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KBL이 이벤트성 대회로 준비한 서머매치. 지난 시즌 조기 종료의 아쉬움을 달래고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는 의도와는 달리 라건아의 출전 불가와 관련한 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뜨겁다. 

이번 서머매치에 참여하는 것은 총 4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순위를 기준으로 상위 4팀이었던 DB, SK, KGC, KCC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자웅을 겨룬다. 

KBL은 이번 대회에 '국내 선수만 참가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KCC의 라건아는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서 논란이 일었다. 라건아의 출전을 금지한 KBL의 결정이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용을 따져볼 때, 이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라건아가 귀화를 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자임은 분명하지만, KBL 규정 하에서는 외국 선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라건아의 연봉은 국내 선수 샐러리캡에서 제외되며 외국 선수 샐러리캡에 포함시킨다. 라건아의 특별 귀화시 적용된 특별 규정이며, 이는 KBL과 모든 구단들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확정한 사안이다. 

KBL이 라건아의 출전을 막은 것은 차별이 아닌 지극히 당연한 조치다. 오히려 라건아의 출전을 허용했다면 이는 오히려 다른 외국 선수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 

나카무라 타이치(DB)와의 비교 역시 무리가 있다. 

타이치는 DB가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해 영입한 선수다. KBL 규정상 아시아쿼터제로 영입한 선수는 국내 선수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 연봉 샐러리캡도 국내 선수 범위에 포함되며, 외국 선수 보유수에도 제외된다. 외국인이지만, 국내 선수와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 것이다.

‘외국 선수는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제한 조건에,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선수는 ‘외국 선수’로 분류되어 출전이 불가능하고, 외국인인 선수는 ‘국내 선수’와 같은 조건을 인정받아 뛸 수 있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라건아의 특별귀화, 아시아쿼터제의 도입 당시 협의를 통해 결정된 선수 자격 규정이 적법하게 적용된 것이기에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KBL과 구단의 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KCC는 KBL이 발표하기 전까지 라건아의 출전 불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건아가 외국 선수로 분류되어 있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는 KCC는 다른 참가팀들과 협의를 통해 라건아의 출전 여부를 타진하고 있었다.

또한 이번 대회의 성격을 감안하자면 라건아의 출전을 굳이 막아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대회는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취지는 결국 팬들에게 지난 시즌 조기 종료의 아쉬움을 달래고, 볼거리를 제공하며, 10월 개막하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라건아의 출전 여부는 참가팀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두어도 되지 않았을까? 

팬들을 위해 기획된 프리시즌 이벤트가 개최 의도와 달리 시작도 하기 전에 구설에 오른 점은 여로 모로 안타깝다.

‘라건아의 출전 불발’이라는 결론은 결정 과정과 대회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분명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라건아에 대한 차별로 몰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결정은 KBL 규정을 정상적으로 적용한 것이지 특별 규정을 신설하여 차별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쉬움은 있지만 차별은 아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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