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말년에 외곽슈터 변신?"

시카고 불스의 드웨인 웨이드(34, 193cm)는 과연 3점슛을 장착할 수 있을까.


새로운 환경

웨이드는 올여름 시카고와 2년간 4,7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두 번째 해에는 선수옵션이 걸려있어, 사실상 1+1 계약이다. 이에 따라 웨이드는 선수인생에 큰 변화를 맡게 되었다. 고향팀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시카고는 데릭 로즈(뉴욕 닉스로 트레이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라존 론도를 영입(2년간 2,800만 달러)했다. 이에 따라 론도, 웨이드, 지미 버틀러로 이어지는 백코트 라인업이 형성됐다.

문제는 세 선수 모두 외곽슛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모두 공을 들고 뛰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역할도 겹칠 수 있다. 이 경우, 세 선수가 함께 뛸 때 코트 위에서 공간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들이 3점슛 능력을 향상시키는 수밖에 없다. 공을 들고 있지 않은 선수는 위크사이드로 빠져 3점슛 기회를 엿봐야 한다. 그래야 팀 공격이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

웨이드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는 28일(한국시간) 『The Athletic』과의 인터뷰에서 "내게 오픈 3점슛 기회가 많이 날 것이다. 내게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웨이드의 3점슛 능력은?

그렇다면 웨이드는 과연 3점슈터로 변신할 수 있을까? 먼저 그의 3점슛 관련 기록을 살펴보자.


정규리그 3점슛

통산 성공률 28.4%
2015-16시즌 15.9%
커리어-하이 31.7%(2008-09시즌)


한 눈에 봐도 대단히 형편없음을 알 수 있다. 13년의 프로생활 동안 3점슛 성공률이 3할을 넘은 것은 네 시즌에 불과했다. 많이 시도하지도 않을뿐더러, 성공률도 매우 저조한 편이다.

전성기 시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막강한 돌파 실력만으로도 득점왕을 차지하고, 리그를 호령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 하지만 노쇠화가 시작되면서 그의 공격력도 녹슬었다. 외곽슛이 없기 때문에 수비수 입장에서는 돌파만 견제하면 된다.


플레이오프 3점슛

통산 성공률 34.2%
2009 플레이오프 36.0%
2010 플레이오프 40.5%
2016 플레이오프 52.2%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웨이드는 플레이오프 통산 166경기에 출전해 34.2%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 11번의 플레이오프 진출 경험 중 6회나 3점슛 성공률 3할 이상을 올렸다.

2010 플레이오프에서는 경기당 7.4개의 3점슛을 던져 3.0개(40.5%)를 넣는 등 양과 질을 모두 만족시켰다. 2016 플레이오프에서는 23개의 3점슛 중 12개(52.2%)나 넣기도 했다.

이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 덕분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 들어서면 엄청난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복이 심하기는 하지만 웨이드의 3점슛 능력을 아예 무시하기는 어렵다.

달리 말하면, 집중력만 개선한다면 충분히 3점슛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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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나이키, NBA 미디어 센트럴

말년에 3점슛 장착, 가능할까?

그런데 선수생활 말년에 갑자기 좋은 슈터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보통 슈팅력이 좋은 선수들은 선수생활 초기부터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제이슨 키드와 리차드 제퍼슨은 경험이 쌓일수록 3점슛 능력도 정교해진 케이스다.

키드는 데뷔 이후 첫 13년 동안 3점슛 성공률 33.3%에 그쳤으나, 마지막 6시즌 동안 37.8%를 기록했다. 공격을 A부터 Z까지 주도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롤 플레이어화 되면서 오픈 슈팅 능력을 키운 덕분이었다.

제퍼슨은 신인이었던 2001-02시즌부터 첫 7시즌 동안 3점슛 성공률 33.8%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외곽슛에 눈을 떴다. 2008-09시즌을 시작으로 2015-16시즌까지 8년간 무려 3점슛 성공률 40.0%를 기록 중이다. 커리어 전반기와 후반기에 완전히 다른 외곽슛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웨이드는 이제 본인의 새로운 역할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중이다. 과연 그는 3점슛을 장착할 수 있을까. 선수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든 웨이드의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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