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가 무려 3년 만에 홈 앤드 어웨이로 찾아왔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버블’ 형식으로 치러진 대학농구. 그러나 올해에는 대학 선수들이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그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뽐낼 수 있게 됐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구도, 그리고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예상되는 남대부, 여기에 춘추전국시대가 된 여대부까지 풍성한 이야기로 찾아올 대학리그, 한 번 미리 살펴보자.

▲ 올해도 뜨거울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상 다툼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중앙대와 경희대의 통치가 이어졌지만 결국 2014년부터 지난 2021년까지 대학농구를 양분화한 건 고려대와 연세대다. 고려대가 2013년과 2014년, 2015년까지 정상에 섰다면 연세대는 2016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21년에는 고려대가 왕중왕전으로 치러진 마지막 무대에서 다시 정상을 탈혼했다.

올해도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상 다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다른 팀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고려대를 살펴보자. 막강 신입생들의 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교생 국가대표 여준석이 입학했고 그와 함께 2021년 용산고 천하를 이끈 신주영과 박정환 역시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홍대부고의 에너자이저 김민규와 이건희도 입학했다.

주희정 감독은 “여준석을 가장 주목해야 하지만 다른 4명의 신입생도 만만치 않다. 여준석은 피지컬이 좋고 플레이에 리듬이 있다. 외곽에선 이건희가 잘해줄 것으로 본다. 단신 슈터인데 클러치 상황에서 강심장을 자랑하기 때문에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즉시 전력감인 신입생들의 등장은 유독 부상에 버거워했던 주희정 감독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신입생 합류가 늦어 일단 동계훈련 초점은 기존 재학생들에게 맞췄지만 무엇보다 가용 인원이 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부상자가 많아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다행인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기존 전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하윤기, 신민석, 정호영, 서정현이 졸업하며 공백은 있지만 박무빈과 김태완, 그리고 문정현, 이두원 등 대학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건재하다. 이미 검증된 선수들. 하지만 주희정 감독은 새 시즌 주장을 맡게 된 여준형을 주목했다. “여준형이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담감이 큰 자리인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 부상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중이다. 동계훈련에 열심히 임했기에 신체 밸런스도 잘 잡혔다. 우리 팀에 공격 성향이 짙은 선수들이 많은데 여준형이 그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올해는 도전자 입장이 된 연세대도 특급 신입생이 대거 입학하며 프로에 진출한 이원석과 이정현, 신승민, 김동현, 김한영 등 공백을 채웠다. 스트레치 4 이규태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보배, 그리고 앞선에 큰 힘을 불어 넣어줄 이민서와 안성우, 그리고 신동빈이 가세했다.

은희석 감독은 “이원석과 신승민이 오랜 시간 연세대의 골밑을 지켜줬다. 특히 신승민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성장을 거듭한 케이스다. 김건우와 박준형이 있지만 이규태와 김보배가 골밑을 지켜줘야 한다. 물론 그들에게 골밑 플레이만 요구할 생각은 없다. 과거 이원석에게 다양한 부분을 주문했던 것처럼 그들의 장점을 살려줄 생각이다. 앞선에선 이민서가 정말 기대된다. 워낙 잘하고 있다. 신장이 조금 더 컸다면 좋았겠지만(웃음). 이정현의 공백을 완벽히 채울 순 없겠지만 신입생의 패기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연세대는 이원석이 일찍 프로 무대로 떠나며 골밑 공백이 생겼지만 앞선은 여전히 탄탄하다. 2022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 신동혁은 물론 대학 최고의 포인트가드 양준석, 그리고 슈터 유기상 등 코어 자원은 탄탄하다. 은희석 감독은 “세 선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신동혁과 양준석, 유기상이 모두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신동혁이 주장으로 팀을 끌고 가겠지만 주춤할 시 양준석과 유기상이 도와줘야 한다. 이 연결고리가 잘 이어진다면 좋은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물론 고려대와 연세대를 위협할 팀들은 많다. 그럼에도 이들이 대학농구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올해 역시 가장 강력한 2강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전체적인 포지션 밸런스 균형이 맞았던 고려대와 연세대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고려대는 문정현과 이두원, 그리고 여준석이 버티고 있는 프런트 코트 라인업이 환상적이다. 반면 연세대는 이미 정상급 기량을 지닌 양준석과 유기상, 그리고 이민서의 앞선이 막강하다. 서로 다른 팀 컬러를 지닌 만큼 맞대결 역시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한다. 주희정 감독과 은희석 감독 역시 약점 보완보다는 강점을 극대화할 것이라 밝히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 중위권 판도, 졸업생 공백과 신입생 가세에 흔들린다
오랜 시간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대학농구 무대에서 중위권 경쟁은 항상 치열했다. 그나마 두각을 드러낸 건 한양대와 성균관대였다. 가끔 양강 구도를 깨고 결승까지 진출하며 반전을 기대케 한 주인공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양대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 이승우가 프로 무대로 떠나며 공백을 채우기 바쁘다. 김형준과 서문세찬의 부담이 큰 상황.

