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18일과 19일,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 64강전 경기가 일제히 진행됐다.

'광란(Madness)'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충격적인 업셋과 명승부가 쏟아졌다. 한국 선수로 역사상 세 번째로 NCAA 토너먼트에 출전한 이현중은 미시간 주립대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지금부터 NCAA 토너먼트 64강 경기에서 나온 핫이슈들을 주요 키워드와 함께 되짚어 보자.

FIRST BIG DANCE: 명암이 공존했던 이현중의 데뷔전

올해 NCAA 토너먼트는 한국 농구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데이비슨의 이현중이 한국인으로서 역대 세 번째로 '3월의 광란' 본선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데이비슨의 64강전 상대는 미시건 주립대였다.

미시건 주립대는 탐 이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1995년 이후 파이널 포(Final Four, 4강전을 의미)에만 8번 진출한 명문이다. 올해로 24년 연속 토너먼트에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는데, 이는 듀크의 24년 연속 진출과 함께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듀크의 연속 기록은 지난해로 끝이 났다. 한편 이 부문 역대 1위는 캔자스의 32년 연속, 2위는 노스캐롤라이나의 27년 연속이다. 둘 모두 현재 진행 중인 기록이다.)

미시건 주립대에 비해 데이비슨의 역사는 사실 초라한 편이다. 학교 역사상 단 한 번도 파이널 포 무대를 밟은 적이 없으며, 스테픈 커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한 적도 없다. 소속된 컨퍼런스의 역사와 경쟁력도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간 쌓은 업적만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맞대결로 봐도 이상하지 않은 매치업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전력. 데이비슨은 2000년대붜 비교적 꾸준히 NCAA 토너먼트 본선에 모습을 드러내며 대학농구 무대의 조용한 강자로 올라선 상황이었다. 심지어 밥 맥킬롭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기에, 두 학교의 이번 맞대결은 '명장 vs 명장'의 지략 싸움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이 맞대결에 대해서 업셋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단 결과는 미시건 주립대의 74-73 신승. 예상대로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고, 종료 5분여를 남기고 리드를 벌린 미시건주립대가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현중은 종료 0.5초를 남기고 터트린 추격 3점을 포함해 11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3점은 7개를 던져 3개 성공.

모두가 알다시피, 이현중에게 미시건 주립대와의 64강전은 NBA 드래프트 도전을 위한 쇼케이스 무대였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한 경기였다.

사실 슈터로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야투 11개를 던져 4개만 성공했고, 단기전에 걸맞은 과감함 슛 시도가 생각만큼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본인의 최대 강점인 농구 IQ와 올 시즌 들어 한층 성숙해진 수비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은 꽤나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이날 이현중은 상대의 집중 견제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동료들을 위한 공격 공간을 만들었다. 이현중에 대한 미시간 주립대의 철저한 맨 마킹(man marking)은 곧 루카 브라코비치를 비롯한 빅맨들의 페인트존 공격 공간 창출로 이어졌고, 결국 데이비슨은 이에 힘입어 미시간 주립대와 시소 게임을 펼칠 수 있었다. 이현중의 이날 경기력이 단순히 슛을 더 넣고 못 넣는 것으로만 평가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데이비슨의 선전엔 시종일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달고 다닌 이현중의 공로가 분명히 있었다.

수비에서도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좋은 신장을 활용해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트랜지션 득점을 혼자 저지하는가 하면, 베이스라인 앞에서 페인트존과 3점 라인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적극적인 컨테스트 수비로 팀 수비에 기여했다. 수비 리바운드 경합 시 박스아웃도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물론 직접 잡아낸 리바운드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NBA 트래킹 스탯처럼 박스아웃 횟수가 기록으로 제공된다면 이현중은 이 경기에서 꽤 높은 수치를 기록했을 것이 분명하다.

 

과제도 확인됐다. 몸싸움과 터프함을 보강하는 것이다.

이현중은 이날도 부지런한 오프 볼 무브로 페인트존으로 잘라 들어가거나 3점 라인을 돌아 움직이는 컷 동작을 만들어냈는데, 이때 상대 수비가 의도적으로 신체접촉을 통해 범핑(bunmping)을 시도하면 그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컷 타이밍이 흔들리거나 동선이 바뀌는 현상이 자주 벌어졌다. 오프 볼 무브 후 볼을 잡았을 때는 상대의 밀착 마크에 이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밀려나는 모습도 보였다.

