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미래의 KBL 혹은 NBA 리거를 꿈꾸는 한국인 유망주가 있다. 아직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한, 거기에 젊은 유망주라 더욱 기대가 된다. 

주인공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IMG 아카데미 10학년에 재학 중인 조준희(14세, 186cm, G)다. 

조준희가 농구를 시작하게 된 건 2015년부터. 그해 4월 부모님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을 오게 된 그는 긴 방학기간 동안 현지 친구와 가까워지고 생활에도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농구 클럽 가입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즐기는 수준이었지만 점점 농구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이런 찰나에 현지 코치로부터 정식으로 엘리트 농구를 하는 것을 제안 받았다. 

마침 밴쿠버로 이민을 간 프로농구 선수 출신 신제록의 레슨을 통해 기초를 다졌고, 월넛그로브 세컨더리 스쿨(한국의 중고등학교)에 입학해 트라이아웃을 거쳐 농구선수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현재 월넛그로브 세컨더리 스쿨에서 농구 코치를 맡고 있는 신제록은 “지난해 8,9학년 코치를 맡았는데 그때 준희가 9학년팀 에이스였다. 좋은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 돋보여 팀의 1옵션으로 경기당 25점 이상씩 책임져줬다. 슛과 돌파가 가능하고 돌파 후 어시스트 또는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로 쉬운 득점을 만들어 내는 능력도 지녔다. 높은 에너지로 팀을 이끌고 승부처에서 공격을 맡길 만큼 집중력도 갖고 있다. 또 뭔가를 가르치면 바로 경기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도전적인 마인드를 갖춘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밴쿠버에서 나름 승승장구하며 농구선수로서의 시작을 한 조준희는 시선을 미국으로 돌리게 된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이 캐나다보다는 더 큰 무대였고 그가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있으면서 미국으로 가서 경기를 하곤 했는데 그때 미국에서 농구를 하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IMG 아카데미를 알게 됐고 부모님과 상의 끝에 미국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입학을 위해 최근까지 제가 했던 경기 자료나 수상 경력을 알리는 프로필을 제작해 IMG 아카데미에 제출했죠. 또 캐나다 학교에서의 성적표와 추천서, 그리고 에세이 등을 통해서 서류 심사를 끝냈고 영어 인터뷰까지 차질 없이 진행돼 비자와 입학 허가를 받고 올해 8월부터 다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농구 부문에 입학하게 돼 그 기쁨이 두 배였습니다.”  

IMG 아카데미는 자타공인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현지에서 ‘운동선수들의 디즈니랜드’라고 불릴 만큼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보딩 스쿨(Boarding School, 기숙사가 있는 학교)로 학생들은 물론 유명한 프로선수들도 시즌을 앞두고 몸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교육과 체육의 접목이라는 명제 하에 운영되는 곳으로 이곳의 학생들은 오전에는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각자의 종목에서 땀을 흘린다. 

매년 NCAA, NBA, MLB 등에 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데 IMG 아카데미에서 바로 프로로 직행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데다 일정 수준 성적을 받지 못하면 운동을 할 수 없는 시스템. 한 마디로 공부가 우선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만큼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참고로 이곳에 한국 학생은 12명 정도가 있으며 종목은 골프와 야구, 테니스 등이 있지만 농구는 조준희가 유일하다. 

농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아무래도 점프력이나 신장이 좋은 흑인이 더 유리하고 또 같은 운동을 해도 근육량도 많이 다르지만 아직까지 경기하는 데 큰 지장이 있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꾸준히 체력을 키우면서 운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카데미 내 주니어 내셔널팀에도 선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일종의 선발팀 같은 개념인데 학교 안에 있는 총 13개의 농구팀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의 트라이아웃을 통해서 팀이 결정됐다고. 무엇보다 아시아계 선수 중에 유일하게 그만이 선발된 것이라 기쁨이 두 배였던 동시에 더욱 잘 해야겠다라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렇듯 IMG 아카데미에서 공부와 농구를 병행하며 숨가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의 최종적인 꿈은 프로농구 선수다. 현재 데이비슨 대에서 활약중인 이현중과 마찬가지로 NCAA에 진학하고 싶은 꿈도 있고 KBL과 같은 프로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우연하게 시작한 농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농구가 제 운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농구를 하고 싶고 그 이후 직업으로도 농구선수를 하고 싶어요. 물론 농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많은 경쟁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미국에서 운동과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저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어느 나라에서 선수로서 뛰던지 그 점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KBL에서도 뛰어보고 싶습니다. 또한 열심히 해서 기회만 된다면 청소년 대표팀에도 참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농구선수가 되기 위해 좀 더 체계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BQ까지 겸비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 = 조준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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