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모두가 정규리그 챔피언의 위닝 시리즈를 전망했다.

청주 KB스타즈와 부산 BNK는 31일 청주체육관에서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상대 전적 6전 전승, 그리고 역대 최소 경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KB스타즈는 이 시리즈의 ‘탑 독’이다. 본지 기자 5인은 물론 WKBL 전문 해설위원 5인 역시 KB스타즈의 위닝 시리즈를 예상했다.

안덕수 해설위원(KBS N) : KB스타즈 In 2

첫 경기가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른 것보다 박지수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박지수가 코로나19 여파로 이틀 정도 훈련을 하고 경기에 임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 안에 경기 감각과 체력을 과연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를 지켜봐야 하지만 박지수가 오래 뛰는 게 아니라 체력 안배 차원에서 자주 교체된다면 BNK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할 것이다. 진안-김한별이 지키는 BNK의 프런트 코트도 만만치 않다.

KB스타즈 입장에서는 박지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지역 방어를 자주 활용할 것으로 보는데 이런 것에 대한 공격을 BNK가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

BNK는 창단 이후 처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만큼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잘 관리해야 한다. 너무 흥분하거나 혹은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 차분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선보여야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다.

김은혜 해설위원(KBS N) : KB스타즈 In 3

BNK는 시즌 막판 경기력이 좋았고, 김한별의 컨디션도 상승세에 있다. KB스타즈는 박지수가 코로나19 자가격리가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6라운드에 허리 통증도 있어서 제 컨디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한다면, 김한별과 진안이 그 부분을 공략할 때 한 경기 정도는 BNK가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시즌 KB스타즈는 박지수의 위력도 컸지만, 누가 빠져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BNK로서는 반드시 1차전을 이겨야 하고, 만약 1차전을 놓치면 두 경기 만에 KB스타즈가 끝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양 팀의 핵심은 역시 박지수와 김한별이다. 김한별은 컨디션을 찾으면서 코트 안팎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경기 전에 일찍 나와서 자기 몸을 다 풀고, 다른 선수들의 준비를 돕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박지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평소와 같은 집중력을 보인다면 균형은 KB스타즈 쪽으로 크게 기운다고 본다.

손대범 해설위원(KBS N) : KB스타즈 In 2

KB스타즈의 2전 전승을 예상한다. 경험과 높이 두 가지 측면에서 KB스타즈가 크게 앞선다. 박지수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20분 정도만 코트에 있어도 그 영향력은 차원이 다르다. 또 정신 무장이 잘 되어 있는 만큼 변수가 적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김한별이 박지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경험이 풍부한 배혜윤이 옆에 있었고 그 당시 KB스타즈는 확실한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지금은 강이슬이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한 만큼 수월하게 이겨나가지 않을까 싶다.

BNK가 6라운드에서 보여준 차분함을 유지한다면 접전 승부를 이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부산에서 치렀던 3차례 맞대결에서 2경기는 접전이었다. 여기에 진안과 안혜지, 그리고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강아정의 경기 감각 회복 등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많다. 그러나 KB스타즈의 물량 공세도 대단한 만큼 어느 정도 경기 전체를 흔들기는 어렵다고 본다.

김연주 해설위원(MBC스포츠플러스) : KB스타즈 In 2

올 시즌 KB스타즈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오프 시즌 동안 준비가 정말 잘 됐다는 것이었다. 선수층이 탄탄하고 조직력 정비가 잘된 까닭에 주전 선수 중 누구 한 명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기존의 팀플레이를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박지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그의 능력을 극대화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KB스타즈가 즐겨 하는 매치업 수비는 박지수가 있기에 실현이 가능하고 그 효과가 배가되지만, 박지수가 없는 경기에서도 그 위력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김소담이나 김민정, 엄서이 등 인사이드의 백업 멤버들이 있고 강이슬과 염윤아, 허예은, 심성영 등 외곽 자원들이 한 발 더 뛰는 움직임으로 커버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하는 느낌이었다.

BNK는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 패기나 투지는 남다를 것이라 생각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게 걸린다. 거기에 적지에서 1차전을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단, 부산에서 열리는 2차전은 기대해 볼 수 있다. 홈에서 갖는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경기기 때문에 이변 연출도 가능한 팽팽한 승부가 전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일두 해설위원(MBC스포츠플러스) : KB스타즈 In 2

박지수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만큼 김완수 감독이 2-3 지역 방어를 더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인 방어는 최대한 지양할 것 같다. 아직 완벽한 수비는 아니지만 BNK를 비롯해 다른 팀들이 이 부분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강아정이 변수인데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닌 만큼 공략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김한별이 큰 무대에 강하다고 하지만,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KB스타즈 수비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재밌는 게임이 될 것 같다. BNK가 승리하려면 빠른 템포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것보다는 정면 승부를 시도해야 한다. KB스타즈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닐 때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BNK가 신한은행의 시즌 초반 플레이 스타일처럼 트랜지션 게임도 적극 활용한다면 1승은 챙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KB스타즈가 2전 전승을 하지 않을까 싶다. BNK의 경험 부족, 그리고 경기력 기복은 분명 발목을 잡을 것 같다.

