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외국 선수 농사는 각 팀들의 시즌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뛰어난 외국 선수를 활용해 평가를 뒤집는 경우도 허다하며, 반대의 경우 역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KBL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KBL의 2019-2020시즌은 이대로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마무리가 된 이번 시즌, 각 팀들의 외국 선수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크리스 맥컬러, 가득했던 물음표

KGC는 브랜든 브라운과 크리스 맥컬러로 이루어진 외국 선수 조합을 구성했다. KBL에서 3번째 시즌을 맞으며 검증된 자원이었던 브라운과는 달리 맥컬러에 대한 의문은 가득했다. 

208cm의 신장과 긴 윙스팬.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갖춘 스코어러. 장점 가득한 맥컬러였지만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반복하며 우려를 샀다. 

시즌 초반에도 맥컬러는 좀처럼 KBL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1라운드 평균 12.6점 4.1리바운드. 평균 13분 27초를 뛰었음을 고려하면 득점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3점슛 성공률이 17.8%에 그치는 등 효율이 형편없었다.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퇴출설’까지 나돌았던 맥컬러지만 김승기 감독은 끝까지 믿음을 줬다. 그리고 서서히 리그에 적응하기 시작한 맥컬러는 기대했던 매서운 플레이를 조금씩 펼쳐보이며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2라운드 평균 18분 14초로 출전시간이 늘어난 맥컬러는 16.7점 5.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3라운드에서는 평균 22분 25초까지 출전시간을 끌어올리며 18.3점 7.1리바운드를 쓸어 담았다. 시즌 초 헤매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 맥컬러의 위력을 앞세운 KGC는 3라운드에서 7승 2패의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맥컬러와 KGC의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1월 23일 DB전을 치르던 도중 맥컬러가 무릎 부상을 당하고 만 것. 왼쪽 무릎 반월판이 손상된 맥컬러는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맥컬러를 대신해 KGC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덴젤 보울스였다. 보울스는 비시즌 김승기 감독이 맥컬러를 보기 위해 필리핀으로 갔다가 상대 팀으로 뛰는 것을 보고 함께 영입을 고려했을 정도로 능력을 갖춘 선수였다. 

다만 문제는 관리가 되지 않은 체중 상태. 실제로 KGC에 합류한 보울스는 체중이 상당히 불어난 상태였다. 그러나 육중한 몸을 가지고도 보울스는 탁월한 센스를 활용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2월 2일 DB전에서는 31점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능력을 보이기도 한 보울스는 7경기에서 평균 10.4점 5.7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명불허전’ 브랜든 브라운

맥컬러가 도박수에 가까웠다면 브라운은 이미 KBL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자원이었다. 지난 2시즌 전자랜드와 KCC를 거치며 이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 브라운이다. 

이번 시즌 브라운의 기록은 18.4점 8.9리바운드. 분명 볼륨 스탯은 지난 2시즌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의 브라운은 맥컬러와 출전 시간을 나눠가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시즌 모두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했던 브라운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평균 23분 38초 만을 뛰고도 훌륭한 활약을 선보였다. 

골밑에 강점을 드러낸 브라운과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스코어러 유형인 맥컬러. 서로 다른 스타일을 지닌 두 선수였기에 KGC는 상대 매치업에 따라 이들을 번갈아가며 활용할 수 있었다. 벤치로 나오는 경기도 잦았지만 브라운은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스틸 능력도 빛을 발했다. 이번 시즌 KGC는 경기 당 9.0개의 스틸로 리그 1위에 오른 팀. 과감하게 스틸을 노리는 KGC의 수비는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브라운은 이번 시즌 경기 당 1.6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수치. 지난 시즌에도 2.0개의 스틸로 1위에 올랐던 브라운의 독보적인 스틸 능력은 KGC와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브라운과 맥컬러, 그리고 보울스까지. 이번 시즌 KGC에 합류한 외국 선수들은 모두 제 몫을 했다. 그 결과 KGC는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 이슈 속에서도 26승 17패의 성적을 거두며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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