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승진이 형과 태풍이 형이) 은퇴하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현역 선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긴 채 무책임하고 비겁하게 떠나보내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관희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삼성 썬더스의 이관희는 18일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농구선수갓관희’ 채널에 ‘한국 농구 아직 망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올해 초 시작된 이관희의 유튜브 채널은 현재 8천명에 가까운 유튜브 구독자를 확보하며 점점 인기가 커지는 중이다. 그동안에는 선수들의 외모 랭킹과 3점슛 대결 등 주로 가벼운 콘텐츠 등을 제작해 업로드했으나, 이번에는 한국농구계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다소 무거운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이관희는 지난해 하승진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던 ‘한국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라는 영상과 최근 은퇴한 전태풍의 방송사 인터뷰 영상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심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관희는 “태풍이 형의 영상을 최근에 봤다. 지난번에는 승진이 형 영상도 있었다. 두 영상 모두 한국 농구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영상의 내용들이 현역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노력을 폄하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좀 화가 났다. 그래서 나도 영상을 찍게 됐다”라고 말하며 영상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국내선수들의 개인기 부족, 높은 외국선수 의존도, 권위적인 농구 문화 등 한국농구가 받고 있는 비판에 대해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특히 한국농구의 권위적이라는 전태풍과 하승진의 말에 대해 이관희는 “전체의 문제가 아닌 것을 한국농구 전체가 그런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관희는 “그게 어떤 이야기인지 안다. 하지만 그런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있다. 몇몇 팀의 시스템과 잘못된 방식을 한국농구라는 큰 틀로 잡아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형들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느끼는 팀 선수들도 지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느끼지 않는 팀 선수들도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태풍이 형과 승진이 형의) 영상을 보고 프로도 똑같구나, 이래서 한국농구가 망해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할까봐 너무 화가 난다. 농구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아직도 우리나라 스포츠는 꼰대 문화이고 이래서 농구가 인기가 없구나‘하는 이야기를 한국농구 전체가 듣게 된 것이 현역인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영상 막바지에 이관희는 “한국농구가 분명 잘못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충분히 옳다고 생각한다. (태풍이 형과 승진이 형이) 과거의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지금 한국농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이야기를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형들이 이 이야기를 현역에 있을 때 현역선수들을 대표해서 했다면 많은 선수들의 공감을 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형은 은퇴하자마자 너무 답답했다면서 한국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를 이야기하더라. 은퇴하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현역 선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긴 채 무책임하고 비겁하게 떠나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이관희는 자막을 통해 “태풍이 형과 승진이 형, 그리고 제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한국농구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다. 모두가 더 노력하면 한국농구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이야기도 남겼다.

 

사진 = 이관희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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