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x3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맹주 자리에 있던 '하늘내린인제'의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 7월30일과 31일 이틀간 경남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 앞 특설코트에선 2022 AABxKXO 3x3 진주투어 및 KXO&WKXO리그 3라운드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3x3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 등의 이유로 결장했던 이승준, 박민수, 하도현, 김정년, 한준혁, 방성윤 등이 대거 복귀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KXO리그와 WKXO리그에선 하늘내린인제와 태양모터스W가 정상에 섰다. 하지만 그동안 막강한 1강으로 분류되던 하늘내린인제의 우승 과정이 심상치 않았다. 

박민수, 하도현(이상 하늘내린인제)과 김정년(태양모터스), 김현아(태양모터스W)등 3x3 아시아컵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가운데 이들 네 선수는 소속팀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정년이 속한 태양모터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태양모터스는 이번 KXO리그 3라운드를 앞두고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활약했던 민성주를 영입해 높이를 보강했다. 

민성주, 최우연은 방덕원, 하도현(이상 하늘내린인제), 이승준, 이동준(이상 한솔레미콘) 등 그동안 국내 3x3 무대에서 높이로 한가닥 하던 선수들을 상대로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높이에서 경쟁력이 생긴 태양모터스는 결승에서 하늘내린인제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코뼈 부상으로 결장했던 한준혁이 복귀한 데상트 범퍼스의 투지도 돋보였다. 데상트 범퍼스는 3라운드에 한준혁, 이강호, 한재규 3명의 선수만 출전하고도 4강에서 하늘내린인제를 2점 차까지 압박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이강호는 3라운드 4경기에서 39득점, 2점슛 14개를 터트리며 득점과 2점슛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문제는 하늘내린인제다. 선수들의 운동량 부족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막강한 1강으로 분류되던 하늘내린인제는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XO리그 1라운드와 3라운드, 코리아투어 인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예전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코리아투어 서울대회에선 창단 후 첫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던 하늘내린인제는 예선에서 한솔레미콘에게 15-17로 패한 뒤 4강, 결승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 경기 후반 들어 체력 저하를 겪으며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단적인 예로 슈터 김민섭은 3라운드 예선 3경기에서 2점슛 1개 성공에 그쳤고, 방덕원은 지나치게 왼쪽으로 편중된 단순한 돌파 경로가 간파돼 상대들에게 저지당하기 일쑤였다. 

박민수 역시 김정년, 한준혁, 임원준 등 단신 가드들의 강한 견제 속에 유독 힘겨워 하는 모습이었다. 박민수는 한준혁, 임원준과의 맞대결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경험 많은 하늘내린인제는 노련함으로 정상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예전처럼 '넘지 못할 팀'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졌다. 한솔레미콘, 태양모터스 등 전력을 보강한 팀들은 이제 하늘내린인제와도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2019년 창단한 뒤 여전히 정상에 서고 있는 하늘내린인제지만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든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는 분명 예전만 못하다. 전업 선수가 아니다 보니 꾸준한 몸 관리를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 위기를 맞았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41연승을 구가하기도 했던 하늘내린인제. 하지만 올해 들어 패배가 쌓여가고 있는 하늘내린인제는 변화의 기로에 섰다. 

기량만 놓고 보면 여전히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습량 부족으로 인한 몸 상태 저하는 하늘내린인제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자신감에 가득 찬 하늘내린인제지만 KBL 출신 선수들이 예전과 다르게 진지하게 3x3에 임하며 경쟁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하늘내린인제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 남은 국내 3x3 대회는 최대 3-4회다. 각 팀들이 계속해서 전력을 보강하고 있는 가운데 하락세가 눈에 띄는 하늘내린인제가 국내 최강 3x3 팀이란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남은 기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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