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으리으리"한 맥시멈 계약

[루키] 이승기 기자 = "D의 의지?"

댈러스 매버릭스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9일(이하 한국시간) 구두계약을 깨고 LA 클리퍼스와 계약한 디안드레 조던 때문이다. 철썩같이 조던만 믿고 있던 댈러스는 뒤통수를 맞으며 모든 계획이 망가졌다. 조던이 댈러스에 끼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1. 가라앉은 팀 분위기

댈러스 매버릭스의 챈들러 파슨스는 디안드레 조던과 사적으로 친한 사이다. 또, 같은 에이전트(댄 페건)를 두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파슨스는 조던을 댈러스로 데려오는데 앞장섰다. 조던은 파슨스와 댈러스 구단주 마크 큐반 등의 설득에 넘어가 댈러스와 4년간 8,100만 달러를 받기로 구두합의했다.

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고 정식계약기간이 되자, 조던이 원 소속팀 LA 클리퍼스와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들은 댈러스 측은 조던에게 연락을 했으나 감감무소식이었다. 닥 리버스 감독과 크리스 폴, 블레이크 그리핀, 폴 피어스 등으로 구성된 클리퍼스 원정대는 조던의 집에서 합숙하며 조던과 외부의 접촉을 차단했다.

결국 조던은 클리퍼스에 남게 됐다. 계약가능시간이 되자마자 조던은 클리퍼스의 제안서에 사인했다. 4년간 8,8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이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뒤통수치기였다. 이 과정에서 폴, 그리핀, 피어스 등은 SNS에 기쁜 심경을 표출하는 등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닭 쫓던 개가 된 댈러스는 허망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던 계약에 발 벗고 나섰던 파슨스는 "조던의 행동이 매우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 이는 비윤리적이며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매버릭스는 지금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


2. 무주공산이 된 골밑

댈러스가 타이슨 챈들러를 떠나보낸 것은 순전히 조던을 잡기 위해서였다. 물론 조던이 댈러스와 계약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챈들러가 피닉스 선즈와 4년간 5,200만 달러를 받기로 하고 떠나가는 동안, 댈러스는 조던에게 몰두하느라 별 신경을 쓰지 못했다.

따라서 댈러스는 반드시 조던을 잡아야 했다. 챈들러가 나간 마당에 조던까지 못 잡게 될 경우 인사이드에서의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챈들러와 조던을 모두 놓치게 됐다.

댈러스는 이럴 경우를 대비해 '플랜 B'를 세웠다. 꿩 대신 닭이라고, 조던과의 계약에 실패할 경우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로이 히버트를 데려오려 했다. 하지만 조던이 댈러스와 구두계약을 한 사이, 인디애나 또한 레이커스와 히버트 트레이드를 논하고 있었다.

조던이 댈러스와의 구두계약을 파기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인디애나와 레이커스의 트레이드가 이미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챈들러는 피닉스로, 조던은 클리퍼스로, 히버트는 레이커스로 갔다. 그리고 지금 댈러스에는 아무도 없다.


3. "으리으리"한 맥시멈 계약

마크 큐반 구단주 또한 큰 상실감을 느꼈다. 조던에게 당한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그래서 큐반은 구두계약한 또 다른 선수 웨슬리 매튜스에게 계약을 물러도 된다는 기회를 줬다.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매튜스에게 책임감을 느끼지 말고 그냥 다른 팀으로 이적해도 좋다고 말했다." 큐반의 말이다. 매튜스는 얼마 전 댈러스와 4년간 5,700만 달러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사인은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매튜스는 댈러스와 계약하겠다는 의지를 관철했다. 큐반은 "매튜스는 지금 댈러스에서 뛰는 것에 흥분해 있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고, 댈러스 팬들 역시 매튜스를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튜스가 보여준 의리에 감복한 것일까. 통 큰 구단주 큐반은 계약서를 뜯어 고쳤다. 4년간 5,700만 달러였던 매튜스의 계약서는 지금 4년간 7,000만 달러가 됐다. 매튜스는 뜻하지 않게(?) 1,300만 달러가 오른 맥시멈급 계약서를 받아들었다.

조던을 놓치면서 남아돌게 된 샐러리가 매튜스에게 돌아간 것이었다. 매튜스는 당연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매버릭스 선수가 됐다. 어쩌면 맥시멈 계약을 박차고 나간 조던에 대한 큐반의 소심한 복수는 아니었을까.


마무리하며

4. D-Will?

ESPN의 마크 스테인은 10일 "데런 윌리엄스가 댈러스로 가고 싶어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윌리엄스가 고향팀으로 가기 위해 현 소속팀 브루클린 네츠와 바이-아웃을 협상하고 있다는 것.

윌리엄스는 현재 브루클린과 2년간 4,330만 달러에 해당하는 계약이 남아 있다. 바이-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댈러스가 윌리엄스를 영입하며 부담할 금액은 매우 적어진다. 즉, 적은 금액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얘기다.

댈러스는 지난 2012년에 이미 윌리엄스를 영입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윌리엄스는 브루클린과 5년간 9,9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보도에 따르면 댈러스 역시 윌리엄스를 데려오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댈러스는 윌리엄스와 계약할 수 있을까? 윌리엄스는 매버릭스와 함께 반등할 수 있을까. 윌리엄스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마무리하며

이처럼 조던의 구두계약 파기는 댈러스의 시즌 플랜을 산산조각 내고 말았다. 얼마 전에는 "조던을 못 잡을 경우 댈러스는 탱킹하기로 노선을 잡았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윌리엄스를 영입한다면 전열을 가다듬고 충분히 플레이오프를 노려봐도 좋을 것 같다. 우선은 마음을 추스리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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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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