이현중이 도전하는 NBA 무대의 수비수들의 수비 강도와 파워는 이날 이현중이 경험한 것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다. 자신이 가진 농구 IQ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이현중은 더 강하고 터프한 선수가 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경기로 이현중의 2022년 드래프트 지명 가능성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일단 앞으로 주가가 눈에 띄게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이현중은 몇몇 매체에서 NBA 드래프트 2라운드 중후반대 지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컨퍼런스 토너먼트와 이번 NCAA 토너먼트 64강전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 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빅 보드'에서 예상 지명 순위가 크게 오르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만 2라운드 지명의 경우 변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루키 스케일' 제도로 인해 지명 순위별로 연봉 규모와 계약 기간이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는 구단과 선수가 비교적 자유롭게 연봉과 계약 기간을 정할 수 있다.

또한 2라운드 지명은 1라운드에서 좋은 재능을 가진 유망주가 대부분 빠져나간 후 진행되기 때문에, 각 팀이 평소 조용히 눈여겨봐왔던 선수가 깜짝 지명되거나 비장의 픽이 행사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행히 이현중은 그동안 평범한 슈터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

슛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지능적인 오프 볼 무브와 스크린 활용 능력, 높은 농구 IQ를 동반한 패싱 게임은 이현중이 가진 독특한 강점이었다. NBA 스카우터들과 구단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디 애슬레틱'의 샘 베시니를 비롯한 주요 드래프트 전문 기자들이 주목한 부분도 이런 부분이었다.

때문에 드래프트 당일에는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드래프트에 참가한다는 전제 하에) 설사 드래프트에서 쓴맛을 보더라도 서머리그와 G리그라는 기회가 남아 있다.

이현중의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던컨 로빈슨(마이애미)은 G리그에서만 2년을 보내며 약점을 보강한 후 NBA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토론토의 프레드 밴블릿은 언드래프티로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 역시 언드래프티로 커리어를 시작해 NBA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이현중이 이들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아직 실패를 입에 담을 시기는 절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현중에게는 너무 많은 시간과 기회가 남아 있다. 이현중의 도전에 대해 벌써부터 부정적인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는 이유다.

 

AMAZING UPSETS: 전국을 뒤흔든 업셋

NCAA 토너먼트의 최대 묘미는 바로 업셋이다. 단판제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매년 놀라운 이변이 속출해 팬들을 즐겁게 한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켄터키가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동부지구 2번 시드 켄터키를 64강전에서 잡아낸 학교는 15번 시드 세인트 피터스 대학. 올해를 포함해 통산 NCAA 토너먼트 진출 횟수가 4차례 밖에 되지 않는 무명 중의 무명이다.

하지만 세인트 피터스는 11년 만에 나선 '3월의 광란' 무대에서 거함 켄터키를 연장 혈투 끝에 85-79로 무너뜨리는 역사적인 이변을 연출하며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켄터키 팬들로서는 충격을 금할 수 없는 탈락이다.

켄터키를 이끄는 감독, 존 칼리파리는 1988년 대학 무대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단 한 번도 NCAA 토너먼트 64강전에서 패한 적이 없는 지도자였다. 지도력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있어도 토너먼트에서는 쉽사리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 전까지 칼리파리가 이끄는 학교의 최단 기간 '3월의 광란' 탈락은 2004년 멤피스 대학의 32강전 탈락이었다.(오클라호마 주립대에 53-70으로 패배)

하지만 무명 세인트 피터스가 칼리파리 감독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안기면서 수많은 농구 팬들의 브라켓(bracket, 토너먼트 결과 예상지)은 휴지 조각이 됐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켄터키와 세인트 피터스의 64강전 이후 살아남은 브라켓은 전체의 1.76%라고 한다. ESPN은 켄터키의 조기 탈락으로 1,700만개가 넘는 브라켓의 예상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ESPN은 총 54명의 전문 패널 중 무려 37명이 켄터키의 파이널 포 진출을 예상했을 정도로 켄터키의 올 시즌 전력을 높게 평가한 매체였다. 37명 중에는 켄터키의 우승을 점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64강전에서 나온 타이타이 워싱턴(야투 2/10)과 이현중의 전 동료 켈란 그레이디(야투 1/9)의 동반 부진 등이 겹치면서 켄터키의 시즌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존 칼리파리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충격적인 패배를 목격한 팬들에게 미안해하는 모습이었다.

칼리파리는 "우리 팀 팬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아마 팬들도 이번 결과에 대해 선수들과 나만큼 충격받았을 것이고 어쩔 줄 몰라했을 것이다.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게 너무나 싫다. 그동안 팬들께 큰 즐거움을 드렸던 팀의 시즌이 이렇게 끝났다는 게 정말 싫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충격적인 업셋은 있었다.

