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2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2일(한국시간)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시즌 NBA 정규리그 휴스턴 로케츠와의 홈경기에서 127-132로 패배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12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휴스턴은 골든스테이트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휴스턴은 2대2 게임 비중이 높은 팀. 스크린 플레이를 통해 상대의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하는 장면을 보였다. 특히 하든이 자신의 수비수로 스테픈 커리를 고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장면은 예전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6 파이널 당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커리의 수비 약점을 파고들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이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해 커리와의 매치업을 만들었다. 커리는 수비에서 힘을 쏟자 공격에서 밸런스를 잃었고, 전체적인 생산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와 커리의 대응은 2016 파이널 당시보다 나아졌다. 두 가지 방법으로 수비 약점을 극복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스위치 디펜스
4쿼터 종료 30초여, 111-111로 팽팽한 균형을 맞춘 상황에서 휴스턴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하든이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왔다. 그의 수비수는 안드레 이궈달라. 하든은 2대2 게임을 위해 스크리너 샘 데커를 불렀다. 그의 수비수는 아이러니하게 커리였다. 데커와 커리는 신장 7cm, 체중 18kg 차이가 난다. 당연히 미스매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의도적인 부분이었다.
O1(제임스 하든)이 O3(샘 데커)의 스크린을 받아 움직인다. 이때 왼쪽 45도에 있던 X2(클레이 탐슨)가 기습적으로 O1(제임스 하든)에게 붙는다. 순간적으로 X2(클레이 탐슨)와 X3(안드레 이궈달라)가 볼 핸들러를 압박하게 된 상황. 동시에 X1(스테픈 커리)는 O2(에릭 고든)에 붙는다. 픽-앤-롤을 펼치려던 O1(제임스 하든)은 O3(샘 데커)에게 패스할 수 없자 O2(에릭 고든)에게 공을 패스했다. 이후 X2(클레이 탐슨)는 O3(샘 데커)를 막게 되었다.
경기 화면을 보면 커리가 탐슨에게 손짓을 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붙어 하든을 압박하고 이후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자는 의도였다. 이를 통해 데커의 수비수로 커리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탐슨이 나설 수 있었다.
헷지 디펜스
헷지 디펜스는 2대2 게임 상황에서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이다. 순간적으로 두 명의 수비수가 붙어 공격 대신 패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공격 능력이 뛰어난 볼 핸들러를 막기 위한 전술이다.
지난 2016 파이널로 거슬러 올라가자. 당시 르브론은 어빙의 스크린을 받아 커리와의 스위치 디펜스 상황을 유도했다. 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커리는 몸부림쳤으나 이내 실패하고 말았다. 이날은 달랐다. 스위치 디펜스 상황을 만들기 전, 커리는 강하게 헷지 디펜스를 펼친 이후 자신의 수비수로 돌아갔다.
O3(샘 데커)가 O1(제임스 하든)에게 스크린을 시도하기 위해 나온다. 이때 X1(스테픈 커리)는 스크린과 비슷한 타이밍에 O1(제임스 하든)의 이동 경로를 방해한다. 왼손잡이인 하든의 왼쪽 경로를 차단, 그의 움직임을 일차적으로 막은 것.
O1(제임스 하든)이 순간적으로 오픈 기회를 맞이한 O3(샘 데커)를 확인한다. O1(제임스 하든)이 패스할 때 X3(안드레 이궈달라)가 패스 경로에 서서 방해한다. 이때 X1(스테픈 커리)이 자신의 수비수로 돌아온다.
커리는 그동안 헷지 디펜스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헷지 디펜스는 빅맨이 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나 이날은 단단한 수비력으로 휴스턴의 2대2 게임을 어느 정도 막아냈다. 실제로 ESPN의 이탄 스트라우스 기자는 "커리의 헷지 디펜스를 봐라. 지난 2016 파이널 당시 르브론에게 펼쳤어야 했다"며 수비를 극찬하기도 했다.
커리는 지난 파이널에서 여러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수비 문제가 두드러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와 커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시즌의 아픔을 씻을 수 있을까. 이들의 경기력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 제공 = 언더아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