 이날 1위 KGC에 단 한 차례의 리드도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승리를 거뒀다. 경기 한때 17점 차까지 앞설 정도로 KGC를 압도한 시점도 있었다.

이날 가스공사 승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가 있었다. 정효근이었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던 정효근.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코트로 돌아왔으나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신승민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정효근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급기야 지난 1일 KCC전에서 정효근은 코트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진에 빠져 있던 정효근이 완벽히 살아났다. 정효근은 이날 3점슛 3개 포함 19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8개의 리바운드 중 4개는 공격 리바운드였다.

공격에서는 2대2 게임 이후 링커 역할을 통해 탑에서 3점포를 꽂으며 KGC의 수비를 무력화했다.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해 막판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풋백 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상대 외국선수를 직접 마크하면서 이날 가스공사의 협력 수비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단연 정효근의 올 시즌 최고 경기였다.

유도훈 감독은 이 같은 정효근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수비적인 면에서 정효근이 스펠맨을 잘 막고 협력 수비도 잘 이뤄졌다. 정효근이 수비, 리바운드, 트랜지션에서 공헌도를 높이면 코트에서 더 많이 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력은 칭찬해주고 싶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대헌, 정효근, 신승민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주면 더 강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현재 차바위가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하지만 정효근이 이날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이대헌, 신승민과 함께 포워드 라인을 안정적으로 지탱한다면, 현재의 연승은 물론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KGC전이 끝난 후 정효근은 앞선 부진에 대해 "굳이 표현하자면 슬럼프였다. 지나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소리가 들렸지만 저 자신만 믿었다. 나를 믿자는 생각만 되뇌였다"고 설명하며 "오늘 같은 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게 제가 원하는 방향이다. 제 플레이에서는 에너지와 적극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자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홈에서 1위 KGC까지 잡아낸 가스공사는 4일 KT를 상대로 시즌 첫 4연승에 도전한다. 정효근이 가스공사의 상승세에 더욱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KBL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