남부지구에서는 11번 시드 미시건 대학이 6번 시드 콜로라도 주립대를 1라운드에서 꺾었다.

미시건 대학은 주완 하워드 감독의 폭력 사건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팀이었다. NBA 선수와 코치로도 국내 팬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하워드 감독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있었던 위스콘신과의 경기 직후 상대팀 코칭스태프와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창피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하워드는 결국 잔여 정규시즌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컨퍼런스 토너먼트 시작에 맞춰서야 벤치로 복귀할 수 있었다. 다행히 미시건이 NCAA 토너먼트 1라운드부터 업셋을 일으키며 이번엔 긍정적인 의미로 대학 농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현중의 데이비슨을 A-10 컨퍼런트 토너먼트 결승에서 꺾었던 리치몬드는 64강에서 5번 시드 아이오와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앞서 언급한 세인트 피터스가 아니었다면 64강전에서 최고의 신데렐라는 아마 리치몬드가 됐을 것이다.

중서부 지구 11번 시드 아이오와 주립대는 감독 없이 '3월의 광란'에 나선 6번 시드 루이지애나 주립대를 눌렀다. 

서부지구에서는 11번 시드 노트르담이 6번 시드 알라바마를, 12번 시드 뉴멕시코 주립대가 5번 시드 코네티컷을 꺾는 이변이 동시에 벌어졌다.

*64강에서 벌어진 주요 업셋(괄호 안은 배정 지구와 시드 번호)*
뉴멕시코(서부 12) 70-63 코네티컷(서부 5)
노트르담(서부 11) 78-64 알라바마(서부 6)
미시건(남부 11) 75-63 콜로라도 주립(남부 6)
세인트피터스(동부 15) 85-79 켄터키(동부 2)
아이오와 주립(중서부 11) 59-54 루이지애나 주립(중서부 6)
리치몬드(중서부 12) 67-63 아이오와(중서부 5)

 

TOP PROSPECTS: 드래프트 최대어들의 활약

NBA 팬들에게 '3월의 광란'은 예비 NBA 스타들의 플레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올해도 쳇 홈그렌(곤자가), 자바리 스미스(어번), 파울로 반케로(듀크), 제이든 아이비(퍼듀), 제일런 듀런(멤피스) 등 주요 상위 지명 후보들이 일제히 64강전 경기에 출전했고 저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먼저 곤자가의 빅맨 쳇 홈그렌은 조지아 주립대를 상대로 19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 7블록슛을 기록하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홈그렌은 213cm의 신장에 229cm의 윙스팬을 가진 빅맨. 마른 몸 때문에 NBA에서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정규시즌에 평균 3.5블록슛을 기록한 NCAA 역대 7번째 신입생으로 이름을 올리며 림 프로텍팅 능력만큼은 확실히 공인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조지아 주립대전에서 홈그렌은 7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큰 무대에서 특유의 압도적인 수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림의 좌우 지역을 오가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가드와 뒷공간의 커터(cutter)의 슛을 모두 저지하는 충격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공격에서도 마른 몸에 걸맞지 않은 강한 스크린에 이은 림 어택, 공격 리바운드 생산 이후의 풋백 득점을 보여줬다.

대학 무대에서 경기당 3점 성공 1.4개, 3점슛 성공률 41.2%를 기록한 홈그렌은 공수를 모두 갖춘 제2의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로 불린다. 일단 64강전에서 펼친 활약은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었다.

NCAA 정규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급부상한 어번 대학의 자바리 스미스도 성공적인 '빅 댄스' 데뷔전을 치렀다. 스미스는 잭슨빌 주립대와의 경기에서 20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3점슛 4방을 기록하며 팀의 19점 차 완승을 이끌었다.

208cm의 스미스는 마이클 포터 주니어, 라샤드 루이스와 비교될 정도로 점프슛 능력이 탁월한 장신 포워드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222cm에 달하는 긴 윙스팬을 활용한 수비력도 좋아 ESPN에서는 스미스를 두고 카와이 레너드와 비교하기도 했다.

