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의 저력
[염용근 기자] 역시 '루키'의 예상이 고스란히 적중했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 '루키'는 시리즈 프리뷰에서 시카고가 5차전 안에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을 것이라 예상한바 있다. 
 
사실 인디애나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매경기가 클러치 승부로 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디애나가 어떻게 상대를 괴롭혔는지, 그리고 시카고는 어떻게 조기에 시리즈를 마무리지었는지 살펴보자.

데릭 로즈

인디애나는 3차전을 제외하면, 시리즈 첫 4경기에서 모두 3쿼터까지 동점 또는 리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4경기 전적은 1승 3패에 불과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클러치 타임에서 상대 에이스 데릭 로즈에 대한 수비를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인 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5경기 평균 39.0분을 출전하며 27.6득점 4.6리바운드 6.2어시스트 2.6스틸 1.2블록슛을 기록했다. 야투성공률은 43.5%로 다소 부진했지만, 대신 90.5%의 자유튜성공률로 만회했다.

로즈의 활약이 두드러진건 언제나 4쿼터였다. 박빙 혹은 인디애나의 리드로 시작되었던 두팀의 4쿼터는 로즈의 클러치 활약에 의해 시카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가 화려한 페넌트레이션을 통해 일단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면, 상대 수비는 전혀 손쓸 방법이 없었다.

인디애나는 3차전부터 폴 조지-단테이 존스로 이어지는 로즈 억제책을 들고 나왔다. 심지어는 트리플팀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투까지 정확했던 로즈는 늘 영리하게 팀에 필요한 득점을 해줬다. 물론 로즈의 폭발적인 공격력 이면에는 동료 키스 보건스-로니 브루어가 그의 수비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컸다.

우승팀에게 필요한 조력자들

시카고는 여유있게 승리를 거뒀던 5차전을 제외하면, 매경기 박빙승부를 펼쳤다. 이는 1번시드 팀과 8번시드 팀의 경기양상은 분명 아니었다.(물론 옆동네 멤피스를 보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62승을 거둔 팀이라면 좀 더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루올 뎅은 시리즈 내내 공/수에서 맹활약해주며 로즈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그의 매치업은 상대 에이스 대니 그레인저였다. 뎅은 5경기 평균 42.4분을 뛰는 강행군 하에서도 그레인저의 클러치활약을 철저히 틀어막았다.

보건스-타지 깁슨-카일 코버 등의 롤-플레이어들도 제 몫을 다해줬다. 보건스는 좋은 수비와 함께 정교한 3점슛으로 팀을 도왔고, 깁슨은 부진했던 카를로스 부저를 대신해 호아킴 노아의 든든한 골밑 파트너가 되었다. 코버는 매경기 4쿼터 중요한 시점에 3점슛을 작렬시키며 팀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부저의 부진의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는 5경기 평균 10.0득점에 그쳤고 야투성공률도 35.8%로 형편없었다. 게다가 파울트러블에 자주 걸리며 팀의 게임플랜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는 유타시절부터 터프한 수비팀에 고전해왔고, 큰 무대에서의 울렁증도 문제였다.

인디애나의 저력

확실히 인디애나는 2%가 모자랐다. 매경기 업셋 분위기를 만들어 냈지만, 정작 마지막에 뒤통수를 맞는 역할은 언제나 그들이었다. 이는 경험적인 측면과 함께, 슈퍼스타 부재에 따른 클러치타임에서의 약점이라 분석할수도 있다.

그레인저는 평균 21.6득점 5.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에 준하는 활약을 해줬다. 하지만 그는 4쿼터 마지막 3분동안 늘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3~4차전에서는 제 몫을 다해줬지만, 상대 에이스(로즈)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에 팀은 패하고 말았다.

빅맨 로테이션은 칭찬받아야 마땅했다. 로이 히버트-타일러 핸스브로-제프 포스터-조쉬 맥로버츠가 번갈아 출전한 인디애나 빅맨진은 기동력과 터프함, 득점력을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조합이었다. 동부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시카고 빅맨진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대런 콜리슨은 다소 아쉬웠다. 5경기 평균 9.4득점 4.0어시스트에 그쳤다. 로즈 수비를 동료들이 해줬기 때문에, 수비부담에 따른 부진이라 변명하기도 힘들다. 더구나 그는 UCLA에서 4학년까지 마치고 온 완성형 선수였다. 콜리슨에게는 아프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Getty Images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