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배승열 기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신한은행 선수단을 아끼는 구나단 코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WKBL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청주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퓨처스리그를 개최했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이혜미를 중심으로 최지선, 고나연, 이재원 그리고 두 신인 선수 이다연, 백채연 등 총 6명의 선수로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19일, 신한은행은 부산 BNK 썸과의 대회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경기는 종료 직전까지 알 수 없었다. 경기 종료 6초를 남기고 신한은행은 69-70의 열세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을 준비했지만 아쉽게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신한은행은 이번 퓨처스리그를 1승 3패, 5위로 마감했다.

대회 기간 벤치를 이끈 구나단 코치는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센터를 보던 (김)하나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결국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이 아닌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키로 자기보다 큰 선수를 상대했다. 이런 점을 어린 선수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나란히 신장 175cm인 포워드 최지선과 이다연이 퓨처스 4경기에서 골밑을 지켰다.

구나단 코치는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의 승패보다 대회를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고 성장하고 배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받아드리며 경기가 끝날 때마다 경기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점을 물어보며 조언을 구하더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선수들의 태도에 구나단 코치는 만족감을 보였다. 지난 2019년 4월, 구나단 코치는 새롭게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구나단 코치는 "처음 신한은행에 오고 훈련을 하는데 선수가 없었다. 이후 여기저기서 선수를 수급했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농구는 약속된 패턴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코트 위에서 5명의 선수가 서로의 장단점을 채워줘야 하는데 서로를 모르다 보니 그런 것을 전혀 할 수 없었다"며 "다시 팀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을 했다. 팀 프렌차이즈 스타 (김)단비로 그 역할을 잘해줬다. 그러면서 점차 팀이 하나가 되고 프로 의식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이 생기고 있다"고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수련 선수에서 정식 계약에 성공한 이재원(170cm. G)을 언급했다. 숙명여고를 졸업한 이재원은 2018-2019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이재원에게 수련선수로 기회를 제공했고 지난 5월 정식으로 계약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했다.

이재원은 이번 퓨처스리그 4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15.5점 7.8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구나단 코치는 "수련선수는 어쩌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수다. 관심도 적다. 그런 상황에서 힘들게 운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재원이는 꾸준히 성장했다. 재원이뿐 아니라 (김)아름이, (유)승희 등 부상에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과 신인 선수 구분 없이 모두가 '간절함'으로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난해와 달라진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책임감이 선수들을 달라지게 했다. 신한은행은 체육관, 코트 안에서만큼은 농구 선수로서의 진지함과 책임감을 강조한다. 하지만 체육관 밖에서는 선수 이전의 개인의 삶을 자유롭게 보장한다. 선수들이 프로의 책임감을 보여준다면 신한은행 감독과 코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구나단 코치는 "프로 같은 팀이 되자고 선수들한테 말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준다면 이후의 삶은 터치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 기간에도 선수들이 찾아와 숙소 내에서 타 팀 선수와 만나서 이야기해도 되느냐고 하더라. 고교, 대학 선수도 아니고 프로 선수인데 선후배끼리 만나서 커피 한 잔은 마실 수 있다고 그런 건 눈치를 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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