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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감독과 코치가 함께 이끄는 대표팀을 볼 수 있을까

[루키=박진호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농구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을 뽑는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협회’)의 지도자 공모가 지난 6일 마감됐다. 협회는 이번 공모에서 이전과 다르게 감독과 코치가 2인 1조로 지원을 하도록 했고, 총 4개조가 지원 했다. 

이중 3개조가 모두 여성 지도자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감독과 코치 모두, 여성 지도자가 이ㄲ는 대표팀이 탄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2020 성인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지도자 공개모집 결과
김태일 감독-양희연 코치 / 전주원 감독-이미선 코치 / 정선민 감독-권은정 코치 / 하숙례 감독-장선형 코치 (이상 지원 순)

양희연 전 숙명여중 코치와 조를 이루어 감독으로 지원한 김태일 전 중국 랴오닝성 감독을 제외하면 지원자 전원이 여성이다.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다. 국가대표는 물론 WKBL에도 여성 지도자들이 이토록 높은 비중을 차지한 사례는 없었다. 이전보다 여성 지도자들의 역량이 더 인정을 받게 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유영주 BNK 썸 감독은 “우선 뿌듯하고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영주 감독은 지난 해 4월, BNK의 초대 감독에 올랐고, 현재 WKBL의 유일한 현역 여성 감독이다. 최윤아 코치와 양지희 코치를 선임하며, WKBL 최초로 여성으로만 구성된 코칭스태프를 이끌고 있다.

유영주 감독은 “김태일 감독님도 많은 경력을 두루 갖춘 훌륭한 지도자이시다. 아직 감독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럽지만, 여자 감독과 코치로 이루어진 조가 이렇게 많이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현역 시절, 국제대회에 나가 여성 지도자들이 팀을 이끄는 나라들을 보며 선수들끼리 ‘우리도 언젠가는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라며 부러워한 적도 많았다. 우리 농구에서도 여성 지도자들이 조금씩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이번에 지도자로 지원한 총 8명의 감독, 코치 후보자 중에는 현역 WKBL 코치가 3명(하숙례, 전주원, 이미선) 포함되어 있다. 현역 WKBL 감독들 중 한 명이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공모에 지원한 감독은 없었다.

유 감독은 “프로팀을 맡고 있는 감독이 지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게다가 지금은 리그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이라 선뜻 나설 수 있는 여건도 아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역 코치들의 지원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하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영주 감독은 “우리 팀의 최윤아 코치나 양지희 코치는 물론, KB의 정미란 코치도 프로에서 경험을 더 쌓아 대표팀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본인은 물론 팀과 한국 여자농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주 감독은 현역 시절, 이번 공모에 감독으로 지원한 하숙례 신한은행 코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 전 신한은행 코치와 선수생활을 함께한 경험이 있다. 가장 연장자인 하숙례 코치부터 막내인 정선민 전 코치까지 나이가 5년 터울로 어린 시절부터 함께 성장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이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 감독은 “전주원 코치의 선수 시절은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나? 한국 여자농구 역대 최고 가드를 뽑으라고 하면 언급되는 이름이 ‘전주원’이다. 최고의 선수였고 독보적인 존재였다. 지도자로서도 충분히 그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위성우 감독을 보좌하면서 수없이 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감독 경험이 없다는 부분을 약점이라고 하지만, 전주원 코치는 이미 수석코치 이상, 반 감독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보여줬다고 본다”고 전주원 코치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정선민 코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유영주 감독은 “1999년 출범한 WKBL 역사에 가장 빛나는 존재가 ‘정선민’이다. 현역 때 같은 팀에서도 뛰어봤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오랫동안 존재감을 보여줬다. 전주원 코치와 더불어 WKBL 레전드 아닌가? WKBL에서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치며 코치 생황을 오래 했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두 후배들만큼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하숙례 코치님도 현역시절에 좋은 선수였다. 특히 수비가 뛰어났다. 매치업이 될 때마다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선수생활을 길게 하시지는 않았는데,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아 학위도 받고 교수 임용도 됐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한 경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영주 감독은 이 같은 여성 지도자들의 대표팀 지원에 대해 기쁜 마음을 나타내면서도 한편으로 책임감을 강조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유 감독은 “프로팀에 여자 감독은 나 하나다. 코칭스태프가 모두 여성인 팀도 우리 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여자 농구 지도자를 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많은 후배들이 지도자로서 더 인정받고 다양한 방면으로 나설 수 있는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두 코치들과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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