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올해 프로농구 FA 시장은 큰 변화가 생겼다.

원소속 구단 협상 기간이 사라지고 FA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선수들이 모든 구단과 접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타 구단이 원소속 구단보다 많은 제시액으로 FA를 데려가야 하는 상황도 사라졌다. 선수들이 연봉 외에도 자신의 커리어, 가족 등 다른 변수까지 고려해 보다 자유롭게 행선지를 택하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진정한 의미의 FA 제도가 비로소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혜택을 받은 선수가 11일 등장했다. FA 시장 빅맨 최대어었뎐 장재석이 11일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5년 보수 총액 5억 2천만원의 조건에 최종 계약했다.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대다수 팬들과 관계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높이와 운동능력을 겸비한 장재석은 FA 시장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소속 팀이었던 오리온을 포함한 몇몇 팀들은 장재석에게 현대모비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장재석의 선택은 유재학 감독이 있는 현대모비스였다.

장재석이 가지고 있는 농구에 대한 향상심이 현대모비스행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흘러나온다.

지난 시즌 장재석을 지도했던 추일승 전 오리온 감독도 장재석이 가진 농구 욕심에 대해 평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바 있는데, 결과적으로 장재석의 이런 성향이 FA 계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재학 감독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 수많은 선수들을 발굴해내며 선수 육성에도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농구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선수라면 한 번쯤 함께 하고 싶은 지도자임이 분명하다. 장재석도 이 점에 무게를 두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달라진 FA 제도로 인해 장재석처럼 연봉이 아닌 다른 요소를 고려해 행선지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적 후 선수가 겪게 될 출전 기회와 팀 내 입지 문제, 팀 문화, 연고지, 가족들의 거주지 문제 등이 FA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된 것이다.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부터 시작해야 했던 예년의 FA 시장과는 그림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A 구단 관계자는 “이런 FA 시장은 처음이다. 원소속 구단 협상도 없고 선수들이 연봉만 생각하며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우리 팀에서 FA가 된 선수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올해가 처음이어서 이런 부분이 그만큼 어렵게 느껴진다.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B 구단 관계자 역시 “선수들에게 더 큰 자유가 주어진 만큼 구단들은 어려운 게 있다. 선수들의 마음이 시시각각 바뀔 수 있어서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구단 입장에서 FA 시장에 대처하는 게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보다 큰 자유가 주어진 만큼 올해 프로농구 FA 시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요동치는 모양새다. 팬들 역시 한층 더 흥미로워진 FA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구단-선수 자율협상은 15일 정오에 마감된다. 16일부터 18일까지는 계약 미 체결 선수에 대한 영입의향서 제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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