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성민 기자] SK와 KGC로 단단하게 형성되었던 선두권이 흔들리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KCC와 DB가 기회를 잡았다.

창원에서 LG와 DB가 만난다. 나란히 연승 가도에 오른 두 팀이 연승 유지라는 키워드를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같은 시간 전주에서는 KCC와 KGC가 맞붙는다. 최근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는 2위(KGC), 3위(KCC)가 승리를 통해 분위기 반등을 꿈꾼다. 

오후 5시에는 울산에서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이, 서울에서 SK와 KT가 충돌한다. 순위 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팀들의 대결인 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창원 LG vs 원주 DB
15시, 창원
▶ 관전 POINT : LG의 지옥의 백투백 일정, 두경민 복귀한 DB는 체력적 여유.

나란히 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와 DB가 만났다. 

LG는 최근 2경기를 내리 잡으면서 연승 가도에 올랐다. 서민수의 복귀가 팀에 안정감과 여유를 안겼다. 라렌의 수비 및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저력이 생긴 LG다. 여기에 교체가 확정된 해리스가 파괴적인 공격력으로 마지막 힘을 보태고 있다. 

2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백투백 경기라는 것이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LG다. 안양에서 KGC와 연장 혈투를 벌인 뒤 곧바로 창원으로 이동했기에 체력적 부담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LG 입장에서는 전날 많은 시간을 뛴 주축 선수들을 대신할 식스맨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식스맨들이 깜짝 활약으로 주축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벌어준다면 DB를 상대로도 반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DB는 그토록 기다렸던 두경민의 복귀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두경민은 복귀전(10일, 전자랜드전)에서 MVP 출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25분 23초 동안 15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공격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전자랜드 앞선을 압박했다. 두경민의 활약 덕분에 DB는 올 시즌 처음으로 전자랜드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3연승을 달리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두경민이 돌아오면서 DB는 다양한 수비 전술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유연한 선수 기용으로 체력적 부담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 윤호영과 김종규, 오누아쿠로 이어지는 트리플 포스트의 위력도 배가 됐다. 

관건은 부상이다. DB는 부상이 많은 팀이다. 연패와 연승을 오갔던 결정적 이유가 부상이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력이 크게 흔들렸다. 순위 싸움이 격해지고 있는 4라운드이기에 한번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다. 선두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DB는 차근차근 그리고 안전하게 매 경기에 임해야 한다. LG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체력적 우위도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전주 KCC vs 안양 KGC인삼공사
15시, 전주
▶ 관전 POINT : 심해진 경기력 기복, 악순환의 고리 끊고 다시 올라갈 팀은?

KCC와 KGC 모두 최근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KCC는 6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며 주춤했고, 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KGC 역시 하위권 팀들에게 승리를 헌납하며 흔들리고 있다. 어렵게 차지한 단독 선두 자리를 SK에 다시 내주게 됐다. 

KCC는 직전 경기인 SK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공수 양면에 걸쳐 압도당한 것. 26점 차 완패였다. 승리했다면 선두 싸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패배하면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됐다.

완패의 쓰라린 아픔을 새기게 됐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이대성이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위안거리다. 이대성은 KCC 공격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 핵심 선수다. 이정현과 송교창, 라건아에 이어 이대성까지 확실하게 제 자리를 잡는다면 KCC 경기력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KCC는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전날 연장 혈투를 벌이고 전주로 내려온 KGC 선수들을 초반부터 몰아붙일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2승 1패이기에 자신감은 충만할 것이다. 경기 초반 빠르게 흐름을 잡는다면 예상외로 수월하게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이다.

이재도와 전성현의 복귀로 연승의 기대를 품었던 KGC는 LG에 연장 접전 끝 패하면서 2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두 핵심 선수는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수월한 적응을 위해 기존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전날 경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곧바로 전주로 이동한 KGC는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 KCC와 경기를 치르게 됐다. 특히 체력적 부담은 KGC에 뼈아픈 부분이다. 올 시즌 KGC가 자랑하는 변화무쌍한 수비 전술을 펼치는 데 있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칫하면 선두권 싸움에서 더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KGC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 올 시즌 한 단계 성장한 박지훈과 문성곤이 에너제틱한 플레이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브라운과 맥컬러도 기복 없는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 박형철과 기승호 등 베테랑들의 지원 사격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경기다. 

울산 현대모비스 vs 고양 오리온
17시, 울산
▶ 관전 POINT : 나란히 백투백. 하지만 상반된 직전 경기 결과를 받아든 두 팀.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좀처럼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오리온이 다시 만났다. 

현대모비스는 대형 트레이드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성장하는 김국찬을 바라보며 만족의 미소를 짓고 있다. 새롭게 조합을 맞춘 외국인 선수들(리온 윌리엄스, 에메카 오카포)도 베테랑답게 팀에 필요한 활약을 해주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어느새 공동 6위까지 올라섰다. 양동근과 서명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지만, 특유의 조직력으로 공백을 메우고 있는 현대모비스다. 

반면 오리온은 여전히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터의 합류와 허일영의 복귀 이후 KGC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어진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다시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핵심 선수 최진수가 부상으로 2주 결장이 확정됐다. 허일영 역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전날 경기(KT전)에서 휴식을 취했다.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은 올 시즌 맞대결에서 각각 2승, 1승씩을 나눠 가졌다. 수치상으론 특정 팀의 확실한 우위를 논하기 힘들다. 하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우위다. 대형 트레이드 이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18점 차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기력과 정신력이라면 현대모비스의 승리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탈꼴찌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서울 SK vs 부산 KT
17시, 잠실학생
▶ 관전 POINT : 3연패의 아픔을 승리로 씻어낸 두 팀. 다시 분위기를 탈 팀은?

나란히 3연패를 경험했다. 그리고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기사회생했다. 연승의 길목에서 만나 치열한 혈전을 예고했다. SK와 KT의 이야기다.

오리온, LG, 현대모비스에 연이어 패하면서 시즌 첫 3연패의 늪에 빠졌던 SK는 KCC를 완파하며 추락에 제동을 걸었다. 순위 하락이 당연한 수순이었던 SK지만, 다행히도 KGC가 예상 밖 패배를 기록하면서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연승을 달렸던 KT 역시 허훈의 부상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패를 반복하며 6위까지 떨어진 것.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허훈이 복귀하면서 상승 원동력을 얻었다. 허훈은 전날 경기(오리온전)에서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KT는 허훈의 합류로 다시금 순위 상승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양 팀의 올 시즌 맞대결 전적은 2승 1패로 KT의 우위다. KT는 SK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패배했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파괴적인 공격력으로 내리 승리했다.

KT는 지난 2, 3라운드 맞대결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자신들의 템포로 경기를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백투백 일정으로 인한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연승을 위해선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전날 경기에서 많이 뛰지 않은 식스맨들이 활력소 역할을 해줘야 한다. 주축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벌어주고, 에너지 레벨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준다면 맞대결 3연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SK는 KT만 만나면 중요한 순간 집중력 저하를 보였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안일한 집중력으로 내준 것. SK의 선수 구성은 KBL 최상위권 수준이다. 집중력만 잃지 않는다면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이길 수 있는 팀이 바로 SK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상대 전적을 동률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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