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혁 기자] 앤써니 데이비스가 레이커스를 구했다.

LA 레이커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20-2021 NBA 정규시즌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에서 123-110으로 승리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의 부상이 겹치며 서부 7위까지 추락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버텼지만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날도 레이커스의 경기 전망은 밝지 못했다. 르브론(발목)과 데니스 슈로더(코로나 프로토콜)의 결장이 계속됐고 상대인 서부 2위 피닉스는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앤써니 데이비스가 수호신으로 나섰다. 포틀랜드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36점을 쏟아냈던 데이비스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41분을 소화하는 투혼을 불사른 데이비스는 42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르브론과 슈로더의 결장으로 역할이 늘어난 데이비스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17개의 자유투를 얻어 15개를 성공했으며 점퍼 감각도 나쁘지 않았다. 승부처인 4쿼터엔 야투 감각이 떨어졌지만 자유투와 허슬 플레이로 팀에 기여했다. 특히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몸을 날려 따낸 공격 리바운드는 동료들의 환호를 불러냈다.

데이비스의 영향력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데이비스는 경기 내내 상대 볼 핸들러인 크리스 폴과 데빈 부커를 강하게 압박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레이커스의 끈끈한 수비에 막힌 폴은 5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부진했고 부커도 야투율 35.7%(5/14)에 그쳤다. 신이 난 데이비스는 종료 직전 크라우더의 3점슛 시도를 블록하기도 했다.

데이비스는 아킬레스건 부상을 털고 2달 만에 복귀했으나 첫 8경기에서 평균 16.0점 야투율 42.7%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러면서 데이비스의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르브론 없이 데이비스가 홀로 승리를 이끌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최근 2경기에서 평균 39.0점을 폭격하며 완벽하게 살아났다. 팀의 위기가 그의 승부사 기질을 끌어낸 셈. 데이비스가 이런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레이커스는 충분히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다.

데이비스는 "점점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고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제이) 크라우더를 블록하면서 내가 기량을 되찾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르브론의 상태에 대해선 "오늘 (르브론) 제임스를 봤는데, 그는 괜찮을 것이다"고 답했다.

데이비스의 활약으로 한숨 돌린 레이커스는 6위 포틀랜드를 1.0경기 차로 추격했다. 과연 데이비스가 12일 뉴욕전에서도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까?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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