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News WKBL
“숟가락 얹기는 싫어요” 두 번째 레벨업 준비하는 박지현

[루키=원석연 기자] “숟가락을 얹기는 싫다. 이제는 배우러 가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정말 잘해서 꼭 필요한 선수 중 하나로 가고 싶다.”

기복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냐만 아산 우리은행 위비 박지현은 아마 올 시즌 WKBL에서 가장 많은 롤러코스터를 탄 선수일 것이다. 지난 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돌파면 돌파, 슛이면 슛, 패스면 패스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으나, 그것도 잠시. 프로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2019-20시즌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11월 있었던 3주간의 1차 국가대표 휴식기를 기점으로 박지현은 우리가 알던 신인왕으로 돌아왔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신인 시절보다 빼어난 기록을 남기며 팀의 상승세를 이끈 것이다.

* 박지현 커리어 35경기
15경기 8.0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 야투율 44% 3점슛 51% (데뷔 시즌)
05경기 4.0점 4.6리바운드 2.8어시스트 야투율 25% 3점슛 7% (19-20 개막~1차 휴식기 전)
15경기 8.8점 5.1리바운드 3.7어시스트 야투율 38% 3점슛 23% (1차 휴식기 후~지금)

그리고 다시 맞이한 두 번째 3주간의 2차 국가대표 휴식기. 12일 장위동 우리은행 훈련장에서 만난 박지현은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지난 11월 3주간 휴식기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박지현은 두 번째 휴식기 과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을까? 다음은 박지현과 일문일답.

 

Q. 지난 1차 휴식기 후 반등이 있었다. 이번 2차 휴식기는 어땠나?
A. 시즌 초반에 한창 못하다가 1차 휴식기 때 감독님, 코치님과 열심히 하고 나왔더니 성적도 좋아지고, 주위에서도 좋은 소리를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감독님 말을 듣고 열심히 운동하면 보상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이번에는 자연스레 동기부여가 되더라. 저번 휴식기 땐 결과를 모르고 그냥 운동만 했다면, 이번 휴식기에는 내가 더 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1차 휴식기 땐 매일 같이 울었는데, 이번 휴식기 땐 한 번도 안 울었다(웃음). 

Q. 지난 여름에 태극마크를 달았다가 이후 두 차례 소집에서 모두 낙마했다. 한번 대표팀에 뽑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A매치 기간을 ‘휴식기’로 보내는 것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듯한데.
A.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다 국가대표에 뽑히고 싶은 게 당연하다. 앞으로 리그에서 기복 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다만,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지난번 대표팀에 뽑혔을 땐 ‘부족하지만 배우러 가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올림픽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 티켓은 언니들이 값진 노력 끝에 딴 티켓이고. 숟가락을 얹기는 싫다. 이제는 배우러 가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정말 잘해서, 인정받아서 꼭 필요한 선수 중 하나로 가고 싶다. 

Q. 작년 이맘때쯤 이곳 장위동 숙소에 짐을 챙기고 들어왔다. 어느새 1년이 지나 이제는 후배들도 생겼다. 어떤 느낌인가?
A. 그동안 계속 농구만 했기 때문에 시간 감각이 좀 무딘 편이었다. 그냥 가면 가고, 한 살 더 먹으면 먹고, 당연히 지나가는 시간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나도 몰랐는데 데뷔 1주년이라면서 팬들이 축하를 해주시더라. 문득 ‘프로에서 1년은 예전과 같은 1년이 아니구나’라는 책임감이 들었다. 

후배들도 들어왔다. 그런데 후배 세 명 중 동생은 (신)민지 한 명밖에 없다(웃음). 나도 아직 1년밖에 안 됐지만, 저때 뭐가 힘들고 뭐가 서러운지 생생히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많이 도와주려 하고 있다. 반대로 내가 배우는 것도 많다. 특히 민지는 정통 가드다 보니 기술적인 면에서도 내가 배울 점이 많다. 얘기를 많이 하면서 서로 배워가고 있다. 아무래도 후배들이 있다 보니 똑같은 훈련을 할 때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내가 언니들을 보고 배웠던 것처럼, 후배들도 나를 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Q. 지난 신인드래프트에서 박지현이 4.8% 기적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허예은이 4.8%의 주인공이 됐다. 어떻게 봤나?
A. (허)예은이와는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U19대회에서 같이 뛰며 친해졌다. 그래서 드래프트 전날에 따로 전화를 했다. 받자마자 목소리를 들으니 벌써 떨면서 울려고 하더라(웃음). 내가 딱히 해줄 말은 없어서 그냥 ‘좋은 팀에 갈 거니까 떨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만 했다. 그런데 다음날 KB에 4.8% 확률로 지명됐다길래 정말 놀랐다. 모자 쓰고 인터뷰하는 모습 보니까 나도 정말 기뻤다.

그리고나서 얼마 전에 대표팀이랑 진천에서 연습 경기를 했는데, 그때 우리가 KB와 연합팀으로 같이 대표팀을 상대했다. 그 경기에서 예은이와 같이 뛰었는데, 정말 재밌더라. 그날 끝나고 예은이한테 먼저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언니랑 뛰어서 좋았다’고 했다. 예은이와는 얘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고등학교 때 보다가 이렇게 프로에서 만나니 신기하다.

Q. 지난 1차 휴식기 땐 기량이 크게 발전해서 돌아왔다. 이번에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A.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결과는 말보단 코트 위에서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저작권자 © ROOKI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석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