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의 뒤를 이어 한국인 NBA 리거를 꿈꾸는 이현중과 여준석. G리그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두 선수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까? 드래프트에 뽑히지 않았더라도 NBA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에 대해 짚어보자.

언드래프티들의 모범 사례, 던컨 로빈슨

2018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로빈슨은 마이애미와 서머리그 계약을 맺고 NBA 진출 꿈을 이어간다. 서머리그는 로빈슨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고, 그는 3점 성공률 52.4%를 기록하며 스나이퍼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로빈슨의 가능성에 주목한 마이애미는 그에게 한 시즌에 45일 동안 NBA 로스터에 등록될 수 있는 투-웨이 계약을 안겼다. 

로빈슨은 G리그 첫해 평균 21.4점 야투율 51.4% 3점 성공률 48.3%라는 엄청난 스탯을 찍으며 리그를 폭격했다. NBA에서도 적지 않은 기회를 받은 로빈슨은 결국 시즌 막판, 정식 계약을 따내며 생존에 성공했다.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치른 첫 NBA 경기에서는 15점을 올리며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어진 2019-2020시즌, NBA 로스터에서 시즌을 출발한 로빈슨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이애미는 낮은 지명 순위나 G리그 출신 유망주들을 잘 키워내는 팀. 3점 스나이퍼로서 팀 내 입지를 제대로 굳힌 로빈슨은 파이널 무대까지 주축 선수로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후에는 팀과 5년 9,000만 달러에 달하는 연장 계약을 맺기도 했다.

로빈슨의 성공에서 주목할 점은 자신이 가진 하나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리그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수비에서의 약점이 뚜렷했으나, 3점슛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기에 계속 중용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NBA를 노리는 이현중과 여준석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끊임없는 도전 정신, 게리 페이튼 2세 

페이튼 2세는 대학 시절 수비 재능을 인정받았던 선수지만, 로빈슨과 마찬가지로 드래프트에서 낙방하는 슬픔을 겪었다. 이후 페이튼 2세는 G리그 여러 팀을 전전하며 NBA에 도전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점점 의지가 옅어질 법한 상황에도 페이튼 2세는 포기하지 않았다.  

도전을 이어가던 페이튼 2세는 2020-2021시즌 막판 골든스테이트와 10일 계약을 맺었다. 짧은 출전 시간이지만 페이튼 2세는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탄탄한 수비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골든스테이트 구단은 페이튼 2세와 2021-2022시즌 시작도 함께하길 원했다.

탈장 증세로 프리시즌 출발이 늦어졌음에도 페이튼 2세는 쓰러지지 않았다. 에너지 레벨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팀에 자신이 필요함을 어필한 페이튼 2세는 비보장 계약을 따내며 로스터에서 생존했다. 이후 골든스테이트의 주요 벤치 요원으로 자리 잡은 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발돋움했다.

플레이오프까지 종횡무진 맹활약한 페이튼 2세의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그에게 많은 팀이 달려들었고, 페이튼 2세는 포틀랜드와 3년 2,800만 달러에 다년 계약을 맺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수비에 대한 재능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그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다.

KBL에서 NBA까지, 디온테 버튼

아이오와 주립대를 졸업한 디온테 버튼은 다소 애매한 신장을 가진 트위너라는 평가로 인해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다른 리그로 눈을 돌린 버튼은 2017-2018시즌 KBL의 원주 DB 프로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DB 유니폼을 입고 리그를 지배한 버튼은 구단의 강한 재계약 의사에도 NBA에 대한 꿈을 다시 키웠다. 이에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2018 서머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서머리그에서 프런트에게 재능을 잘 부각시킨 버튼은 투-웨이 계약을 맺으며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NBA 땅을 밟은 버튼은 출전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로스터를 오가면서 G리그에서도 좋은 기록을 냈다. 그의 폭발적인 운동 능력은 NBA에서도 통하는 수준이었고,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버튼의 잠재력을 인정한 오클라호마시티는 그에게 정식 계약을 안겼다.

날개를 단 버튼은 오클라호마시티 유니폼을 입고 총 71경기에 뛴 뒤 팀과 결별했다. 이후에는 NBA 출전 기록이 없는 버튼은 꾸준히 G리그와 서머리그 무대를 통해 NBA 무대 재진입을 노리는 중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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