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현주엽 감독이 LG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주엽 감독은 지난 2017-2018시즌을 앞두고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선임이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긴 하지만 코치 등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현 감독이었기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LG의 파격 인사는 이어졌다. 현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 DB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김영만 코치를 불러들였다. 흔하지 않은 코치 선임이었기에 많은 화제가 됐다. 여기에 현 감독은 박재헌, 강혁 코치를 추가로 불러들이며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했다. 

‘코치 어벤져스’라고 불리며 많은 기대 속 출발했던 첫 시즌. LG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외국 선수 선발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NBA 출신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조쉬 파월은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일관하며 9경기 만에 퇴출당했고 함께 선발했던 저스틴 터브스는 부상으로 인해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짐을 쌌다. 이들을 대신해 에릭 와이즈, 제임스 켈리, 조나단 블락, 프랭크 로빈슨 등이 LG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현 감독의 첫 시즌은 17승 37패. 9위의 성적으로 마무리됐다. 시즌 전 기대치에 비하면 분명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그러나 초보 감독의 첫 시즌이었기에 여전히 현 감독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었다. 

 

 

그렇게 맞이한 2년차 시즌. 현 감독은 직전 시즌의 아픔을 씻어내며 LG를 정규리그 3위(30승 24패)로 이끌었다. 제임스 메이스는 리그 최고의 외국 선수로 군림하며 현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았다. 조쉬 그레이의 경우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LG와 동행을 이어가며 직전 시즌 외국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현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4강 진출 성과를 뒤로한 채 맞이한 2019-2020시즌. 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FA가 된 김종규와의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으로 비시즌이 시끌시끌했다. 결국 김종규는 DB로 떠났고 LG는 전력이 크게 약화된 채 새로운 시즌을 맞아야 했다. 시즌이 시작된 후 계속해서 하위권을 전전한 LG는 직전 시즌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한 채 16승 26패의 성적으로 또 다시 9위에 그쳤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대박을 쳤다. 시즌 전 현 감독과 LG 선수단이 출연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팬들이 대거 유입됐다. 홈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LG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펼치는 관중들이 상당수 증가했다. 그러나 아쉬운 성적은 결국 현 감독의 발목을 잡고 말았고, 시즌을 마친 후 현 감독은 구단에 사의를 표명하며 LG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창단 후 단 한 번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LG. 현역 시절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플레이어로 군림했지만 우승 반지를 따내지 못했던 현 감독.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우승’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이들의 보여준 성과는 아쉬움으로 남았고, 현 감독의 도전 역시 멈춰서게 됐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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