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대기록이 아쉽게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조기 종료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2004-2005시즌 이후 15년 만의 리그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18-19 시즌, 리그는 ‘대 3점슛의 시대’였다. 마커스 포스터, 기디 팟츠, 마커스 랜드리 등 단신 외국 선수들이 득세하며 외곽에서 수많은 아치가 그려졌다. 지난 시즌 누적된 3점슛은 무려 4,232개로 04-05시즌 4,413개 이후 14년 만의 최다 기록이 나왔다. 평균 성공 개수는 7.8개.

그런데 올 시즌, 만약 리그가 끝까지 진행됐다면 지난 시즌의 기록을 뛰어넘어 15년 만의 최다 3점슛 기록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79%가 진행된 상태로 종료된 올 시즌 KBL은 3,370개 3점슛을 기록했다. 경기당 7.9개로 완주 시 4,272개 페이스였다. 

외국 선수 제도 변화로 인해 단신 외인들이 떠난 올 시즌, 대부분 농구인과 팬은 3점슛이 지난 시즌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3점슛은 도리어 늘었다. 전체 시도된 야투 중 3점슛이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역시 지난 시즌(34%)보다 높았다.

인상적인 것은 이 수치가 한 두 팀 아웃라이어에 의한 기록이 아닌 리그의 전체적인 방향이었다는 것. 지난 18-19시즌에는 KT와 KGC가 각각 경기당 10.0개, 9.9개로 압도적으로 많은 3점슛을 던졌다. 반면 SK, 삼성, LG, KCC 등 네 팀이 평균 7개 미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19-20시즌은 9.0개 이상을 넘긴 팀이 하나도 없다. 1위 KGC가 8.8개다. 하지만 꼴찌 SK가 7.0개로 모든 팀이 7.0개 이상을 기록했다. 최댓값은 줄고, 최솟값은 오르며 이상적인 분포도가 그려졌다. 

 

그중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3점슛을 선호하는 감독이다. 팀에 오세근이라는 리그 최상급 빅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절대 포스트플레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바꾸고 싶어요. 우리도 트렌드에 맞게 농구 해야죠. 정체된 농구보단 재밌으니까. 무리하더라도 일부러 많이 쏘게 하고 있어요.” 

김 감독의 말대로 그가 지휘봉을 잡은 15-16시즌 이후 5시즌 동안 KGC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 시도와 성공을 기록했다. 

단신 외인이 떠났음에도 오히려 3점슛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그게 맞는 거다. 국내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 이렇게 국내 선수들이 외곽에서 3점슛을 넣어주면, 리그 전체 득점력도 오른다. 그러면 또 외곽 수비도 그에 맞춰 달라질 것이고, 그렇게 발전해가는 거다. 계속 그렇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기록한 선수는 김국찬과 김낙현이었다. 이들은 나란히 88개 외곽포를 성공했다. 평균으로 치면 이대성(2.4개)과 허웅(2.3개)이 가장 높았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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