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이옥자 감독이 일본여자농구에서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WJBL(일본여자농구리그) 샹송 V-매직 구단은 5월 1일 신임 감독에 이옥자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옥자 감독은 발표 이전에 이미 일본에 입국한 상태로 현재는 샹송 구단의 연고지이자 숙소 및 연습체육관이 있는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다. 

4일 연락이 닿은 이옥자 감독은 "현재 WJBL도 비시즌으로 선수단 휴가 기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이 대부분 고향에 가기 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이곳 시즈오카현에 있다"고 최근 근황을 밝혔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한국과 달리 일본은 누적 확진자 수가 1만 5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500명을 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비해 시즈오카는 확진자 수가 70명이고 사망자도 이틀 전에 1명이 나왔을 정도로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일본은 정부에서 긴급사태를 지정하면서 단체 활동을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샹송 구단 역시 단체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 이 감독은 "구단 트레이너가 선수 개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짜서 선수들에게 전달했고 각자의 집과 숙소에서 선수들이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샹송 구단은 정주현 감독에 이어 이옥자 감독이 맡던 시절까지만 해도 항상 상위권에서 우승을 다투던 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전력 약화가 두드러져 현재는 플레이오프 진출권 언저리에서 머무는 팀이 됐다.

특히 지난 시즌을 끝으로 에이스 모토카와 사나에와 센터 타니무라 리카가 각각 덴소와 히타치 하이테크로 팀을 옮기면서 전력 약화가 더욱 심화됐다. 

이 감독은 "팀에 와서 상황을 살펴보니 좋지가 않았다. 일단 두 명의 대표급 선수들이 빠져서 상황이 녹녹치 않다"고 한 뒤, "우리 팀은 WJBL 12개 구단 중에 선수들이 젊은 편에 속한다. 젊기 때문에 미숙한 면이 많겠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이 선수들의 기본기와 체력을 더욱 다진 뒤 여기에 여러 가지 전술과 전략을 입혀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구단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의 리빌딩을 원하고 있다. 지금 당장 다른 팀들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발휘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것을 튼튼히 해서 지더라도 상대가 우리를 쉽게 이기지 못하게 하는 그런 팀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팀적으로 샹송은 일본에서 유독 한국인 지도자를 선호하는 구단이다. 그것과 별개로 이옥자 감독 개인적으로는 선수와 코치, 감독을 맡으면서 여러 차례 우승의 기쁨을 누린 일본의 친정과도 같은 팀이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가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곳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이는 노욕을 부리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샹송 구단은 내게 고향이자 친정과도 같은 팀이다. 낯선 해외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까지 지낸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샹송에서 처음 오퍼를 받았을 때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그때 남편(정주현 감독)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밀어주더라. 그래서 결심을 굳히고 오게 됐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나 역시도 이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했다. 

이옥자 감독은 오는 7일 선수단과 상견례 및 미팅을 갖는다. 그리고 그때 스기야마 부장 및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사진 =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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