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지난 시즌, 리그를 일찍 종료하게 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KBL(한국농구연맹)의 다음 시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외농구 이적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현지 매체 스포탄도는 3일(이하 한국시간) 206cm 빅맨 숀 롱이 울산 현대모비스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스포탄도는 앞서 지난 4월 28일, 캐디 라렌과 창원 LG의 재계약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단, 구단의 ‘오피셜’은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3일 현재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고, LG 역시 라렌에 대해 “재계약에 긍정적이지만, 확정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팬들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비록 확정은 아니지만, 롱과 라렌 모두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기 때문. 

현대모비스와 계약했다는 숀 롱은 지난 16-17시즌까지만 해도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18경기를 뛰었던 선수다. 공식 신장은 206cm에 윙스팬은 216cm이며, 지난 시즌에는 호주 리그에서 18.6점 9.5리바운드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재계약이 유력한 캐디 라렌은 두 말 할 것 없는 경력자다. KBL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42경기에 나와 21.4점 10.9리바운드 1.3블록슛으로 각 부분에서 1위, 2위, 2위를 기록했다. 팀이 9위로 부진했음에도, SK 자밀 워니에 이어 최우수 외국 선수 2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

표본이 많지 않아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지만, KBL 구단 내부에서는 이 같은 계약이 코로나19의 여파로 보고 있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가장 크게 퍼졌던 지난 2월, 한국이 ‘여행금지국’이 됐을 때만 하더라도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은 확실히 기피 국가였다. 바이런 멀린스, 보리스 사보비치 등 외국 선수들이 줄줄이 자진 퇴출을 결정한 게 바로 이 시기였다. 이때만 하더라도, 다음 시즌은 물론 해당 시즌(19-20) 대체 외인을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5월, 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한국은 국내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나라의 방역 체계를 모르는 국가는 없다. 이에 따라 외국 선수 영입 시장의 분위기 또한 급변했다. 

구단의 비시즌 루틴대로 감독과 관계자가 직접 해외로 출장해 영입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유럽이나 호주 등에서 뛸 선수들이 비교적 코로나19의 안전지대인 KBL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누적 확진자 수가 3일 기준 142만 명을 넘어서며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는 등 다음 시즌 리그 개막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 구단이 비디오를 수없이 돌려보며 다음 시즌 외국 선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몸 상태나 기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지난 시즌 뛰었던 선수들의 재계약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단들의 레이더에 있었지만, 몸값을 맞추기 어려워 국내 영입이 어려웠던 선수들에게도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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