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WKBL은 40분씩 뛴다.

여자농구 대표팀이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국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대표팀 이문규 감독은 대회 내내 지적된 운영 문제와 더불어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혹사 논란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문규 감독은 영국과 경기에서 6인 로테이션을 썼다.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 등 주전 3명은 교체 없이 40분을 뛰었고 박지수가 37분 19초, 배혜윤이 36분 42초를 뛰었다. 김한별은 5분 59초만 뛰고 벤치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불거진 혹사 논란에 대해 이 감독은 "혹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면서 “선수들은 WKBL에서도 40분씩 뛴다”고 항변했다.

사실이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실제 WKBL에서도 시즌 내내 40분을 뛴 선수가 있었다. 다음은 WKBL 원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선수 단일 시즌 최고 평균 출전 시간 5위까지의 순위다. 

 

1998년 출범한 WKBL에서 역대 단일 시즌에서 평균 40분 이상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5명이다. 그중 3명이 이문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신세계에서 나왔다. 정선민(40분 22초), 홍정애(40분 16초), 이언주(40분)이 그 주인공인데 심지어 정선민과 홍정애는 연장전에서 풀타임을 뛰는 바람에 평균 출전 시간이 40분을 뛰어넘었다. 

이뿐만 아니다. 단일 시즌으로 통합된 2007-2008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단일 시즌 평균 출전 시간 1위 기록은 2012-13시즌 KDB생명 한채진의 39분 8초다. 한채진은 당시 정규리그 35경기를 뛰었는데, 35경기 중 절반이 넘는 18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이때 이문규 감독은 KDB생명의 코치였다. (당시 KDB생명은 성적 부진과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이옥자 감독과 이문규 코치의 역할을 시즌 막판 바꾸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WKBL에도 40분씩 뛴다”는 이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혹사 논란을 이해할 수 없는 이 감독의 심정도 기록을 보니 이해가 된다.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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