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치치가 난적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슬로베니아는 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유로바스켓 조별예선 B조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88-82으로 승리했다.

양 팀의 경기는 강력한 우승 후보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가 FIBA 랭킹 4위, 슬로베니아가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슬로베니아는 유로바스켓 디펜딩 챔피언이다.

루카 돈치치, 루디 고베어, 에반 포니에, 고란 드라기치 등 눈에 띄는 NBA 스타들도 다수 출전했다. 그중 돋보인 선수는 단연 슬로베니아의 돈치치였다.

NBA를 이끌어 갈 차세대 슈퍼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돈치치는 국가대표팀 무대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슬로베니아의 첫 올림픽 진출을 이끈 돈치치는 이번 유로바스켓에서도 독보적 에이스로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전은 돈치치의 역량이 제대로 드러났다. 시종일관 프랑스를 두들긴 돈치치는 무려 47점을 쏟아내며 슬로베니아를 승리로 인도했다. 7개의 리바운드와 5개의 어시스트는 덤이다.

돈치치의 이날 퍼포먼스는 유로바스켓 역사에 남을 활약상이었다.

47점은 벨기에 에디 테라스의 63점(1957년 대회)에 이어 유로바스켓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 21세기 기준으로는 덕 노비츠키(43점)와 야니스 아데토쿤보(41점)를 제치고 1위다.

초반부터 작정한 듯 돈치치는 영리하게 속도를 조절하며 프랑스를 공략했다. 자유투로 감을 끌어올린 그는 잇달아 3점슛을 성공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슬로베니아는 경기 초반 10점 차 이상 끌려가며 고전했지만, 돈치치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막을 수 없었던 돈치치는 전반에만 27점을 몰아치며 경기장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2쿼터 중반에는 NBA 최고 수비수 루디 고베어를 앞에 두고 믿을 수 없는 샷클락 버저비터를 터트리기도 했다.

돈치치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유려한 스텝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적립한 돈치치는 4쿼터 종료 5분을 남기고 고베어를 농락하는 스텝백 3점슛을 성공하며 10점 차를 만들었다.

경기 막판 프랑스의 거센 추격이 펼쳐지며 턱밑까지 쫓긴 슬로베니아였지만, 돈치치가 다시 해결사로 나서며 득점 가뭄을 끝냈다. 이후에는 동료들이 힘을 내며 끝내 웃으면서 코트를 떠날 수 있었던 돈치치다.

돈치치는 2017년 유로바스켓에서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맹활약을 펼치며 슬로베니아의 우승에 기여했다. 5년 뒤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더 성숙한 기량으로 상대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무난하게 조별예선을 통과했으며, 11일에 16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돈치치가 이끄는 슬로베니아가 다시 한번 정상에 등극할 수 있을까?

사진 =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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