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대승이었다. KCC가 109점을 득점하는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전주 KCC 이지스는 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2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KT 소닉붐을 109-88로 제압했다.

KCC에게는 모자람 없는 경기였다. 코트를 밟는 선수마다 모자람 없이 제 역할을 했다.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허웅(26점 5어시스트)은 1쿼터부터 13점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론데 홀리스 제퍼슨(12점 3리바운드)과 김지완(13점 4어시스트)은 2쿼터에 투입되자마자 맹공을 퍼부으며 KCC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승현은 14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기록한 라건아(20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주장 정창영(12점 4어시스트)고 함께 팀 승리를 든든하게 받쳤다.

이승현은 “연패를 끊어 기쁘다. 지난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허)웅이가 감독님께 건의해서 전체 미팅을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 감독님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코칭스태프에게 원하는 것들을 서로 터놓고 이야기 했다. 감독님이 우리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 주시고, 훈련 때에도 세세한 부분까지 다 말씀을 해 주셨다. 오늘 아침 훈련부터 라건아가 정말 밝았다. 그런 모든 것들이 오늘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초반부터 득점이 폭발하며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평균 득점 하위권인 팀으로 보이지 않는 기세와 집중력이었다.

이승현은 “다득점 경기가 당연히 즐겁다. 큰 점수차로 이기면 엔트리에 있는 12명에게 모두 뛸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20점 리드 속에 12번째 선수가 득점하면 팀 사기가 크게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에 들뜨지 않고 냉정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의 몸 상태는 여전히 정상은 아니다. 경기 전, 전창진 KCC 감독도 이런 부분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 감독은 “비시즌 훈련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한 이승현은 워낙 기본적인 체력과 정신력이 있어서 뛰고 있는 것”이라며, “팀의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 이승현이 쉴 때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창진 감독이 비시즌 동안 공을 들인 서정현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승현이 3쿼터 중반, 파울 트러블로 코트를 떠났지만 건실하게 백업 역할을 해냈다. 전 감독도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현은 서정현에 대해 “워낙 성실한 선수다. 오리온 시절에 맞대결을 하다가 한번 당한 적도 있다. 이번 시즌에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어서, 나, 라건아와 셋이 함께 훈련을 계속 하고 있는데,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KT전은 이번 시즌 KCC가 보인 최고의 경기였다. 연패를 탈출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만큼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이승현은 “기분 좋은 승리였지만 지금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상위 반열에 오르고 싶다. 지금 우리는 리그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팀이다. 더 냉정하고 집중해야 한다. 속단하지 않겠다”며 이날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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