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주, 이성민 기자] 이상범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원주 DB 프로미는 9일(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92-82로 승리했다. DB는 이날 승리로 26승째를 챙겼다. 단독 1위 자리를 지켜냈다(26승 15패).

경기 후 DB 이상범 감독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해서는 팀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작심한 듯 운을 뗀 이상범 감독은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는 선수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 3년간 팀을 지도하면서 한발 더 뛰는 것이 우리의 모토였다. 하지만 오늘 3쿼터 경기력만 보면 팀을 잘못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마인드도 갖추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하고 있다. 언제부터 농구를 그렇게 잘한 선수들이었는지 모르겠다. 화려한 것만 쫓아가려고 한다. 이렇게 플레이오프 가면 누가 잘된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라고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선수는 코트에서 끝까지 최선을 잘해야 한다. 기술이 모자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투지와 정신 상태는 다르다. 이런 식으로 경기하면 잘못된 것이다. 국내 선수들이 안일하게 플레이를 하니 용병들도 그대로 보고 따라한다”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상범 감독은 3쿼터 경기력에 특히 실망한 모습이었다. DB는 3쿼터에 두 자릿수 격차를 지키지 못하고 오리온에 추격을 허용했다. 선수단 전체의 각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이상범 감독이다. 

“3쿼터에 수비는 안하고 공격만 했다. 두경민, 김민구는 수비를 하지 않고 공격만 했다. 나머지가 열심히 하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똑같이 플레이 했다. 상대가 쫓아오니 그때서야 허겁지겁 농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건 3류 농구다. 화려한 것만 하려면 안된다. 어느 한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가 이러는 것이 문제다. 진짜 강팀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똑같은 정신력으로 임한다. 이렇게 만들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스스로 실망했다. 팀을 다시 바꾸겠다”

그린의 수비적인 아쉬움도 컸다. 2쿼터에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3점슛을 내주었다. 이상범 감독은 이에 대해 “외국인 선수다보니 수비에서의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바꿔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스스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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