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부산, 박진호 기자] WKBL이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 운영을 중단하면서 리그에는 새로운 변화들이 예상된다. 이중 가장 큰 변수로 거론되는 것은 국내 빅맨들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BNK는 고민이 가장 많은 팀이다. 장신 선수가 가장 부족한 팀이기 때문이다.

BNK의 이번 시즌 등록 선수는 총 17명. 하지만 전형적인 센터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BNK는 진안과 박찬양을 센터로 분류하고 있지만, 엄밀히 이들은 지금까지 4번에 더 어울리는 농구를 해왔다. 전통적인 포지션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골밑에서 든든한 중심이 되어줄 수 있는 센터의 역할과는 차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객관적인 높이의 열세도 두드러진다.

BNK 선수단의 평균 신장은 173.8cm. 진안(181cm), 박찬양(180cm), 구슬(180cm) 등 단 3명만이 180cm를 살짝 넘는 키다.

따라서 BNK의 빅맨 운영과 관련해서는 진안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팀내 최장신이며, 빅맨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 중 1군 경기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춘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 어느 시즌보다 진안을 향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진안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 시즌 (다미리스) 단타스가 했던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리바운드에도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한 진안은 다음 시즌이 자신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고민이 많은 부분은 수비. 진안은 “나의 가장 큰 약점이 수비”라며, 이번 비시즌 동안 수비 능력을 보완하는 데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높이에서의 열세를 안고 싸워야 하는 숙명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진안은 “박지수(KB)나 배혜윤(삼성생명) 같은 선수와는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도 없어서 더 많이 매치업이 될 텐데, 부족한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진안은 다음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점과 FA가 된다는 점은 선수 개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안은 FA 자격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진안은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만큼 내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FA와 관련해서는 아직 어떤 생각을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잘 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결장도 있었던 진안은 23경기에서 평균 26분 29초를 뛰며 9.2점 5.4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은 물론 모든 기록이 커리어 하이였다. 

주변의 기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지만, 운동능력과 스피드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임은 부인할 수 없다. 몇 년 안에 국가대표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진안은 “워낙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나 스스로 국가대표에 대한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언젠가 (대만에서 열리는) 존스컵에는 나가보고 싶다. 존스컵은 대만에서 가장 큰 대회다. 어려서부터 존스컵을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언젠가는 존스컵에서 뛰고 싶다. 만약 대표 선수로 존스컵에 나가게 된다면 정말 큰 영광일 것 같다”고 말했다.

진안은 분명 보여준 것 보다는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다. 부임 이후, 꾸준히 빠른 농구를 추구한다고 언급해 온 유영주 BNK 감독의 생각을 코트에서 실현해 줄 수 있는 핵심 카드이기도 하다.

‘달릴 수 있는 빅맨’인 진안의 활약 여부는 다음 시즌, BNK의 성적과 직결되는 열쇠가 될 것이다. 개인의 성장, 팀 성적, FA, 국가대표 등 많은 것들과 연결된 중요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진안을 주목해보자.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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