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이동환 기자] 양동근이 마지막 공식 석상에 섰다.

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KBL 센터에서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양동근의 은퇴 기자회견이 얼렸다.

양동근은 지난 31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2004년 데뷔 후 17년 동안 이어진 커리어를 마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KBL 역대 최고 선수의 마지막 공식 석상인 만큼 수많은 취재진이 현장에 몰렸다.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동근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많이 힘든 시기에 이렇게 발표를 하게 돼서 죄송스럽고 많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이렇게 많이 와주신 취재진께 감사드린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KBL에도 감사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구단 관계자들과 학창시절 은사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한 양동근은 이어서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양동근은 “팬 여러분이 가장 아쉬우셨을 것 같다. 저도 아쉽긴 하다. 제 SNS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33번 달고 뛰고 싶었는데 가장 아쉽게 생각한다. 동천체육관에서 팬들 앞에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모습 못 보여드려서 죄송한 마음이다. 원정 경기에 가도 홈 팀보다 우리 팀 응원 소리가 더 큰 적도 있었다. 현대모비스 팬들의 함성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 선수는 아니겠지만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서 제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선수는 아니겠지만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프로에서 함께 한 지도자, 선후배 선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양동근은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 밑에서 행복하게 선수 생활했다. 남들 못지않게 우승도 많이 했다. 감독님, 코치님, 아껴준 우리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제가 어렸을 때 말을 굉장히 안 들었다. 부모님 말씀을 안 듣고 공부도 안하고 학원도 안 다녔다. 농구 시켜달라고 엄청 졸랐다. 반대를 많이 했지만 결국은 해보라고 하셨다. 부모님의 희생이 없었다면 저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항상 기도해주시는 장모님도 감사드리고 미국에 있는 우리 누나에게도 감사하다. 철 모르고 겁 없던 시절에 저를 만나서 이렇게 이쁜 가정 꾸릴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와이프 덕분이다. 시즌 중에는 아빠 역할까지 다해준다. 농구선수들은 다들 집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잘 못했다. 은퇴하고 쉬는 동안 그동안 못했던 것을 만회하도록 하겠다. 저희 아들은 무득점하는 날에도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곤 했다. 너무나 많은 힘이 됐다. 딸은 집에 언제 오냐고 물으면서 저 오는 날만 기다린다. 가족의 힘으로 40살까지 잘 버틸 수 있었다. 제게 원동력이었다. 다시 한 번 큰 희생해준 저희 부모님, 가족, 와이프,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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