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외국 선수 농사는 각 팀들의 시즌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뛰어난 외국 선수를 활용해 평가를 뒤집는 경우도 허다하며, 반대의 경우 역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KBL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KBL의 2019-2020시즌은 이대로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마무리가 된 이번 시즌, 각 팀들의 외국 선수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최고의 새얼굴, 캐디 라렌

지난 시즌 LG는 제임스 메이스라는 초특급 외국 선수를 앞세워 4강에까지 진출했다. 정규시즌 평균 26.8점 14.7리바운드라는 괴물 같은 기록을 남긴 메이스는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리그 1위의 기록.

이번 시즌 메이스의 자리는 캐디 라렌이 물려받았다. 이번 시즌 KBL 무대에 데뷔한 라렌은 42경기에 출전해 평균 21.4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은 1위, 리바운드는 라건아(12.5개)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로써 LG는 2년 연속 리그 득점왕을 배출시킨 팀이 됐다. 

라렌의 또 다른 가치는 3점슛에서 드러난다. 이번 시즌 라렌은 총 125개의 3점슛을 던져 52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41.6%. 규정순위에 든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확률이다. 라렌과 더불어 삼성의 장민국(40.7%)이 이번 시즌 3점슛 40% 이상을 기록한 단 2명의 선수에 해당한다. 

이번 시즌 LG는 3점슛 관련 부문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31.7%에 그친 성공률은 리그 8위에 불과했고, 경기 당 평균 성공 개수 역시 7.5개로 리그 7위에 그쳤다. 만약 라렌마저 없었다면 LG의 3점슛 관련 수치는 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또한 라렌은 블록슛 역시 1.3개로 치나누 오누아쿠(1.5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으로서 다방면에 걸쳐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선보인 라렌이다. 

 

 

채워지지 않았던 나머지 1자리

당초 LG는 라렌의 파트너로 버논 맥클린을 낙점했다. 맥클린은 2017-2018시즌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고 평균 23.3점 10.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맥클린은 우리가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첫 경기였던 삼성전에서는 12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 그러나 그게 맥클린의 이번 시즌 최고 활약 경기가 됐다. 이후 맥클린은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며 단 9경기 만에 교체되고 말았다.

9경기 동안 맥클린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는 단 2번. 평균 기록은 4.3점 6.1리바운드로 처참했다. 이로 인해 라렌의 부담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가 LG는 빠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맥클린에 이어 LG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마이크 해리스였다. 해리스는 10월 31일 열렸던 DB와의 경기에서 무려 41점을 퍼부으며 엄청난 데뷔전을 치렀다. 3점슛은 12개를 시도해 무려 7개를 꽂았다. 

이어진 2경기에서 해리스가 22점, 26점을 기록하자 LG의 외국 선수 교체는 완벽한 성공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해리스의 활약은 신기루처럼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터지는 날은 막기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지만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무는 경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즉, 기복이 심했다는 의미다. 

팀이 계속해서 하위권에 머무르자 LG는 또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해리스를 교체하고 라킴 샌더스를 새롭게 영입한 것이다. 유럽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샌더스의 합류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다. 

그러나 샌더스 역시 LG의 히든카드가 되지는 못했다. 데뷔전에서 8점 3리바운드를 기록한 샌더스는 중단전까지 10경기에 나서며 평균 4.4점 2.0리바운드의 기록에 그쳤다. 이처럼 샌더스가 제 몫을 하지 못하자 라렌의 부담감은 갈수록 가중됐다. 

라렌의 활약은 나무랄데가 없는 시즌이었다. 다만, 라렌과 함께 해야 할 파트너를 찾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그렇게 LG는 16승 26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9위에 머물러야 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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