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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연의 더 멘트]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루키=원석연 기자] LA 레이커스가 53승의 밀워키 벅스, 43승의 LA 클리퍼스로 이어지는 2연전을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5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폭스스포츠의 간판 토크쇼 <First Things First>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시청자를 모았다.

‘르브론 제임스가 과연 이번 경기를 통해 MVP 투표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정규시즌 MVP는 이미 밀워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개인 성적으로 보나 팀 성적으로 보나 무얼 봐도 유력한 상황. 

“만약 오늘 시즌이 끝난다면, 야니스가 MVP입니다.” 쇼호스트 닉 라이트가 말했다. “그러나 아직 25%의 잔여 시즌이 남았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벅스는 지금 4쿼터에 13점 차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르브론은 9-0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점수를 좁혀 판도를 재밌게 만들 수 있는 선수예요. 물론 그러기 위해선 다가오는 밀워키전과 클리퍼스전을 잘 치러야만 하겠죠.”

‘4쿼터 13점 차’, ‘9-0’. 르브론과 아데토쿤보의 MVP 레이스를 농구경기 4쿼터에 빗댄 멋진 비유. 그리고 2연전이 모두 끝난 나흘 뒤, 닉 라이트는 짤막한 트윗 하나를 남겼다.

“르브론의 이번 주말은 9-0이었다."

 

라이트의 말대로 르브론은 지난 48시간은 아름다웠다. 

7일 열린 밀워키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인 37점을 기록하며 통산 34,000점을 돌파, NBA 역대 득점 3위에 오르면서 팀의 113-103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진 9일 클리퍼스전에서는 28점 9어시스트로 이번에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올리며 112-103의 최종 스코어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와 파이널 MVP의 팀을 최고의 퍼포먼스와 함께 접수한 르브론을 보며 레이커스의 프랑크 보겔 감독은 “믿을 수 없는 활약이었다. 그가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가장 멋진 주말이지 않았을까”라며 활짝 웃었다.

르브론의 멋진 주말
vs MIL(3.7) : 37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 
vs LAC(3.9) : 28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라이트의 비유를 빌리자면, 이번 주말 9-0 스코어링 런을 기록한 르브론은 정말 MVP에 한 걸음 가까워졌을까?

“MVP요. 더 할 말이 없어요. MVP.” 

클리퍼스전을 마친 뒤, 앤써니 데이비스가 라커룸에서 르브론에 대해 말했다. 르브론과 올 시즌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그는 이 베테랑 후보자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 중 하나다. 

“리그 17년 차 선수가 이렇게 뛰는 것 본 적 있어요? 그의 팀은 서부 1위를 달리고 있고요. 르브론은 계속해서 전 세계를 향해 자신이 왜 최고인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만약 그를 MVP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의 지난 2경기를 보여주세요. 그럼 이해할 것 같네요.”

올 시즌 내내 꾸준히 르브론의 MVP 자격을 강조했던 ESPN의 커크 골즈베리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르브론과 아데토쿤보는 모두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죠. 그러나 밀워키는 아데토쿤보가 벤치에 있을 때도 좋은 팀인 반면, 레이커스는 그렇지 않아요. 레이커스는 르브론이 벤치에 있으면 마치 로터리 지명권을 가진 약팀처럼 보이거든요.”

르브론 & 아데토쿤보 On/Off 네트 레이팅(NetRtg)
르브론 On LAL : +10.4 / Off LAL : -0.9 
야니스 On MIL : +16.1 / Off MIL : +4.8 

CBS스포츠의 샘 퀸 기자는 아데토쿤보가 여전히 르브론보다 MVP 레이스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데토쿤보의 건강은 레이스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르브론이 이 레이스를 뒤집기 위해서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건강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죠. 르브론은 올 시즌 단 3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았어요. 야니스는 이미 7경기를 결장했고, 그는 지금 무릎 부상을 안고 있습니다. 만약 야니스의 부상 결장이 길어진다면, 르브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능력이라 주장할 수 있겠죠.”

만약 퀸 기자의 말대로 아데토쿤보의 결장이 길어지고, 그 사이 르브론의 레이커스가 아데토쿤보의 밀워키가 자리한 리그 전체 1위 자리를 빼앗는다면? 그건 아마 13점 차 열세를 마침내 뒤집는 르브론의 역전 버저비터 슛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데이비스의 존경심도, 골즈베리 기자의 열렬한 지지도, 샘 퀸 기자의 회의적인 시각도 정작 당사자에게는 크게 와 닿는 얘기들이 아닌 듯하다. 

“그건 내게 전혀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 6일, 밀워키와 경기 전날 밤 르브론이 ESPN에 말했다. “정규시즌 MVP는 정말 내게 아무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요. 지금껏 단 한 번도 ‘올 시즌, MVP가 될 거야’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제 목표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겁니다. 바로 이게 저를 몇 번의 MVP로 만들었고요.”

15년에 걸친 동부 평정을 마치고, '르브론도 서부에서는 힘들 걸'이라던 치열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전장에 서서, 그가 없을 때 -0.9의 마진인 팀을 1위로 이끌고 있는 한국 나이 37살의 노장이라니.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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