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SK의 센터 김우겸이 한양대 코치로 새 출발을 알렸다. 

김우겸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를 결정하고 지도자의 길에 나섰다. 현재 모교인 한양대학교 농구부 코치로 합류해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SK 나이츠와 2년 계약에 합의한 김우겸은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코트보다는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선수 본인이 현역 생활을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에 SK 구단과 김우겸은 합의 끝에 무리한 현역 연장보다는 은퇴를 결정했다. 대신 SK 측은 1년치 연봉을 선수에게 주고 한양대에 연락해 코치직을 마련해주는 배려를 했다. 

지난 4일 한양대에서 만난 김우겸은 "6년전부터 허리가 안 좋아서 경기는 물론이고 연습도 못한 적이 많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3번째 경기에서 또 허리를 다쳐서 두 달을 쉬었다. 재활로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을 때는 워낙 멤버가 좋아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걸 보면서 어차피 지금 SK에는 1년 더 있어봤자 내가 있을 자리가 없으니 농구 말고 다른 길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휴가를 마치고 복귀해서 구단 프런트와 이야기를 하는데 먼저 구단에서 한양대 코치직을 얘기하셨다. 어렵사리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와서 배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배려를 해준 SK 구단은 물론이고,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정재훈 감독님과 한양대 체육부 측에도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우겸이 모교인 한양대에 온 것은 5월말로 대략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아직은 코치로서 어떤 걸 해야할지 모르고 배울 것 투성이인 때다.

그는 "처음 정재훈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을 때 '감독님도 같이 잘해보자'라고 하셨다. 그리고 제가 어쨌든 빅맨 출신이니 센터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라고 하셨다. 그런데 사실 아직은 감독님을 졸졸 따라다니는 수준이다. 농구를 하기만 했지 누구를 가르쳐본 적은 없어서... 하지만 감독님이 지시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듣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한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의 말처럼 아직은 초보 코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였다. 야간 훈련 때도 오창환 코치가 레이업과 슈팅을 쏘는 선수들의 수비수 역할을 하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다 정재훈 감독이 "김 코치는 반대편 코트에서 선수들을 봐줘!"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허겁지겁 달려가 선수들을 지도했다. 

전날인 3일 열린 광신방송예술고와의 연습경기 때는 심판을 보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단계를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김우겸은 "아직은 하루하루가 정신없다. 아직 적응 단계라 뭣도 모르고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시간이 빨리 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또 그는 "내가 대학을 다니던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은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닌데 그런 만큼 선수들이 스스로 깨우치고 운동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지금 선수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예전과 다르게 지금 분위기는 확실히 자유로워지고 밝아졌다. 그만큼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로 생활이라는 것이 경험해보니 가는 것도 어렵지만 가서 살아남는 것은 더 어려운 곳이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뭘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어느 지도자든 다 똑같겠지만 저도 내 후배이자 제자들이 프로에 가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을 많이 가르치고 싶다. 요즘은 빅맨도 슛을 쏘고 드리블도 해야하는데 그런 것들을 가르치고 싶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알려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SK와 한양대는 7월 2일 경기도 용인의 SK 양지체육관에서 연습 경기를 갖는다. 비공식 경기긴 하지만 김우겸이 코치가 되고 나서 처음 갖는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사진 = 박상혁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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