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내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고 싶다.

 

송도고등학교 이주석
송도고등학교 이주석

운동선수에게 재활의 시간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의 시간이다. 하지만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이주석은 영종도에 있는 작은 클럽에서 농구를 하다가 송도중학교 출신 원장의 추천으로 송도중에서 엘리트 선수를 시작했다.

늦은 나이인 중학교 3학년에 농구를 시작하면서 매일 매일이 낯설었지만 김광은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서서히 적응해나갔다. 고등부 진학을 앞두고 새로운 환경에 농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안양고등학교를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수였다. 송도 특유의 개인기 위주의 농구가 아닌 패턴과 조직력에 기초한 농구는 구력이 짧은 이주석에게 어려웠다. 설상가상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수술까지 더해지면서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용기를 내어 송도고등학교 최호 코치를 찾아가 상담을 했고 다시금 송도의 농구로 회귀를 결정했다.

이주석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개인 기량에 중점을 두고 성장하는 농구를 하다가 패턴 농구를 하려니 적응이 안됐다. 주변의 권유로 최호 코치님을 찾아뵙고 고민을 이야기드렸고 감사하게 송도고등학교 전학을 허락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학생 출전 제한 규정으로 인해 고등부에서 정식 대회 출전은 한 번에 그쳐 2022년 시즌이 나를 보여줄 본격적인 시즌이다. 남들보다 늦은 시기에 엘리트 농구를 시작해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실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끌고 왔다. 전학생 규정과 재활로 인해 코트에 설 시간이 없었다. 수비도 너무 어렵고 기본적인 로테이션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었다. 그 시기에 최호 코치님과 상담하면서 마음을 잡았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기엔 걱정하실까 두려웠던 부분까지 상담을 해주셨다.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재활할 때는 재활에만 집중하는 걸 조언하고 싶다. 운동을 못하는 상황이 걱정되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에 집중하는 곳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본인의 단점으로는 지구력과 마인드 컨트롤을 꼽았다.

이주석은 “지구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다. 코트에서 조급함 때문인지 감정 컨트롤이 부족하다. 효율적인 드리블을 해야 했는데 보여주기 위한 드리블만 해왔던 것이 아쉽다. 말을 하고 보니 부족한 것 투성이다”고 답했다.

이주석의 어머니 최정아 씨는 아들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많은 마음 고생을 했다.

최 씨는 "늦은 나이에 농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쉽지 않은 길이라 판단해 유급하는 기간에 그만뒀으면 하는 속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걱정에서 응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영종도에서 송도중까지 등굣길이 2시간 거리여서 힘든 상황이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극복하는 모습과 힘든 운동 스케줄을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결정을 책임을 질 수 있는 아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주석이도 처음 운동선수를 시작하는 마당에 부모까지 초보여서 걱정이 있었지만 다른 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주석이와 같이 배우고 헤쳐나간다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부모로서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포기하지 말고 힘을 냈으면 한다. 엄마도 많이 노력할게. 파이팅 아들”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옆에서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있던 이주석은 "어머니의 마음을 자세히 들은 건 처음이다. 응원해주시는 마음 이상으로 힘을 내겠다. 감사한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더군다나 코치님께서 주장을 맡겨주셨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라고 고등부 마지막 시즌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

사진 : 노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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