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가 팍스와 함께 다시 플레이오프를 노리고 있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릭 아델만 감독과 함께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크리스 웨버, 페자 스토야코비치 등이 새크라멘토를 거쳐 갔고, 2001-2002시즌에는 파이널 문턱에서 아쉬운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델만 감독과 이별한 뒤 새크라멘토는 리그에서 가장 불행한 팀이 됐다. 그들은 지난 시즌 충격적인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는데, LA 클리퍼스를 넘어 NBA에서 가장 오랜 기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 된 것이다. 벌써 16시즌째 봄 농구를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도 아쉬운 시기를 보냈다.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출발하자 구단은 룩 월튼 감독을 빠르게 경질했다. 이후 엘빈 젠트리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새크라멘토는 시즌 도중 팀 내 최고 유망주 타이리스 할리버튼을 내주고 도만타스 사보니스를 영입하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사보니스는 이적 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새크라멘토 팬들을 웃게 했다. 하지만 그의 영입이 곧 성적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막판 레이스에서 좀처럼 승을 쌓지 못한 새크라멘토는 결국 서부 컨퍼런스 1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새크라멘토의 에이스 디애런 팍스는 2017년 드래프티 중 루키 계약이 끝난 후 맥스 연장 계약을 체결한 네 명 중 하나다. 하지만 제이슨 테이텀과 뱀 아데바요, 도노반 미첼이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진출한 반면, 팍스는 한 번도 봄 농구에 나서지 못했다는 슬픈 사연이 있다.

팍스는 지난 시즌 롤러코스터 같은 시기를 보냈다. 팍스는 2020-2021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미래를 기대하게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초반에는 부진에 시달리며 팬들을 실망하게 했고, 침울한 팀 성적까지 더해 트레이드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린 팍스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 2월부터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슛감과 함께 놀라운 공격력을 선보였는데, 특히 기세가 좋았던 3월에 일찍 시즌을 마감한 것이 아쉬웠다. 

상승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역시 사보니스 영입 효과였다. 할리버튼이 떠나고 사보니스가 들어오면서 팍스는 물 만난 고기가 됐고, 메커니즘을 찾은 듯 슛 정확도까지 크게 높아졌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어시스트 숫자까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사보니스 합류 후 팍스 성적 
평균 28.9점 4.1리바운드 6.8어시스트 야투율 50.3% 3점 성공률 36.0%

두 선수가 비시즌에 호흡을 더 디테일하게 맞추고 팍스가 후반기의 모습을 다음 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새크라멘토는 위로 올라갈 힘을 얻게 된다. 

새롭게 합류한 얼굴들의 면면도 나쁘지 않다.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지명한 포워드 키건 머레이는 팀에 필요했던 유형의 선수다. 서머리그를 폭격하며 MVP를 차지했던 머레이는 파스칼 시아캄이 생각나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스윙맨 케빈 허터와 말릭 몽크가 로스터에 들어왔다. 허터는 애틀랜타에서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은 경험이 있는 선수고, 몽크는 팍스와 켄터키 대학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 

여전히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들의 면면은 화려하지만, 새크라멘토의 전력도 분명히 나쁘지 않다. 팍스가 에이스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울했던 새크라멘토의 에이스 팍스가 데뷔 6번째 시즌에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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