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제 위치가 아직은 MVP를 논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지난 1월 송교창은 자신의 MVP 수상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신이 많은 성장을 일궈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자신의 기량이 냉정하게 MVP 수상을 노릴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MVP 수상 논쟁에서도 송교창의 이름은 빠져 있다. DB 김종규와 KT 허훈의 2파전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송교창의 이름은 아쉽게도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송교창의 활약은 냉정하게 어느 정도였을까?

일단 공격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였다고 말할 만하다. 평균 15.0점 5.6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세 가지 부문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KCC뿐만 아니라 KBL을 통틀어 국내선수 득점 1위였다. 3점슛 생산의 증가도 돋보였다. 올 시즌 송교창은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당 1개가 넘는 3점슛을 성공했는데(1.4개) 성공률도 38.0%로 상당히 좋았다.

특히 11월 중순 소속 팀 KCC가 이대성, 라건아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초호화 군단으로 거듭난 이후에도 변함없이 1옵션에 가까운 존재감을 유지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정현, 이대성이 컨디션과 호흡 문제로 다소 기복을 보이는 와중에도 송교창은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결코 코트에서 존재감이 작아지지 않았다. 198cm의 큰 신장으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국내선수진의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에서 성장이 돋보였던 반면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는 KCC의 팀 상황과도 연관이 있었다. 국내 빅맨진이 약했던 KCC는 신장이 좋은 송교창에게 빅맨 수비를 맡겼다. 데뷔 후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량과 체중을 불려온 송교창이지만 여전히 마른 체형을 가진 그에게 빅맨 수비는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리바운드는 사이즈와 민첩성을 활용해 곧잘 걷어냈다. 하지만 포스트업 수비에서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몸싸움이 약한 송교창의 빅맨 수비 문제는 KCC가 시즌 내내 겪었던 딜레마였다.

여기에 KCC가 호화 라인업에 비해 4위라는 아쉬운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송교창의 MVP 레이스 순위는 더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화려한 라인업 때문에 스포트라이트가 나뉘는데 팀 성적까지 기대에 못 미쳤으니, 송교창의 MVP 수상 가능성이 내려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의 수상 가능성과는 별개로 송교창은 향후에 얼마든지 MVP 수상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큰 신장과 민첩성을 겸비한 상황에서 볼 핸들링, 돌파, 슈팅 등 기술적인 면이 매 시즌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교창 본인도 욕심이 있다. 그는 “지금보다 좀 더 노력하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MVP라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때도 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과연 송교창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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