더 큰 변수는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다. KB스타즈보다는 BNK에 독이 될 수 있다. 김진영과 김한별이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순간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분위기에 민감한 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KB스타즈는 굉장히 안정적이다.

박진호 기자 : KB스타즈 In 2

매 경기 접전을 예상하지만 승부처에선 KB스타즈가 한발 앞설 것으로 본다.

전력 면에서 KB스타즈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코로나19 격리에서 풀린 박지수의 컨디션 여부가 변수다. 반면, 분위기와 흐름이 좋은 BNK는 진안, 이소희 등 플레이오프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한별이 지난해, 삼성생명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KB스타즈를 쓰러뜨리는 선봉에 섰지만, KB스타즈의 전체적인 전력과 팀 밸런스는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박지수는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지만, 이와 관계없이 존재 그 자체로 위력적이다. 그리고 박지수는 물론 강이슬, 허예은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것도 KB스타즈에게 유리한 점이다.

주축 선수들의 전체적인 파울 관리가 약점인 BNK는 낯선 큰 경기에서 젊은 주전 선수들이 얼마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여자농구 특별시'라 불리는 청주의 노란색 물결에 이들이 동요되지 말아야 한다.

정규리그와 달리 단기전에서의 KB는 홈에서 무척 강하다. 2016-17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KB는 7승 2패를 기록했다. 2018-19시즌 이후로는 안방에서 5연승 중이다.

BNK는 '타짜' 강아정이 길지 않을 출전 시간에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1차전이라고 본다. KB스타즈는 설령 1차전을 놓쳐도, 두 경기를 잡을 뒷심이 있지만, BNK의 경우는 1차전을 패하면 승부를 뒤집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혁 기자 : KB스타즈 In 2

올 시즌 1위팀 KB스타즈를 막아선 가장 큰 존재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선수들이 컨디션을 잃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 외에 큰 변수는 없었다고 봐도 좋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금 가장 걸리는 부분은 박지수와 염윤아, 심성영 등 코로나19에서 갓 복귀한 선수들의 컨디션이지만 이마저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박지수의 높이와 존재감이 워낙 크며 김소담과 김민정 등 옆에서 같이 제공권 싸움에 나서줄 선수가 많다. 슈터 강이슬은 26일 신한은행 전에서 기대보다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줬고 가드 허예은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BNK는 김한별의 컨디션 여부에 따라 플레이오프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 중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는 게 김한별과 강아정 정도인데 상대적으로 인사이드에서 박지수와 몸싸움을 펼치고 공격과 수비를 해야 하는 김한별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효과도 나올 것이다.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BNK의 상승세는 충분히 위협적이지만 기본적으로 1위와 4위의 싸움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KB스타즈의 우위가 예상된다.

이동환 기자: KB스타즈 In 3

100% 풀 전력이라면 2차전에서 끝날 수 있는 시리즈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박지수를 비롯한 주요 KB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특히 박지수가 코로나 확진 여파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빨리 극복하지 못하거나 혹여나 결장하게 된다면 의외로 시리즈가 3차전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BNK의 빅맨은 마지막 라운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진안. 진안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에너지 넘치는 페인트존 공략이 잘 이뤄진다면, BNK가 KB스타즈를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박지수의 컨디션 난조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KB스타즈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이 팀에는 강이슬이 중심이 된 확고한 외곽 라인이 있기 때문. 큰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BNK 선수들이 외곽 공수 싸움에서 KB스타즈에 밀릴 가능성이 그래도 높다. KB스타즈의 3차전 시리즈 승리를 예상한다.

이학철 기자 : KB스타즈 In 3

KB스타즈는 박지수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 동안 몸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격리가 풀린 직후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 채 곧바로 시리즈에 나가야 한다. BNK에게는 1차전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BNK는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박지수를 꺾었던 김한별이 있는 팀. 다만 나머지 선수들의 플레이오프 경험이 떨어지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결국은 KB스타즈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시리즈다.

민준구 기자 : KB스타즈 In 3

사실 처음에는 BNK의 위닝 시리즈를 예상했다. 박지수의 컨디션에 따라 KB스타즈의 전력은 휘청일 수밖에 없다. 후유증도 생각보다 심한 편이기 때문에 최소한 BNK와의 4강 플레이오프 내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KB스타즈로 돌아선 이유는 허예은과 김민정, 강이슬, 그리고 염윤아와 최희진 등 박지수 외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박지수의 회복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계산 아래 KB스타즈의 위닝 시리즈를 전망했다. 일단 KB스타즈는 박지수가 10분만 코트에 설 수 있어도 전혀 다른 팀이 된다.

BNK는 김한별과 강아정 외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다. 이 부분은 큰 타격이다. WKBL에는 젊음의 패기보다 풍부한 경험이 승리에 더 가깝다. 김한별과 강아정이 매 경기 40분씩 뛸 체력은 없다. 1경기 정도는 잡아도 3차전까지 갔을 때 KB스타즈를 넘기기는 어려울 듯하다.

다만 2승 1패로 끝낸다는 건 KB스타즈 입장에선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4강 플레이오프 일정이 뒤로 밀린 탓에 일단 여유가 생겼다. 1경기라도 덜 치른 뒤 빨리 휴식을 취해야 정상을 탈환할 수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인포그래픽 : 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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