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고민했던 걸 감독님이 다 알려주고 계세요."

장재석이 달라졌다. 울산 현대모비스 장재석은 2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20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현대모비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20점은 장재석 본인의 커리어 3위 기록이다. 장재석은 데뷔 후 총 네 차례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중 한 번이 26일 경기에서 나왔다.

*장재석 커리어 20득점 경기*
2016년 1월 26일, vs KT: 23점 9리바운드 2스틸 3블록슛
2013년 12월 31일, vs 현대모비스: 21점 8리바운드 1스틸 3블록슛
2021년 1월 26일, vs KT: 20점 4리바운드
2014년 12월 21일, vs KGC: 20점 10리바운드 1블록슛

후반기 들어 연일 맹폭을 이어가고 있는 장재석이다. 장재석은 후반기에 치른 3경기에서 평균 16.3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삼성전에서 14점, 두 번째 경기였던 오리온전에서 15점으로 맹활약했던 장재석은 KT전에서 20점을 쏟아 부으며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재석은 올 시즌 KBL 최다 득점을 쏟아 부은 숀 롱(43점)과 함께 KT 골밑을 공략하며 팀 7연승을 견인했다. 7연승은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이다.

고무적인 것은 후반기의 득점 장면들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난이도가 있다는 것. 피벗 플레이로 수비수를 농락하는 경우도 많고, 빅맨으로서 직접 볼을 핸들링하며 속공을 마무리하는 장면도 있었다. KT전에서는 절묘한 스핀 무브로 경기 막판 쐐기 득점을 성공했다. 세련미를 더한 장재석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후반기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장재석은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의 코칭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모비스에 와서 감독님이 저한테 해주시는 얘기들이 사실 제가 농구를 시작한 뒤로 어릴 때부터 고민했던 것들이에요."

"예를 들어서 삼성전에서는 턴어라운드 동작으로 득점한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제가 이전까지는 턴어라운드 동작을 할 때마다 몸에 엄청 힘을 주고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잘 안 됐죠. 그런데 삼성전 하루 전날에 감독님이 훈련 중에 턴어라운드 동작을 하는 저를 보시더니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몸에 오히려 힘을 빼고 자세만 낮춰보라고요. 그러면 훨씬 더 잘 들어갈 거라고요."

"삼성전에 뛰면서 감독님의 그 말씀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턴어라운드 동작을 하면서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그대로 했는데 득점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감독님의 그런 조언이 후반기 들어서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요."

골밑에서 마무리도 간결해졌다. 사실 장재석은 그동안 골밑에서 너무 많은 펌프 페이크를 하는 선수로도 유명했다. 성공할 때는 절묘한 득점으로 이어질 때도 있었지만, 그런 습관이 오히려 골밑 마무리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장재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장재석이 페인트존에서 연달아 펌프페이크를 2-3번씩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훨씬 간결해졌다. 보다 빠르고 과감한 마무리 동작으로 수비의 블록 타이밍을 뺏는다. KT전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

이것 역시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의 조언이 도움이 된 부분이다.

장재석은 "감독님이 훈련하시면서 꾸준히 얘기하신 게 있다. 골밑에 있을 때 불필요한 드리블을 하지 말고 바로 슛을 시도하라는 것이었다. 성준모 코치님이나 아이라 클라크 코치님도 골밑에서 슛을 주저하지 말고, 한 스텝에 바로 득점을 시도하라고 하셨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도 후반기 장재석의 경기력에 대해 고무적으로 여기고 있다. 26일 KT전 승리 후 유 감독은 "장재석의 활약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지금 잘 되고 있는 게 버논 맥클린이 코트에 들어왔을 때도 득점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맥클린이 투입될 때마다 재석이도 함께 투입한다. 그때마다 재석이가 득점에 가세해주고 있다. (라인업과 외국선수진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장재석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