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이학철 기자] “없으면 없는대로 해야죠, 뭐”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의 너털웃음 뒤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다음 시즌 팀 골밑을 든든히 지켜줄 것으로 예상됐던 김연희가 트리플잼 대회 도중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 외국인 선수가 없는 다음 시즌 기대가 컸던 김연희의 부상은 신한은행에게 크나 큰 악재다. 

정상일 감독은 “(김)연희가 부상을 당한 후 일주일 동안 정신이 없었다.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정 감독은 “공격에서의 수가 많아질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사라졌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연희가 5월부터 몸을 잘 만들었고 농구가 늘어가는 것이 보였다. 본인도 의욕이 굉장히 많아서 입단 이래 최고의 해를 보낼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대로 넋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정상일 감독 역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정 감독은 “지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김)수연이하고 (한)엄지 정도다. 수연이가 40분을 다 뛸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김)단비까지도 활용해야 할 것 같다. 수연이가 빠지면 단비와 엄지가 4번과 5번을 맡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수비에서 트랩도 많이 가야하고 로테이션도 많이 돌아야 할 것이다. 아쉽지만 조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연희의 부상 당시 충돌했던 박지현에 대해서는 “본인도 상당히 충격이 클 것이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원망하지 않는다. 하루빨리 마음을 추스려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조직력을 가다듬는 훈련에 한창이다. 정 감독은 “보통 8월 정도부터 조직력 훈련을 하는데 올해는 5월 중순부터 했다. 우리 팀 선수들이 같이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지난 시즌에는 조직력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그래서 올해는 빨리 맞추려고 하고 있다”며 조직력을 강조했다. 

정 감독이 처음 부임한 지난 시즌에도 신한은행은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며 시즌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정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하며 팀을 4위로 이끈 바 있다. 과연 올해도 비시즌 김연희의 부상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은 ‘정상일호’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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