스미스의 아버지 자바리 스미스 시니어는 과거 새크라멘토, 필라델피아, 뉴저지(현 브루클린)에서 네 시즌을 뛰었던 전 NBA 선수이기도 하다. 2001년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 콰미 브라운과도 사촌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스미스 주니어가 '3월의 광란'과 NBA 드래프트에서 잇따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퍼듀 대학의 제이든 아이비(193cm, 가드)는 22점 4리바운드를, 멤피스 대학의 제일런 듀런(211cm, 포워드)는 10점 11리바운드를 각각 64강전에서 기록하며 역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아이비는 디존테 머레이(샌안토니오), 제일런 그린(휴스턴)과 비교되는 에너지 넘치는 장신 가드 유망주이며, 페니 하더웨이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듀런은 탁월한 리바운드 능력을 가진 빅맨 유망주다. 특히 듀런의 윙스팬은 229c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시즌부터 이미 전국구 스타였던 듀크 대학의 파울로 반케로(208cm, 포워드)도 64강전에서 17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3점슛 2개를 기록하는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1대1 공격력과 점프슛 능력을 겸비한 반케로는 줄리어스 랜들, 블레이크 그리핀과 자주 비교돼 왔다. 64강전에서도 반케로는 포스트업, 페이스업, 코너 3점 생산, 풋백 득점 등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생산하며 '역시'라는 평가를 자아냈다. 다만 최근에는 드래프트 예상에서 주가가 살짝 떨어지며 쳇 홈그렌, 자바리 스미스는 물론 제이든 아이비에게도 밀리는 모습이 있었는데, '3월의 광란'을 통해 주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HISTORICAL MATCH: 역사적 만남

64강 토너먼트를 통해 32강에서 역사적인 매치업이 하나 성사됐다. 바로 듀크와 미시건 주립대의 맞대결이다.

미시건 주립대의 64강전 승리는 데이비슨과 이현중의 선전을 바라고 있던 한국 농구 팬들에겐 속쓰린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듀크와 미시건 주립대가 32강에서 만나게 됐으니 대회 전체적으로 보면 흥행에 훨씬 더 이득이 되는 결과였다고도 볼 수 있다.

듀크와 미시건 주립대의 맞대결이 전미 농구 팬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두 팀의 감독이 대학농구 역사에 남을 명장이기 때문이다.

듀크의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은 국내에서도 미국 농구 대표팀의 연속 금메달을 이끈 감독으로 잘 알려진 명장 중의 명장이다. 슈셉스키는 1980년부터 듀크 대학의 감독을 맡아왔고, NCAA 토너먼트 통산 성적이 98승 30패로 현역 감독 중 이 부문 승률 1위(76.6%)에 올라 있다. NCAA 토너먼트 우승 경험도 5번에 달한다.

미시건 주립대의 탐 이조 감독 역시 만만치 않다. 1983년부터 미시건 주립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1995년 감독으로서 지휘봉을 잡은 탐 이조는 '3월의 광란' 통산 승률이 71.6%(53승 21패)에 육박한다. 이는 현역 감독 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마이크 슈셉스키와 탐 이조 모두 소속 학교를 24년 연속으로 NCAA 토너먼트에 진출시킨 감독이다. 두 감독이 NCAA 토너먼트에서 거둔 승수만 도합 151승에 육박하니, 이만큼 역사적인 맞대결이 또 있을까 싶다.

슈셉스키와 이조는 통산 15번의 맞대결을 가졌는데, 사실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슈셉스키가 12승 3패로 이조를 압도했다.

하지만 '3월의 광란'만 놓고 보면 상대전적은 팽팽하다. 슈셉스키가 3승 2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 토너먼트 맞대결이 열렸던 2019년에는 이조가 이끄는 미시건 주립대가 듀크를 8강에서 잡아내기도 했다. 당시 듀크는 자이언 윌리엄슨, RJ 배럿 등 대학 무대 최고의 스타들이 즐비한 팀이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기에, 한국시간으로 21일에 열리는 탐 이조 감독과의 정면 대결은 더욱 특별한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탐 이조 감독은 듀크와의 32강전이 열리는 날에 대해 "대학 농구에 멋진 날(a great day for college basketball)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조 감독은 "듀크가 지난 30년 동안 전미에서 가장 강하고 꾸준한 팀이었음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NBA 팬들이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를 언급하는 것처럼 어쩌면 대학농구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꼽힐지도 모르는 팀과 다시 한 번 맞붙을 기회를 얻었다. 적어도 코치의 세계에서 듀크는 고트(GOAT)로 꼽힐 수 있는 팀이다. 이런 평가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명백히 쟁취한 것"이라고 했다.

위대한 명장 마이크 슈셉스키와 탐 이조 감독의 마지막 정면승부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까. 대학 농구 팬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매치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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