정재훈 감독은 “2년 전에는 오재현과 이근휘, 지난해에는 이승우가 프로 무대로 떠났다. 그래도 매 시즌 활약해주는 좋은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다만 올해는 확실한 베스트 라인업을 정해놓지 않았다. 신입생도 언제든지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놨다. 에이스도 없다. 무한 경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양대는 올해 신입생 스카우트의 숨은 승자로 평가받았다. 그동안 터프한 빅맨이 없어 높이 싸움에서 열세를 보였던 상황에 신지원과 송승환의 가세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정재훈 감독이 이번 스카우트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다. 박민재는 장신 포워드로 이근휘 졸업 후 채워지지 않은 한양대의 슈터 공백을 채울 적임자다. 김선우도 ‘육상농구’ 한양대의 차세대 돌격대장이 될 재목이다.

정희재 감독은 “신지원과 송승환은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 더블 포스트, 싱글 포스트 등 다양한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김선우는 연습경기 때부터 제 역할을 해줬다. 박민재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신입생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생각이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성균관대는 올해 유독 프런트 코트 전력이 부실하다. 그동안 이윤수와 최주영 등 200cm가 넘는 빅맨이 싱글 포스트로서 제 역할을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신입생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김상준 감독도 전력 약화에 대해선 인정했다. 그러나 긍정의 시선으로 새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시즌 준비는 항상 똑같다. 다만 올해는 빅맨이 없어서 수비에 신경을 더 썼다. 도움 수비를 자주 할 생각이다. 공격은 전보다 더 빠른 템포를 강조하고 있다. 다행히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면서 장기 레이스가 됐다. 체력전을 펼쳐야 할 우리 입장에선 다행인 부분이다. 전력이 많이 약해진 만큼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첫 목표는 플레이오프”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중위권의 강자로 올라설 주인공은 누구일까. 먼저 중앙대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 선상혁과 김진모의 프로 진출에 내외곽 전력 공백이 생겼지만 신동혁과 함께 전체 1순위 지명 후보 박인웅을 중심으로 이주영, 문가온 등 핵심 코어의 존재감, 그리고 한층 성장한 빅맨 정성훈과 이강현이 있어 걱정이 없다. 여기에 당장 활약할 수 있는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신입생 김휴범이 있다.

양형석 감독은 “4학년 2명이 졸업했고 선상혁이 프로 무대로 갔지만 전력 누수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정성훈과 이강현이 선상혁의 공백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박인웅이 전보다 더 많이 좋아졌다. 문가온 역시 공격과 수비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김휴범이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해서 당장 제 컨디션이 아닌 건 아쉽다. 그래도 앞선 전력에 큰 힘을 더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국대도 주목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 이경도와 염유성이라는 멋진 신입생들을 자랑했던 그들은 한층 더 성장한 빅맨 조재우까지 버티고 있다. 전천후 포워드 이두호의 존재감도 크다. 일단 베스트 전력의 탄탄함은 어느 팀과 비교해봐도 좋은 수준이다. 가장 큰 강점은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 누수가 거의 없다는 것.

석승호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단기 대회였기 때문에 부상자가 생기면 경기력이 크게 휘청였다. 이번에는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만큼 여유가 다. 무엇보다 이경도와 염유성, 이두호, 조재우가 건재하고 남은 한 자리는 신입생들에게도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단국대는 올해 대어급 신입생은 없지만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대전고 출신 송재환과 서동원, 최강민 등은 자주 이름을 들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석승호 감독은 “기존 전력에 신입생들이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한 번 4강을 노릴 수 있다”라고 확신했다.

프레디가 합류한 건국대는 중위권의 다크호스다. 오랜 시간 골밑을 지켜준 주현우가 졸업했지만 걱정이 없는 이유다. 여기에 슈터 백지웅이 존재하고 정민수와 함께 앞선을 이끈 조환희가 있어 든든하다. 여기에 배성재, 최승빈 등 공격과 수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도 있다. 황준삼 감독은 “지난 시즌에 비해 백업 자원이 많이 생겼다. 프레디가 합류한 베스트 전력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고 박상우, 김도연, 김회준, 김준영 등이 벤치에서 큰 힘을 줄 수 있다. 핵심 포인트는 백지웅이다. 슈터로서 부상 없이 잘 뛴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프레디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3cm 장신인 그는 최부경의 시대 이후 리그 정상급 빅맨을 원했던 건국대의 바람을 한 번에 해결했다. 황준삼 감독도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미스 매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최승빈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높이 문제를 겪고 있던 우리에게는 확실한 정답이 될 선수라고 본다”라며 기대했다.

