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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대상자 없음'을 막을 WKBL 최후의 보루

[루키=박진호 기자] "왜 눈물이 나죠?“

해맑게 신인상 수상 소감을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려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19세 소녀 박지현(우리은행)의 풋풋함. 그러나 이번 시즌 시상식에서는 이런 모습을 못 볼수도 있다. 신인상 후보가 없는 시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WKBL에서 신인상 대상이 되는 선수는 프로 입단 후 2년차까지다. 규정을 이렇게 바꾼 2011-12시즌 이후, 신인상은 대부분 2년차 선수들의 몫이었다. 2016-17시즌 박지수(KB)와 지난 시즌 박지현만 입단 시즌에 신인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1년의 경험이 더 앞섰던 선수들이 신인상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2년차 선수들의 우위를 볼 수 없다. 2년차 선수들 전원이 신인상 후보의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WKBL은 선수가 등록 후 총 경기의 2/3이상 출전해야 신인상 후보 자격을 인정한다. 종전에는 15경기 출전이었지만, 이번 시즌에 규정을 바꿨다. 곧, 2년차 선수들은 올 시즌 20경기에 나서야 후보가 될 수 있다.

팀당 12~1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이번 시즌, 이 조건에 부합되는 선수는 지난 시즌 신인상 수상자인 박지현이 유일하다. 다른 선수들은 남은 경기를 모두 소화한다고 해도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다. 곧 2년차 선수들 중에는 신인상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이제 관건은 지난 9일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뽑힌 선수들이다. 이제 갓 팀에 합류한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신인상 자격 조건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이들 뿐이다.

그리고 이중 가장 유력한 것은 1-2순위로 지명된 허예은(KB)과 김애나(신한은행)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몇년간 팀에서 적응과 성장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이들은 바로 1군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우선 상주여고 출신인 허예은은 일찍부터 이번 선발회의 최대어로 손꼽힌 선수다. 165cm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가드로서의 능력은 최근 몇 년 사이 비교할 선수가 없다는 평가다.

WKBL이 처음으로 시도했던 트라이아웃에서도 허예은의 존재감은 빛났다. 트라이아웃을 마친 후, 6개 구단 지도자들은 모두 허예은을 지목했다. 허예은에 대해 “군계일학”이라고 평가한 지도자도 있었다.

트라이아웃에서 감독을 맡았던 정진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좋은 선수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경기를 보면서 많이 놀랐다.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은 장면도 있었다.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선수인 것같다. 운영 능력과 패스 능력 모두 뛰어나고, 자기 득점도 가져갈 줄 안다. 타고난 재능이다. 1번 능력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간 이런 신인은 없었다”고 극찬했다.

보완할 점도 분명 있지만, 가드가 필요한 팀에 갈 경우 당장 경기에 투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허예은은 KB의 품에 안겼다. 일찍부터 허예은을 낙점하고 신한은행에게 김수연을 내주면서 1라운드 지명권 스왑권리를 받아왔던 안덕수 KB 감독은 “정말 허예은과 함께 농구를 하고 싶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KB가 4.8%의 확률을 뚫고 1순위가 되며 사실상 김수연은 무상으로 내준 상황이 됐지만 안 감독은 “신한은행 구슬이 1순위로 나왔어도 스왑딜로 우리가 허예은을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단상에 올라 허예은에게 우리 팀 유니폼을 입혀줄 수가 없지 않나? 우리 구슬이 바로 나와서 정말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상황이 되면 적극적으로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이번 시즌부터 허예은을 경기에 투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치열한 1위 싸움을 치르고 있는 KB가 허예은에게 많은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예은이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는 있지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은 물론, 웨이트의 약점도 함께 극복해야하기 때문이다.

신인 선수들은 팀에서 등록만 한다면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시즌이 재개되는 오는 15일부터 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KB의 남은 경기는 12경기. 허예은이 이번 시즌 신인상 후보에 오르려면 8경기 이상을 출전해야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허예은은 다음 시즌에도 신인상 0순위다. 선수 개인으로 볼 때는 굳이 이번 시즌 신인상을 욕심낼 이유도 없기에, 급할 것도 없다.

반면 2순위로 선발된 김애나의 경우는 오히려 허예은보다 이번 시즌 출전 가능성이 높다. 김애나가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이 탐냈던 자리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바로 해소해줄 수 있기 때문.

정상일 감독은 “수비가 강하게 압박을 하면,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것 자체를 버거워한다”며, 이번 시즌 1번 포지션에 대한 고충을 말해왔다. 적어도 김애나는 이런 부분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다. 

KB가 허예은에게 1번으로서의 종합적인 능력을 기대하는 반면, 신한은행이 지금 당장 김애나에게 바라는 것은 아주 단순한 부분이다. 상대 압박을 뚫고 넘어가서, 앞선을 흔들어 줄 수 있는 움직임이면 충분하다.

김애나는 1995년 2월 생으로, 올해 고졸 선수들보다 6살이 많지만 미국에서 대학농구를 경험했고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1번 포지션에서 상대의 몸싸움에 밀리지 않고, 힘을 바탕으로 볼을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대학 졸업 직후, WKBL의 몇 개 구단을 방문해 합동 훈련 등을 하며 자신을 소개할 때부터 김애나의 이런 장점은 많은 지도자들이 인정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1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김애나가 신인상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허예은보다 1경기 더 많은 9경기 이상을 뛰어야 한다.

정상일 감독은 “솔직히 우리는 김애나가 팀에 적응을 완벽히 못했어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큰 문제만 없다면 바로 출전할 수도 있다. 9경기? 남은 경기에 다 뛸 수도 있다”며 잔여 경기 출전에 높은 가능성을 부여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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