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천, 박상혁 기자] LG의 캡틴 강병현이 송골매 둥지에 남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강병현은 지난 6일 원소속팀인 창원 LG 세이커스와 계약 기간 2년, 보수 총액 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창원체육관에서 LG 유니폼을 입고 2년 더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8일 경기도 이천의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난 강병현은 마음의 짐을 덜은 듯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좋은 조건에 남을 수 있게 돼 만족하고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젊은 팀으로 바뀌려는 팀 방침 가운데서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강병현은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전 경기(42경기)에 출전하여 평균 5.8득점, 3점슛 35.1%, 1.4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근 그의 소속팀인 LG는 사령탑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현주엽 감독과 재계약하는 대신 과거 '신바람 농구'의 주역이던 조성원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됐다. 팀의 주장으로서 지난 시즌까지 같이 했던 현주엽 감독에게 고마움과 더불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그는 "현 감독님과 재계약이 안됐다는 기사가 올라온 날 전화를 드렸다. 현 감독님이 다른 말씀은 없으셨고 새로운 감독님과 다음 시즌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런 그가 조성원 신임감독과 처음 만남을 가진 것은 조 감독의 기자회견 날이었다. KBL에서 조성원 감독의 입단 기자회견이 있던 날 조 감독은 이날 나타난 강병현과 조성민, 김시래 등의 선수들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다. 

아직 전체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참들에게 본인의 농구 철학을 설명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자연스레 마련된 셈이다. 

강병현은 "감독님의 농구 철학 등을 이야기해주셨다. 현역 시절처럼 스피디한 농구를 좋아하신다 하셨고 '공격 횟수를 늘릴 것이다. 찬스가 나면 시간이 6초가 지났건 4초가 지났건 언제든지 자신있게 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또 우리가 원하는 것들도 말했는데, 쉴 때는 제대로 쉬고 싶다는 것과 선수들끼리 가끔씩 회식도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이 우리 얘기에 반대를 안 하시고 사생활 부분은 절대 터치 하지 않으시겠다고도 했다. 대신 훈련을 하는 1시간 반에서 2시간 동안만 집중하라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휴가기간이기 때문에 조성원 감독이 어떤 스타일로 비시즌 훈련을 하고 선수들을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LG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고 강병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전과는 180도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이 강병현의 설명이었다. 

그는 "이전부터 인품이 좋으신 분이라고 들었다. 기자회견 이후로도 몇 차례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했는데 그런 소문이 괜한 이야기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할 때도 트랙이나 산을 뛰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무엇보다 같이 농구를 하면 재밌을 거다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을 내린 KBL 10개 구단은 비시즌 훈련 소집 시기를 6월 1일로 정했다. 이전 같으면 시즌 종료 시기에 따라 각 구단의 소집 및 훈련 재개 일정이 제각각이었지만 올해만큼은 모두 통일됐다. 

강병현 역시 다음달 1일 소집에 맞춰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틈틈이 몸을 만들며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집에서 두 아들을 보는 틈틈이 운동도 하고 있다. KCC 시절 알던 트레이너 형이 세운 센터가 있어서 거기서 운동하면서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실 나이도 있고 해서 FA 계약을 맺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인데 감독님과 구단의 배려로 계약을 잘 마무리해서 마음이 많이 편하다. 이제는 조성원 감독님이 원하시는 농구에 빨리 적응하는 게 첫번째 과제다. 그러기 위한 준비를 잘해야할 것 같고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신바람나고 재밌는 농구를 나 역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준비를 잘해서 지난 시즌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게끔 해야할 것 같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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