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홍대부고의 2년생 안성우(185cm, G)가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성장하고 있다. 

안성우가 속한 홍대부고는 29일 한양대학교 올림픽 체육관에서 한양대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80-74로 한양대의 승리. 

대학생 형들과의 경기였지만 안성우는 거침이 없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왼손잡이에 장신가드인 그는 앞선에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번갈아가며 맡았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기술을 이용한 1대1 돌파에 이은 드라이브 인이 일품인데다, 돌파 이후 수비수를 자신에게 붙이고 순간적으로 노마크 찬스를 맞는 골밑의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연달아 기록했다. 조금이라도 수비수가 공간을 내주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슈팅을 시도했다. 

지난해 초반 연습 경기 도중 오른쪽 검지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복귀까지 2개월이 걸렸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남다른 몸놀림을 보였다. 

2주전 단국대와의 연습경기를 지켜봤다는 LG의 최승태 코치는 "볼을 잡은 뒤 첫 움직임이 좋다. 순간 스피드가 빨라 상대의 리듬을 끊으면서 길게 뻗는 스텝으로 쉽게 쉽게 수비를 무너뜨린다. 기본기가 좋고 많은 훈련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동작이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많이 없어서 컨디션 조절에 더 신경쓰고 있다. 지금은 학교에서 체육관을 쓸 수 있게 배려해줘서 틈나는 대로 개인 훈련도 하고 있고 주말에 한 번씩 아는 센터에서 체력과 몸 관리도 신경쓰고 있다. 스킬 트레이닝도 가끔씩 다니고 있고 팀적으로는 이렇게 대학팀과도 연습경기를 많이 다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1대1 돌파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부터 그런 스타일을 가져가려고 했다. 지금은 1,2번을 오가는 중인데 이무진 코치님도 '이제는 1번을 봐야 한다'고 하셔서 연습 중이다. 나름 1학년 때보다는 잘 되고 있지 않나 생각중이긴 한데.(웃음) 아직 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우가 지난해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의지하고 농구를 배운 것은 고려대로 진학한 박무빈이다. 

그는 "(박)무빈이 형의 기술도 좋지만 마인드가 부러웠다. 어떤 대회건 누구와 하건 긴장하거나 기죽지 않고 큰 무대일수록 즐기는 타입이었다. 그런 걸 보고 배웠다"라고 했다. 

홍대부고를 이끌고 있는 이무진 코치는 "(안)성우가 중학교 때까지는 거의 2번을 봤지만 고교로 와서 포지션을 1번으로 바꿨다. 작년에는 같은 왼손잡이인 (박)무빈이를 롤 모델로 삼아서 무빈이가 하는 것을 따라 하면서 배우더라. 그러면서 리딩도 조금씩 배웠는데 지금은 패스워크가 많이 좋아졌다.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해도 6~7개 정도의 어시스트가 나온다. 작년과 비교해 시야와 패스워크가 많이 좋아졌다. 물론 지금보다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라고 평가했다. 

안성우 개인적으로는 올해 아쉬움이 많다. 지난 1월 U16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돼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제대회에 나갈 뻔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국제대회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농구선수로서 국가대표가 된다는 영광은 물론이고 세계의 여러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농구가 한 단계 더 늘 수 있는 기회가 생각지도 못한 복병 때문에 미뤄진 셈이다. 

그는 "청소년 대표가 됐다고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 굉장히 좋았고 소식을 듣자마자 대회에 나가면 어떻게 플레이 해야할까 라는 고민을 했다. 결과론적으로 대회를 나가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안전이 우선이니까.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가는 건 지금 상황이 풀리면 곧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고교 2학년생으로 농구 외적으로 놀고도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지만 안성우는 달랐다. 수업 받고 농구하고 집에 와서 자는 게 일상이다. 어쩌다 시간이 나는 주말에도 체육관에서 개인 훈련을 하거나 센터에서 체력 관리를 한다. 그나마도 아니면 집에서 푹 쉬는 게 주요 관심사다. 

너무 답답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사실 농구 외에 취미가 딱히 없다. 좋아하는 것도 없고. 운동하는 것 외에는 집에서 쉬는 편이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아서 적당히 쉬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2학년이니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같은 게 있다. 나를 바라보는 부모님도 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런 안성우의 롤 모델은 SK의 김선형과 DB의 두경민. 모두 득점력이 있는 공격형 가드들로 지금 안성우가 되고 싶어하는 타입의 선수들이다. 

이무진 코치는 "아직 2학년이라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기술이 좋은데다 선수가 워낙 성실하다. 목요일에 우리 팀에 야간 훈련이 없는데 혼자 남아서 개인 훈련을 하고 가더라. 훈련이든 경기든 설렁설렁하는 게 없다. 2학년생으로 유일하게 스타팅 멤버로 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리딩이나 경기 운영 능력만 조금 더 키우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중고농구의 시작은 8월 21일부터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연맹회장기 대회다. 홍대부고는 물론이고 안성우 역시 올 시즌 첫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연맹회장기가 올 시즌 열리는 첫 대회인 만큼 일단 우승을 한 번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후회없이 열심히 하고 끝내고 싶다. 성적이 안 좋아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잘 준비해서 대회에 나가서는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고 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 =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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