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재범 기자 = 울산 모비스와 동국대의 맞대결 이후 양팀 감독은 “대학의 슛 성공률이 좋지 않다”고 대동소이한 말을 했다. 그렇다면 실제 기록은 어떨까?
 
모비스는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동국대를 87-61로 손쉽게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동국대 서대성 감독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단순하게 말하면 슛의 정확도다”라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대학의 외곽슛 성공률이 너무 저조하다”고 서 감독의 말에 동의했다.
 
동국대는 이날 21개의 3점슛을 던져 단 2개 성공했다. 성공률 9.5%였다. 김승준만 8개 중 2개 성공했을 뿐 나머지 3점슛을 시도한 5명은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고려대는 원주 동부에게 69-55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다만, 고려대 역시 15개의 3점슛 중 2개만 성공해 성공률 12.5%를 기록했다.
 
대학 두 팀이 20%도 되지 않는 성공률을 기록한 반면 모비스와 동부의 3점슛 성공률은 각각 44.4%(8/18)와 22.7%(5/22)였다. 특히, 대학 두 팀이 36개의 3점슛을 시도해 4개 성공한 반면 전준범은 5개 모두 성공했다.
 
두 경기 만으로 대학 팀의 슛 성공률이 낮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력과 경기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학농구리그에서도 슛 성공률이 그리 좋지 않다. 그리고 점점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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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대학 내 체육관에서 경기를 펼치는 대학농구리그를 기준으로 3점슛 성공률을 살펴보자. 2010대학농구리그에서 31.6%였던 3점슛 성공률은 2012 대학농구리그에 32.0%로 소폭 올라갔으나 올해 27.1%로 뚝 떨어졌다.
 
올해 최고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31.6%의 중앙대다. 2014~2015시즌의 프로농구 10개 팀 중 7위 수준이다.
 
3점슛뿐만 아니다. 대학농구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자유투 성공률이 70%를 넘은 적이 없다. 60%대 후반에서 머물러 있다. 2014 대학농구리그에서는 64.9%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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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5 대학농구리그의 자유투 성공률은 66.1%다. 2014~2015시즌 프로농구 최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팀은 하승진을 보유한 KCC로 66.2%를 기록했다. 대학농구리그 전체 자유투성공률이 프로농구 최하위팀의 자유투성공률과 비슷한 것이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득점을 올리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그만큼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서 감독과 유 감독 모두 저조한 슛 성공률과 함께 기본기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서 감독은 “우승팀 모비스에게 배우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박스아웃이나 수비에서 서로 말하면서 스위치 디펜스를 하는 것 등 기본적인 것에서 모비스에게 뒤졌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기본에서 뒤져 아쉽다”고 했다.
 
유 감독 역시 “좀 더 대학생다웠으면 한다. 공격이나 수비 모두 달려드는 느낌이나 몸싸움을 더 하는 플레이가 없었다. 모비스가 몸싸움에 더 적극적이었다”며 “대학생은 거칠고 더 빨리 뛰어다녀야 한다. 자유투 때 리바운드를 안 들어가더라. 리바운드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대로 수비로 내려갔다. 전체적인 마음가짐이 떨어진다”고 대학 선수들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로-아마 최강전은 밑질 것 없는 대학 선수들이 패기를 앞세워 프로를 상대한다면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는 자리다. 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실력이 떨어진다면 고려대 같은 최강의 팀만을 위한 들러리로 끝날 것이다.
 
이미 15일과 16일 프로팀끼리 맞대결에서 193cm 이하의 외국선수들이 첫 선을 보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대학 선수들에게 쏠릴 시선이 외국선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대학에서 위기를 느끼지 않는다면 대학농구뿐 아니라 이들이 데뷔할 프로농구마저도 인기 회복을 가능성에서 더 멀어질 것이다.
 
사진_ KBL 제공
이재범 기자(1prettyj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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