경희대의 경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지는 못하지만 올해 중위권에서 꼭 주목해야 할 팀 중 하나다. 일단 신입생 스카우트에서 나름 성공을 거뒀다. 단신 빅맨 지승준, 그리고 왼손 슈터 안세준과 우상현 등 포지션 밸런스를 높여줄 새 얼굴을 다수 품에 안았다. 김현국 감독은 “동계 훈련 때 우상현과 안세준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휴식 이후 다시 몸을 끌어올렸다. 다른 신입생들도 제 몫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조커 카드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전력도 큰 누수 없이 유지했다. 김동준의 공백은 크지만 박민채라는 확실한 대체 자원이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 최고의 빅맨 이사성이 존재한다. 그동안 몸 상태가 좋지 못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것이 김현국 감독의 설명. “이사성의 몸은 올해가 가장 좋다. 스스로 관리를 잘한다. 경희대의 성적은 곧 이사성의 활약과 큰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이사성이 잘해주면 상위권으로 갈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중위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김현국 감독의 말이다.

한 가지 우려는 클러치 상황에서 빅 샷을 터뜨릴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것. 김준환과 김동준이 떠난 이후 경희대는 자신들을 대표할 새 얼굴을 찾지 못했다. 김현국 감독도 “4학년들이 해줘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러나 다른 팀에 비해 우리의 에이스 파워는 조금 아쉽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좋은데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해 줄 선수를 찾는 게 시급하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중위권으로 꼽히는 마지막 후보 동국대는 사실 앞서 언급한 팀들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상 밀리는 편이다. 더군다나 김종호, 조우성, 정종현 등 졸업생 공백이 크다. 심지어 오프 시즌 역시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진 문제 및 부상자가 많았던 탓에 훈련량이 예상보다 적었다. 이호근 감독은 “걱정이 많다. 5대5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 직전에는 괜찮았으면 한다. 신입생들도 대부분 부상이다. 매우 아쉽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중심을 잡고 있는 선수는 있다. 바로 김승협과 이대균. 동국대의 실질적인 에이스 김승협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가드 중 한 명이다. 이대균은 높이가 낮은 동국대의 골밑을 지켜야 하는 수호신이다. 이호근 감독은 결국 스피드를 강조하는 농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승협과 이승훈, 박승재가 30분 이상 앞선에서 뛰어주는 농구를 해야 한다. 골밑은 이대균이 지킨다. 우리는 스피드가 생명인 팀이다. 속도전에서 밀리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 하위권 3약, 반전은 있을까
대학농구리그 출범과 동시에 명지대, 그리고 조선대는 항상 하위권에 맴돌았다. 여기에 상명대도 ‘헝그리 베스트5’를 연상케 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지난해부터는 가용 인원 부족, 졸업생 공백 등 다양한 문제로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다.

그동안 전력 추가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명대는 올해도 같은 노선을 밟았다. 고승진 감독이 바라던 선수들이 모두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새로 합류한 4명의 신입생들 중 즉시 전력감은 없다는 평가. 더불어 기존 전력에도 누수가 있어 올해 역시 약체로 볼 수 있다. 주득점원 역할을 해줬어야 할 최진혁과 김연성, 신규현이 유니폼을 벗었다. 대학리그 신인상 출신 김태호가 편입했지만 일단 3개월 동안은 코트를 밟을 수 없다.

고승진 감독은 “최진혁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선수들의 운동량을 늘리며 일단 준비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190cm가 넘는 선수가 없다. 신장이 작아 장신 선수가 많은 팀을 상대할 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3점슛이다. 들어가면 괜찮겠지만 안 들어가면 힘들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명지대와 조선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명지대는 고교 시절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이민철, 그리고 재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한 존 해리건이 합류했다. 내외곽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자원들이다. 특히 해리건은 198cm의 빅맨으로 명지대의 높이 고민을 한 번에 해결했다. 김태진 감독은 “일단 신입생들과 기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팀플레이, 그리고 기본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한정도와 소준혁은 물론 이민철과 해리건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조선대도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탄탄해졌다. 높이 보강으로 볼 때는 아쉬움이 있지만 1년 유급한 유창석과 에이스 최재우는 물론 신입생 이영웅의 가세는 의미가 있다. 강양현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부상자가 많아 뛸 수 있는 선수가 적었다. 올해는 다르다. 신입생도 많이 들어왔고 유창석까지 복귀했다. 김환의 기량도 좋아졌기 때문에 전보다는 나아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상명대와 함께 명지대, 그리고 조선대가 하위권 평가를 받는 건 여전하다. 간혹 명지대를 중위권 이상 전력으로 바라보는 관계자도 있으나 대부분 약체로 바라봤다. 과연 세간의 예상대로 이 3팀은 결국 하위권에 머무르게 될까. 아니면 중위권 팀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올라설까.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 예측 불가능한 여대부
현실적으로 여대부는 남대부와 달리 예측이 어렵다. 일단 훈련 환경이 원래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문제까지 겹쳐 크게 휘청였다. 또 부산대가 정상에서 내려온 후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시즌에 참가한 6개 팀이 올해에도 그대로 출전한다는 것. 일단 그림은 갖췄다.

