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수 버드가 화려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 버드의 소속팀 시애틀 스톰은 한국 시간으로 7일, 시애틀 클라이메이트 플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22 WNBA 플레이오프 세미 파이널 4차전에서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92-97로 패했다.

시애틀은 정규리그 1위팀인 라스베이거스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무릎 꿇고 시리즈를 마쳤다.

이 경기는 ‘WNBA의 전설’ 수 버드의 마지막 경기였다. 수 버드는 지난 6월, 이번 시즌을 마친 후 은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1980년 생(만 41세 10개월)인 수버드는 유콘 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W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시애틀에 입단해, 21년 동안(19시즌) 활약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시애틀에서만 프로 통산 580경기를 뛰었으며, 이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통산 323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WNBA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시즌 동안, 시애틀의 WNBA 우승을 4차례 이끌었고, 올스타에 13번 뽑혔으며, WNBA 퍼스트 팀에는 5번 선정됐다.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월드컵 4회 우승과 더불어 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WNBA가 출범 10주년이었던 2006년부터 5년 주기로 발표하고 있는 ALL-DECADE 팀에 4회 연속으로 선정됐다. (2006년, 2011년, 2016년, 2021년)

미국 여자농구 사상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인 수 버드의 마지막 플레이오프였던 이번 세미 파이널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수 버드는 워싱턴 미스틱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2경기 평균 14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와의 세미 파이널에서는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4경기에서 경기당 8.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WNBA 최다 어시스트 보유자의 위용을 보여줬지만, 3차전(17점)을 제외하고는 야투가 아쉬웠다.

3차전에서는 팀이 89-90으로 끌려가던 4쿼터, 종료 1.8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꽂아 넣으며 하이라이트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재키 영이 이어진 공격에서 버저비터 득점을 성공했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경기를 내줬다.

4차전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시애틀은 브리아나 스튜어트(42점 7리바운드)와 쥬얼 로이드(29점 4리바운드)가 71점을 합작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수 버드는 8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시도한 3점슛이 림을 외면했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턴오버도 범했다.

하지만 21년간 시애틀을 위해 헌신한 그를 탓하는 이들은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클라이메이트 플레지 아레나에 운집한 시애틀의 홈 팬들은 “Thank you, Sue”라고 외치며 파이널 탈락에도 불구하고, 큰 함성으로 수 버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수 버드 역시 눈물로 화답했다.

수 버드는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인터뷰를 통해 “슬프다. 20년 동안 여기에서 정말 감사했다. 정말 많이 그리울 것”이라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또한, “우리가 조금 더 잘 해서 파이널에 갔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의 시애틀이 자랑스럽고, 시애틀 스톰의 선수였던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시애틀의 팬들을 위해 팀의 프랜차이즈로 뛴 것은 나에게 큰 영광이었다”고 덧붙인 그는 팬들의 함성이 계속 이어지자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수 버드는 자신에 이어 팀의 포인트 가드를 맡을 선수들에게 “팀의 전통을 이어서 계속 이기고, 챔피언십 수준을 유지하고, 여기에 있는 이 팬들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내가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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