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박상혁 기자] "이제는 국가대표로서 뭔가 책임감을 갖게 된 것 같다."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18일 오후 KE 130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프리-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조별 예선을 2승 1패로 마친 뒤 득실 차에서 뉴질랜드를 누르고 A조 2위를 차지, 1위 중국과 함께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한국이 이런 성적을 거두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대표팀의 기둥 박지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 15.0점(5위) 9.3리바운드(2위) 1.3블록(4위)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득점도 득점이지만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는 역할을 했다. 중국 전에서 1점차 신승을 거뒀던 것도, 뉴질랜드 전에서 아쉽지만 4점차라는 적은 점수차로 진 것도 모두 그의 공로 때문이다. 

대표팀 해단식 이후 만난 그는 "첫 경기인 중국 전을 이겨서 선수단 분위기가 좋고 사기가 올라왔는데 막상 뉴질랜드전에 져서 너무 아쉽게 마무리한 거 같아 속상하다"고 말한 뒤, "어쨌든 골득실이라도 조 2위로 최종 예선에 올라갔으니 2월에 어디와 붙든 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라고 했다.

마지막 경기인 뉴질랜드 전에서 그는 힘든 가운데 투혼을 발휘하다 결국 코트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해 중계를 보던 농구팬들이 모두 걱정의 목소리를 낼 정도였다. 

그는 "사실 제가 골득실차라는 걸 모르고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최종 예선에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점수차가 벌어지길래 다시 코트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치님이나 주위에서 다 만류했지만 내가 고집을 부리자 트레이너 쌤이 '가볍게 러닝을 뛰어보고 결정하자'고 했지만 내가 무조건 뛰겠다고 해서 감독님께 말하고 코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기 중 코트에 쓰러져 김한별에게 업혀서 벤치로 물러난 상황에 대해서는 "그때는 너무 아파서 걷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못 걷겠다고 했더니 (김)한별 언니가 업어주겠다고 했다. 한별 언니도 부상이었는데, 사실 대표팀에서 나를 들만한 사람이 한별 언니 밖에 없어서(웃음) 업혀서 들어갔다. 한별 언니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첫 경기인 중국전을 이겼을 때에 관해 설명할 때는 "정말 속시원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에 만났던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이기고 싶었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 예전에는 너무 지기만 했는데 그때의 아쉬움을 설욕한 것 같아 좋다"라고 했다.  

이전과 달리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으며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뭔가 책임감이 생겼다. 예전에는 언니들이 있으니까 또 나는 막내니까 '언니들이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한다. 예전과 비교해 마음의 부담감이 생기긴 했지만 주축이라는 책임감이 생겨서 좋다. (혹시 혼자서 모든 걸 해야한다는 외로움 같은 건 없는지) 내가 지금 언니들 같은 위치라면 외로웠겠지만 아직은 막내여서 그런 게 없다. 오히려 언니들의 든든함이 있어서 좋았다. 내가 은퇴할 때까지 언니들이 은퇴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왔는데 소속팀에 가서 좋은 성적 못 거두면 안 좋고 속상할 것 같기 때문에 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특히 소집 전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은행에게 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일단은 며칠 쉬고 팀에서 좋은 경기 하고 싶다"라며 리그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 =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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