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통산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 정규리그 우승 5회에 빛나는 KCC는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중 한 팀이다. 그리고 KCC의 성공 역사에는 과감한 투자들이 있었다. KCC가 오늘날까지 달려오는 과정에서 어떤 투자가 있었는지 발자취를 되짚어보자.

이·조·추 트리오 말고 이·전·추? 에어본의 전주행 

2001년 2월 매각대금 72억원에 현대 걸리버스 농구단을 인수한 KCC는 2001-2002시즌 이상민과 추승균, 재키 존스를 앞세워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만족하지 않고 더 강해지길 원했던 KCC는 국가대표 포워드 전희철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2001-2002시즌 통합 챔피언이었던 동양은 샐러리 캡 문제로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다. 적극적으로 움직인 KCC는 이현준과 현금 6억원을 보내고 전희철을 품었고, 단숨에 우승 후보로 도약했다. 고려대 시절부터 ‘에어본’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린 전희철은 당시 리그 정상급 포워드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KCC와 전희철의 만남은 실패로 돌아갔다. KCC 유니폼을 입은 전희철은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부진했고, KCC는 2002-2003시즌 9위에 머물렀다.

KCC는 침묵이 이어지던 전희철을 2003-2004시즌 SK 조성원과 트레이드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조·추 트리오의 재결합은 성공적이었고, R.F. 바셋까지 데려온 KCC는 TG 삼보를 누르고 정상에 등극했다.

상처로 남는 듯했던 국보 센터 영입, 그래도 나중엔 웃었다

조성원이 은퇴하고 이상민과 추승균이 30대 중반에 접어든 2006-2007시즌 KCC는 창단 처음으로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부활을 위해 FA 시장에서 제대로 지갑을 연 KCC는 국보 센터 서장훈과 가드 임재현을 영입한다.
 
서장훈 영입에는 막대한 희생도 뒤따랐다. 규정에 따라 KCC는 삼성에 보상금 4억 7,000만원과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했는데, KCC의 상징이었던 이상민이 보상 선수로 지명돼 팀을 떠나게 됐다. 이상민의 이적은 프로농구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희생을 감수한 KCC는 서장훈 영입 직후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다시 4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으나, 또 한 명의 대형 센터인 하승진이 들어온 2008-2009시즌에 서장훈과 하승진의 공존 문제 등에 발목을 잡히며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골머리를 앓던 KCC는 서장훈을 내주고 강병현과 조우현 등을 받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킨다. 당시 신인이었던 강병현은 팀의 가드진 문제를 해결해줬고, 상승세를 탄 KCC는 하위권으로 추락한 시즌에 챔프전 우승을 거머쥐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후 강병현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강팀 KCC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성공적이었던 이정현의 이적, 그리고...

공교롭게도 강병현은 다시 한번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기게 됐다. 2014-2015시즌을 앞둔 KCC는 매직 가드 김태술을 영입하기 위해 사인 앤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강병현과 장민국이 반대급부로 포함됐다.

예상치 못한 김태술의 부진, 김민구의 음주운전 등으로 고난을 겪기도 했지만, 전태풍의 복귀와 외국선수 안드레 에밋의 대활약이 이어진 KCC는 2015-2016시즌 다시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16-2017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며 다시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이번에도 통 크게 지갑을 연 KCC는 KGC의 우승 주역이었던 가드 이정현을 보수 총액 9억 2천만원에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추가로 7억 2천만원의 보상금까지 투입됐다. 

이정현은 2018-2019시즌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백코트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팀이 다시 도약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KCC는 이정현이 활약한 다섯 시즌 중 네 시즌이나 4위 이상의 성적을 냈고, 20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이정현의 계약 마지막 해인 2021-2022시즌, KCC는 부상 악재 등이 겹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또다시 온 결단의 시간이 찾아왔고, KCC는 FA 최대어인 이승현과 허웅을 붙잡으며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두 선수의 첫해 보수 총액 15억원과 보상금 13억 6,500만원을 합하면 3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투자를 아끼지 않은 KCC는 지난해 소프트캡 도입 이후 유일하게 2년 연속 샐러리 캡을 초과한 구단이기도 하다. 위기의 순간마다 과감한 투자로 반전을 만들었던 KCC가 이번에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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