지난 시즌 정상에 등극한 단국대는 오프 시즌 내내 코로나19 확진, 그리고 부상 문제로 정상 훈련 자체가 힘들었다. 김태유 감독은 정식 5대5 훈련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푸념했다. “10명으로 같이 운동한 적이 없다. 코로나19에 부상 재활 등 악재가 많다. 솔직히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지금은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즌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태유 감독은 “올해 4학년 4명 중 3명이 프로에 도전한다. 일단 가진 전력은 괜찮다. 다만 코로나19와 부상이 걸림돌이다. 윤지수와 박성은이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란다. 최대한 수비를 중심으로 손발을 맞춰갈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부산대도 마찬가지다. 박현은 코치는 “올해가 가장 힘들다. 코로나19에 부상 문제까지 있었다. 작년에 크게 다친 3명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다. 신입생까지 7명이 훈련했다”라고 걱정했다. 에이스 박인아는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이정은마저 재활 중이다. 결국 차선책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 박현은 코치는 “1학년들이 많은 기회를 얻을 것 같다. 이은수가 180cm가 넘는다. 부족한 게 많다. 일단 1학년 중에는 황채연이 베스트 멤버로 나선다. 4학년 박세림과 이경은이 중심을 잡아줬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수원대는 앞서 언급한 2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코로나19 폭풍을 피하지는 못해 2월 한 달간 휴식을 취했지만 증상은 가벼운 편이었다고 한다. 부상 문제도 크지 않다. 전력 누수가 거의 없어 올해는 지난해의 부진을 씻을 기회다. 장선형 감독은 “올해 선수들의 능력은 분명 출중하다. 기대가 된다. 졸업한 선수가 없고 지난해부터 손발을 맞춰 왔다. 신입생도 많이 들어왔다. 특히 이나라와 이다현은 빅맨이다. 고르게 기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과거 여대부를 지배했던 광주대는 어떨까. 선수단 전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휴식을 취했다. 후유증이 남아 있지만 일단 추가 확진에 대한 공포감은 없다. 국선경 감독은 “뛰는 농구를 하기 위해 훈련량이 많았다. 올해는 가용 인원이 많아 효과를 기대한다. 강유림이 졸업한 후 2년 동안 고학년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에이스 양지원도 출전 기회를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전력이 괜찮다. 특히 신입생들이 나쁘지 않다. 5명 중 3명이 즉시 전력감이다. 전성기 시절의 농구를 보여줄 수 있을 듯하다”라고 자신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주전 멤버들의 컨디션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 것.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선 이보다 더 큰 악재는 없다. 국선경 감독은 “며칠 남지 않았지만 최대한 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쉽지 않겠지만 모두가 같은 입장이다. 이겨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지난 시즌 승리가 없었던 전주비전대는 올해도 전패를 걱정해야 할 팔자다. 코로나19, 부상 등 당연한 이유가 아닌 또 다른 이유로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 전주비전대는 작년부터 농구 외적인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로 진출보다는 졸업 후 사회 진출을 위해 자격증 취득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자연스럽게 훈련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남궁정기 감독은 “현실적으로 여자 대학 선수가 프로 선수가 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또 된다 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더 적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격증 취득에 시간을 쏟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선 당연한 선택이라고 본다. 올해도 많이 깨질 것 같다. 승패보다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바라봤다.

올해로 2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 울산대는 4명의 신입생이 입학, 선수단이 총 10명으로 늘었다. 가용 인원이 적어 선수 교체조차 힘겨웠던 작년은 이제 잊어도 괜찮다. 코로나19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확진된 만큼 준비 기간은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전력 누수도 없다. 베스트 멤버는 작년과 다르지 않다. 김예나와 권나영이 중심을 잡을 예정이며 신입생 최승희는 새로운 흐름을 가져올 선수다.

김기정 감독은 “3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미리 지나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전력 누수는 없다. 지난해 베스트 전력을 올해까지 유지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은 처음인데 홈에서 치르는 경기가 기대된다. 새로운 목표도 있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들을 꺾고 싶다. 또 10년에 한 번 우승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취재 : 민준구, 김세린 기자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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