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가 한국 농구 유망주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NBA의 슈퍼스타 드와이트 하워드가 대만 리그에 진출했다.

먼저 하워드를 소개하자면, 하워드는 대만 리그를 넘어 아시아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다. 하워드는 2007년부터 8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바 있고, 2009년부터 3회 연속 DPOY에도 선정되었다. 이는 역대 최초.

또한 하워드는 2020년 LA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고 꿈에 그리던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비록 이번 시즌 NBA에서는 재취업에 실패했지만, 하워드가 어떤 선수인가. 야수처럼 코트를 누비던 르브론 제임스와도 유일하게 1대1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평가받던 올랜도의 스타였고, 당시 올랜도의 스탠 벤 건디 감독은 하워드의 운동 능력을 믿고 4명의 슈터와 함께 하워드를 기용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기용하기도 했다. 

현대 농구 트렌드에서는 이러한 라인업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하워드의 개인 능력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비록 최근 농구 트렌드 자체가 3점슛 위주로 흘러가게 되며 정통 센터들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긴 했지만, 하워드는 이전의 화려한 플레이는 줄이고 스스로 ‘가자미’ 역할에 몰두하며 팀 승리에 일조해왔다.

또한 하워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줄어드는 운동능력을 체중 감량을 통해 극복을 시도했던 끊임없는 노력파 선수였다. 

실제로 만나본 하워드는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 하는 열정적인 선수였고, 그 누구보다 농구를 사랑하는 열정적인 남자였다. 인터뷰를 하는 기자조차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실됨을 느낄 수 있었고, 스스로 반성과 깨달음을 얻는 값진 시간이었다.

다음은 대만 현지에서 하워드와 나눈 일문일답.

Q. 만나서 정말 영광이다. 대만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시차나 기후, 문화 등에 적응은 되었나?

A. 18살 때 대만에 온 적이 있고, 이후에는 대만과 같은 문화권인 중국에 올림픽 대표로 온 적이 있다. 광저우 역시 방문한 적이 있다. 아시아라는 대륙 자체가 나에게는 두 번째 고향과 같은 곳이다. 

Q. 타오위안 구단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베테랑으로서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A.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열정과 자극을 주고 싶다. 프로 초창기 나에게도 그런 선수들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을 뒤에서 지원해주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고 싶다. 같은 나라 선수가 아니라 나처럼 미국에서 누군가 온다는 것이 젊은 대만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조언을 듣는다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Q. NBA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좌우명이 있었나?

A. 몇 가지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 모토가 있다. 먼저 무엇인가 되려면 아무 것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이러한 내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일단 자존심 같은 것들을 내려놓고 나 스스로를 비워야 한다. 그 다음은 참을성을 지녀야 한다. 참을성이 없다면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프로 생활을 지내며 힘들고 긴 과정을 겪었고, 내적으로 인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매 순간 순간 그렇게 하루하루에 집중했습니다.”

Q. 농구 선수로서 NBA 챔피언십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A. 선수 생활을 하며 챔피언십을 목표로 운동을 한 적은 없다. 매 순간 순간 그렇게 하루하루에 집중했다. 그렇게 집중을 하다보면 챔피언십에 도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어떤 한 순간을 위해서 살다가 그 목표를 잃게 되면 삶의 목표를 잃게 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해서 결과를 얻기 위해 고민을 했고, 그 결과가 챔피언십이었다. 

Q. NBA에서 센터를 논할 때 하워드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런 하워드가 생각하기에 가장 어려웠던 매치업 상대는 누구였나? 

A.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누가 가장 힘들었다는 것은 없었다. 다만, 내가 데뷔하기 전 세대의 선수들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함께 뛰며 맞붙었던 상대들이 힘들다는 개념보다는 월트 체임벌린이나 샤킬 오닐 같은 선수들을 뛰어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준비했다. 

Q. 그럼 그 이전으로 돌아가 어떻게 농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가?

A. 가장 처음 농구를 접한 것은 3살 때였다. 농구를 할 때 웃으며 재밌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보다 나이 많은 애들은 농구를 할 때 나랑 싸우려고 했다. 하지만 웃고 행복하게 농구를 하는 것이 좋았다.
언젠가 아버지가 나에게 농구를 할 때 진지하게 해보라고 했는데, 화내면서 진지하게 농구를 하니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 후에 아버지가 나에게 즐기면서 하라고 사과했었다.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한 것은 10살 때였다. 어떤 농구 캠프에 가서든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언젠가는 NBA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그 꿈을 적으세요. 한계를 두지 말고 몰아 붙여야 합니다.”

Q. 산전수전 모두 겪은 NBA 스타이자 베테랑으로서 한국 센터 유망주 선수들에게 조언의 한 마디를 부탁해도 되나?

A. 가장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조언은 무언가를 이루려면 그 꿈을 적으라는 것이다. 그 목표가 NBA 선수가 되는 것이던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던 간에 상관없다. 하루하루 내가 써 내려가는 목표들에 대해 믿고, 시각화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했던 방법이다. 
한국 선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최고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적다보니 그에 맞춰 노력하게 되었고, 그에 맞춘 마인드도 갖추게 되었다.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반복해서 적다보니 그러한 기운이 나에게 모였다. 내가 최고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내 몸과 세포들에게 말을 해야한다. 한계를 두지 말고 몰아 붙여야 한다. 

Q. 대만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한국에도 하워드를 사랑하는 팬이 많다. 혹시 이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 있나?

A 일단은 현재 NBA에서 뛰는 것이 아니여서 세계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 이전에도 한국에 가본 적이 있으니 다시 방문해 문화도 즐기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한국 뿐 아니라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 나라들도 방문하고 싶다. 
또한 미국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나처럼 무엇인가를 이뤘던 선수가 아시아에서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자극을 주고 싶다.

사진 = 이종엽 기자, 로이터, 타오위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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