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잠실, 이동환 기자] 최준용이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4라운드 경기.

3쿼터 중반 코트 한쪽 코너에서 두 선수 사이에 강한 충돌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SK 최준용과 LG 강병현이었다.

전말은 이랬다. 리바운드 경합을 펼치던 중 볼을 잡은 최준용이 플로어에 넘어진 강병현을 쳐다보며 공을 던지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크게 격분한 강병현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과 팔로 최준용을 밀쳐 넘어뜨렸다.

충돌이 일어난 후에도 강병현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최준용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느린 화면을 통해 이 장면을 다시 확인한 심판진은 먼저 강병현을 자극한 최준용에게 테크니컬 파울 경고, 최준용을 밀친 강병현에게 U-파울을 줬다. 충돌 이후 달려와 강병현을 밀친 김민수에게도 U-파울을 줬다.

경기 후 SK 문경은 감독은 “준용이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상대가 오해한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최준용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LG 현주엽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심판진이 테크니컬 경고를 준 것을 보니 준용이가 병현이에게 자극적인 행동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됐다. 포털 영상 조회수는 이미 24만회에 육박하고 있다. 댓글도 1,000개 가까이 달렸다. 충돌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최준용은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최준용은 경기 중 화려한 세리모니로 KBL 인기에 도움을 주고 있는 선수다. 최준용의 쇼맨십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있을 정도. 관심 부족과 흥행 문제로 고민하는 농구계에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최준용의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지킬 것’은 지켜져야 한다. 심판진과 팬들이 판단한대로 최준용이 상대 선수에게 볼을 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면, 이는 용납되기 힘든 매너 부족의 문제다. 만약 악의적인 의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그런 동작을 했다면, 이 역시 그 자체로 문제다.

강병현이 선배이고 최준용이 후배라는 한국 농구 문화의 특수성 때문에 벌어진 충돌이 결코 아니다. 선수들 간에 수직적인 문화가 KBL에 비해 거의 없는 NBA에서조차도 최준용 같은 액션을 취하면 난투극이 벌어질 수 있다. 팬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넘나들어도 괜찮은 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은 분명 따로 존재한다.

이날 U-파울을 받은 강병현과 김민수는 물론 조롱 논란에 휩싸인 최준용도 추후 재정위원회를 통해 징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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