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LG의 조성원 감독이 다가오는 시즌 공격농구에 대한 강한 의사를 밝혔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지난달 23일 조성원 전 명지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성원 감독은 선수 시절 대전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나 2000년 8월 트레이드를 통해 LG에 입단했다. 

하지만 LG와의 좋은 추억이 많다. LG에서 첫 시즌이었던 2000-2001시즌 조 감독은 평균 25.7점을 퍼붓는 가공할 득점력을 앞세워 팀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에 힘입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때 LG의 팀 컬러는 이른바 '신바람 농구'로 불리는 화려한 공격 농구였다. 수비를 등한시했다기보다는 빠른 공격에 의한 다득점이 인상적이었고 조 감독을 비롯해 조우현, 에릭 이버츠, 이정래, 김태진 등이 곳곳에서 쏴대는 3점슛 탓에 상대팀 수비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때였다. 

지난 8일 경기도 이천의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난 조성원 감독 역시 이런 공격농구를 구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선수 때도 그랬지만 빠른 농구, 공격 농구를 좋아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LG에 오기 전 수원대와 명지대 등 남녀 대학을 맡고 있을 때도 빠른 공격 농구를 구사해왔다. 사실 뛰는 것은 기분에 따라 다르다. 아무리 힘들어도 선수들이 신나면 뛴다. 하지만 신이 안 나면 뛰지 못한다. 이게 신바람 농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공격농구를 한다고 해서 수비를 등한시할 수는 없다. 다만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수비 범위만 지켜주면 된다'라고 말한 뒤, "아마 시즌이 개막되고 우리 팀에 대해 'LG는 난사하는 팀이다'라는 반응과 기사들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계속 선수들을 독려할 생각이다. 슛이 안 들어가서 골을 먹더라도 일단 안 던지는 것보다는 던지는 게 낫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농구를 위해 그는 우선 감독이라는 개념을 버린다고 했다. 팀의 최고 결정권자로서 성적에 따른 책임은 지되, 무조건 선수들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그가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다. 

그는 "팀에서 제일 첫번째는 선수들이다. 나는 감독이지만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잘하게끔 어시스트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하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때에 따라서는 이해를 시켜서 설득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팀 전원이 같이 가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생각의 일환으로 그는 부임과 동시에 코칭스태프는 새롭게 변화를 줬지만 통역과 트레이너 등 지원스태프는 기존 인력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선수들에게 물어본 결과 '너무 잘하고 있고 만족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LG를 비롯한 KBL 10개 구단 선수단은 모두 6월 1일 소집돼 훈련을 시작한다. 조성원 감독 역시 전체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지지는 못한 상황. 

조 감독은 "6월 1일 훈련 전에 구단에 선수단과 만날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때 선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또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시즌 훈련 계획은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어느 정도 잡아놨다. 당장 중요한 것은 선수단의 분위기 전환이다. 예전 것 중에 안 좋은 것은 잊고 좋은 것들을 살리면서 가려고 한다. 전력분석팀에도 이전에 우리 선수들의 잘된 것들을 편집해서 보여주라고 했다. 내가 어떤 농구를 추구할지 아직은 잘 모를 것이다. 내 농구는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신나는 그런 농구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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