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박혜진이 우리은행 잔류를 결정하면서 위성우 감독 역시 한시름 놨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21일 박혜진과 4년간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혜진은 2008년 우리은행에서 데뷔한 이래 이번 재계약을 통해 2024년까지 15년간 우리은행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팀 내 또 다른 FA 대상자였던 김정은, 홍보람과도 재계약에 성공하며 FA로 인한 전력 유출 없이 다가오는 2020-2021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1일 오전 연락이 닿은 위성우 감독은 "FA 규정이 올해부터 바뀌어서 힘들었는데 이제 한시름 놨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박혜진의 마음을 얻기 위해 3차례나 부산을 오갔다는 그는 "어제 저녁에 (박)혜진이와 사무국장이 만나 이야기를 하고 계약을 했다. 그 자리에서 혜진이에게 연락이 와서 그동안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하고 미안했다고 하더라. 그런 마음 없다고 했고 우리팀에 남아줘서 고맙다"고 한 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고 했다. 또 그동안 마음고생했을 텐데 좀 쉬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바뀐 FA 규정에 의해 박혜진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여자농구 6개 구단의 영입 대상이 됐다. 우리은행은 물론이고 KB스타즈, 삼성생명 등도 영입에 나섰지만 결국 박혜진의 선택은 원소속팀 잔류였다. 

위 감독은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김)정은이도 '자기는 신경쓰지 말고 혜진이를 먼저 잡아달라'고 하는 등 모두가 희생한 끝에 혜진이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여러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선택에 고민하던 박혜진도 마음고생이 있었겠지만 박혜진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위성우 감독 역시 적잖이 신경을 쓴 게 사실이다. FA 시장이 열린 후부터 불면증이 생겼을 정도. 잠을 일찍 청해도 새벽 3시만 되면 깨는 게 일상이었다고 했다. 

한편,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과의 면담 과정에서 기존의 혹독한 지도 스타일에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진 사실. 

이에 대해 그는 "약속은 약속이니 바꿔보려고 한다. 이전에도 내 딴에는 나름 스타일을 바꾼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더 원하는 부분이 있으니 조금 더 소통을 해보려고 신경을 쓸 생각이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서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보려고 한다. 어쩌면 다가오는 비시즌이 나한테도 지도자로서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휴가를 즐기고 있는 우리은행은 5월 중순 즈음에 모든 선수들이 소집돼 2020-2021시즌을 위한 훈련에 들어간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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