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휴스턴 로케츠가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로케츠는 2016-17시즌을 앞두고 마이크 댄토니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이어 라이언 앤더슨과 에릭 고든을 영입하며 팀 색깔을 확실히 했다. 

'모리볼'과 '댄토니볼'의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휴스턴은 현재 29승 9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3위이자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승률(76.3%)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휴스턴 돌풍의 맹점은 없을까. 로케츠 센세이션의 명과 암에 대해 짚어봤다.

★ 'MVP 0순위!' 제임스 하든 신드롬

휴스턴의 슈팅가드 제임스 하든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인트가드로 변신했다. 댄토니 농구의 시스템 아래, 하든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 하든은 평균 11.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는 지난 시즌보다 무려 4.4개가 늘어난 것이다. 

하든은 최근 16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동안 벌써 31번의 더블-더블을 작성,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하든은 총 23회의 더블-더블을 올렸다.

이번 시즌 하든은 무려 30차례나 10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2위 러셀 웨스트브룩보다도 10번이나 더 많은 횟수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활약이다.

심지어 리바운드도 늘었다. 지난 시즌 평균 6.1개로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운 하든은 이번 시즌 무려 8.2개를 따내고 있다. 덕분에 이번 시즌 벌써 9차례나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 이튿날 더 강하다

'백투백(Back-To-Back)' 경기는 이틀 연속으로 경기하는 것을 일컫는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조사에 따르면, 백투백 경기의 이튿날 승률은, 리그 전체 평균 5할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번 시즌 휴스턴은 백투백 이튿날 더 무시무시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튿날 9승 0패로, 100%의 승률을 올리는 중이다. 가히 기현상이라 부를 만하다.

1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은 뉴욕 닉스와 홈경기를 가졌다. 하루 전날 LA 클리퍼스와 붙었던 휴스턴은 이틀 연속 경기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홀로 53점 16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한 하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7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혈투 끝에 승리한 로케츠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에이스 하든 역시 14점 FG 33.3%(5/15) 3점슛 0%(0/8)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고른 분전 속에 승리했다.

 

★ 약팀에만 강하다

그런데 사실 휴스턴에게 좋은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휴스턴의 성적에는 약간의 거품이 끼어있다. 약팀에게는 압승을 거두지만, 강팀에게는 패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휴스턴은 5할 승률 미만 상대에게는 22승 1패를 기록,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반면 5할 승률 이상 팀에게는 7승 8패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휴스턴의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로케츠가 향후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물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1승을 따냈고, 샌안토니오에게도 한 번 이기기도 했다(시즌 전적 1승 2패). 하지만 아직 표본이 적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 명확한 인사이드 약점

그렇다면 휴스턴이 패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골밑 약점 때문이다. 휴스턴은 스몰라인업을 즐기는 댄토니 감독의 입맛대로 로스터를 구성했다. 필연적으로 인사이드가 약할 수밖에 없다.

사실 로케츠의 센터는 공격에서 할 일이 많지 않다. 그저 잘 달리고, 잘 받아먹으면 된다. 그보다는 수비에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휴스턴은 젊고 팔팔한 클린트 카펠라에게 모든 것을 맡겨왔다.

그런데 솔직히 카펠라 혼자서는 무리다. 이번 시즌 휴스턴에게 패배를 안긴 팀들을 잘 보자. 오클라호마시티, 토론토 랩터스, 유타 재즈, 샌안토니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모두 강력한 골밑을 구축한 팀들이다. 이들은 휴스턴의 인사이드를 집요하게 공략하며 승리를 쟁취해냈다.

최근에는 카펠라가 부상을 입었다. 카펠라의 역할은 몬트레즐 해럴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해럴(203cm)은 키가 너무 작다. 해럴 역시 잘해주고 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네네 힐라리오는 참 좋은 선수지만, 나이가 들어 활약이 한정적이다.

휴스턴 구단 역시 이러한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장신 센터 코스타 쿠포스(213cm) 영입 루머가 떠도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사이드 보강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 댄토니의 출사표

댄토니 감독은 2000년대 중반 피닉스 선즈를 이끌고 대혁명을 일으켰다. 스몰볼과 3점슛, 스페이싱, 픽앤롤 등을 강조한 화끈한 공격농구는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현대농구를 바꾼 이를 꼽을 때, 댄토니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대권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끝내 인사이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무너졌다. 정규리그에서는 통하고도 남았지만, 수비가 강조되고 느린 템포로 경기가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끝까지 살아남지 못했던 것이다.

휴스턴 역시 이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골밑 보강은 필수다. 당시 피닉스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실제로 당시 선즈 농구의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해 발전시킨 팀이 바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다. 이들은 앤드류 보거트라는 장신 빅맨과 다재다능한 빅맨 드레이먼드 그린을 통해 약점을 극복했다.

2016-17시즌 정규리그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못했다. 이제 막 중반부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시즌은 길다. 댄토니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의 종착역은 어디가 될 것인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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